프로이트 이후 무의식에 휘둘리는 제반 증상들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새로운 정신분석 이론과 방법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그 어느 학파도 프로이트만큼 무의식에 대한 솔직한 직면과 자기성찰의 가치를 집요하게 강조하진 않았다. 또한 프로이트만큼 자기 견해의 진실성을 고수하기 위해 오랜 기간 현실적 불이익을 감수한 정신분석학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견디어 내는 힘의 이면에는 '진지한 솔직함'이라는 유별난 정신적 특성이 있었다. -18쪽
정신분석은 과거에 감당할 수 없어 억압했던 상처들을 분석 과정을 통해 성숙해진 '현재의 자아'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통합함으로써 증상과 질환을 제거하는 일종의 마술이다.-70쪽
프로이트는 '억압'이 정신분석의 토대가 되는 개념임을 강조한다. 그 이유는 억압 작용으로 정신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분열되고 그 분열이 계속 유지되며, 꿈과 실수와 증상과 더불어 인간 사회의 문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96쪽
프로이트는 내담자들을 정신분석 하는 과정에서 신경증의 근본 소인이 대부분 유년기에 억압되어 잊혀진 어떤 상처나 갈등에 있음을 발견한다. 주고 대여섯 살 때 억압된 상처와, 사춘기에서 청년기 사이에 겪은 유사한 상처가 서로 '결합'해 증폭되는 순간, 트라우마와 신경증적 방어와 증상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신경증자는 유아기의 상처와 환상을 무의식에 계속 보존하고 있다. 따라서 신경증을 치료하려면 무의식에 있는 무시간적 내용들을 낱낱이 끄집어내 흘러간 시간을 절감하면서 재해석해야 한다. 정신분석 과정을 거치지 않는 한, 개인은 억압된 욕망과 상처에 죽을 때까지 반복해서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123쪽
다시 말해, 아동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는 항상 애정 콤플렉스와 힘 콤플렉스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208쪽
프로이트가 수십 년간 다듬어 온 무의식론, 유년기론, 유아 성욕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론을 죽음 본능론에 결합시키면 다음과 같은 해석을 내릴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죽고 싶은 욕구를 지닌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다가 죽고 싶은 욕구를 지닌다. 인간은 유년기에 그토록 부러워했던 어른들의 행동을 충분히 다 경험해 본 후, 아무런 고통 없는 원상태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285쪽
인간의 도덕관념은 '초자아'와 '거세불안'이라는 두 원천으로부터 유래한다. 초자아는 아이의 삶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양육자의 힘과 성질이 모종의 '유아적 변형'을 거쳐서 정신에 내면화된 결과물이다. 거세불안은 초자아의 명령과 요구를 자아가 거부할 경우 내면에서 자동적으로 재현되는 유아적 불안을 지칭한다.-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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