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는 길, 강의 내내 책을 읽었다. 한데를 나가면 금방 얼음같이 이마가 차가워진다. 틈새로 찬바람이 들어온다. 둘둘 말아 입었건만...
한페이지에 세가지의 글이 들어있다. 연극을 보는 듯하다.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동시에 들어 있으니까. 책이 참 낯설지만 재미있다. 어떻게 이렇게 쓸 생각을 했지.
"하느님, 제가 죽기 전에 한가지 소원을 들어주소서." 나는 이렇게 속삭였다. 그리고 그것이 구체적이라는 사실이 너무 창피해 그 소원을 철회했다.(어느운나쁜해의일기 p16) - 늙은남자 셰뇨르 C가 젊고 예쁜 여자 안냐를 보면서... 그런데 왜 금방 철회했을까요?
죽기 전에 한가지 소원을 생각해 보는 것도 이 추운날 무지 괜찮은 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