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세상은 너무나 많은 것들을 돈으로 환산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겉으로 문화와 예술을 얘기하며 교양 있는 척하지만 문학뿐 아니라 음악, 미술 모든 종류의 예술들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서이 가치를 먼저 따진다. -17쪽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다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참 외롭고 견디기 힘든 일이다. 그 길을 걸은 이가 없기에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고, 앞서 간 사람들의 발자국이 없기에 갈림길을 만날 때면 항상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고 이곳저곳 마음껏 누비고 다닐 수도 없다. -69쪽
중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계획한 첫 번째 도전은 샹그릴라香格里拉를 찾아가는 여행이었다. 유토피아처럼 이상향을 뜻하는 샹그릴라. 제임스 힐턴의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천국처럼 묘사되어 있는 샹그릴라 말이다. -125쪽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그 사람의 기억 속에 잊혀지지 않는 사람, 기쁘고 힘들 때 떠오르는 사람,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어지는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 -204쪽
너무나 막막했다. 그리고 두려웠다. 아무에게도 기댈 수 없다는 사실이 날 그토록 힘들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 난 한국에서 바쁜 날들을 보내야 할 때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편안히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곤 했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일을 겪어보니 그 말이 얼마나 빈껍데기였는지, 가족과 친구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보이지 않게 얼마나 큰 언덕이 되는지 알게 되었다. 그동안 무엇이든 혼자서 잘할 수 있다고, 혼자 하는 게 편하다고 말했던 게 얼마나 쓸데없는 자만심이었는지 그저 한숨과 헛웃음만 나왔다. -242쪽
어둠은 두려움이 아니라 그저 나를 둘러싼 하나의 환경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저 내 안의 나를 믿으면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날 아끼는 누군가가, 단 한 사람이라도 내 손을 잡아준다면 그 손길을 믿고 따라가면 된다.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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