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가 들려주는 48개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너와 우리를 드려다 본다. 간간히 '망각과 자유'에 나온 글들도 보인다. 친절하게도 더 읽어볼 책까지 소개하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모른 척하며 타인의 손과 입을 빌려 말하는 것, 자신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정직함과 솔직함을 내내 유지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몇일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 스쳐갔다. 조카가 자퇴를 했다. 전공이 맞지 않고, 학교의 수준이 낮고, 20년 가까이 살아온 지역이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였는지를 스스로 개탄하며 문화적 충격또한 만만치 않음에서 애석함과 안타까움을 엄마에게 고스란히 드러냈단다. 동생은 혼란스러움 자체로 캐나다, 대전, 서울로 서로 통화하며 위로를 주고 받았다. 결론은 조카에 초점을 두느냐 동생에게 초점을 두느냐로 모아졌다. '인간은 금지된 것과 결여된 것을 욕망하는 법이다.(p198)' 동생은 자신이 공부했던 방식으로 조카를 키웠고, 자신의 대학생활에 비추어 하숙(하숙하면서 무지 쓸쓸했다함)을 싫어했다. 조카는 강제로 공부를 좀더 시키지 않았던 점과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던 점, 어디에서 사는가등이 무한 아쉬움과 섭섭함으로 남았단다. 우린 언니 동생으로서 조카보다는 동생의 마음을 드려다 보기로 했다. '넌 나의 동생이니까, 언니니까' 힘을 내야한다고. 이때껏 위로한답시고 조카편에 서서 동생의 마음을 마구 헤집었던거다. 시어머니, 남편, 두딸 모두가 동생에겐 폭탄이었다. 이십년이 지나면서도 가족을 '가구(p86)'같은 존재로 보지 않고 배려하면서 생각하고 있는 동생이 대견하다. 조카때문이 아니라 동생때문에 조카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