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엄청나게 더움 

오늘의 책 : 뽀까뽀그 

이젠 말하기도 부끄러울 지경이지만 이 책 역시 산것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책이다. 언제 무슨 이유로 샀는지 전혀 모르겠다. 책더미를 뒤지다보니 나온다. 아마도 중고샵을 돌아다니다 샀겠지. 끄응~~알라딘을 너무 많이 돌아다니는것 같다. 

뽀까뽀끄는 스페인의 작은 섬 마요르까의 지방어로 조금씩 조금씩이라는 뜻이란다. 말의 뜻과 어감이 참 예쁘다. 런던에서 홍보전문가로 바쁜 삶을 살던 주인공이 휴가차 우연히 들른 이 섬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결국 이곳에 정착하게되는 1년간의 삶을 얘기한다.  

그저 잠깐 들른 곳이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결국 섬에 집을 산다. 당장 일을 그만 둘수는 없으니 런던과 마요르까를 오가며 분주하게 산다. 살아볼수록 런던의 삶보다 섬에서의 삶이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결국 런던에서의 삶을 서서히 정리할 결심을 하게된다는 이야기다.  

아름다운 섬에서의 느긋한 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좋다. 실제 귀농이 무지 어렵고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 있으면 참 좋아보이는거랑 마찬가지다. 다만 한가지 런던에서의 삶을 너무 폄하하는데 이건 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도시에서의 삶이 쉽지는 않지만 시골에서의 삶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런던에서 성공해서 그 성공의 대가인 돈으로 스페인에 집사고 수리하고 남편은 일 안하고 스페인에서 집만 고치고 있어도 생활비까지 충당하면서 그런 소리하는건 정말 배부른 소리라고 본다. 시골에서의 느긋한 삶은 분명히 나름 좋은 점이 있다. 하지만 못지않게 불편한 점도 있다. 이 책에서는 전부 좋은 사람들만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편협하고 못된 사람들도 더러 있을것이고 우리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안다는것도 좋은것만은 아니다. 시골마을의 텃세도 무시못한다. 그런 점은 싹 무시하고 런던은 살벌하고 무시무시하고 우울한 곳으로만 표현하고 스페인은 좋고 아름답고 무사태평하게만 나오는데 지나치게 그 차이점을 강조하다보니 오히려 이상해보였다. 생각해보시라. 무려 런던인데. 그곳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약간 동의할수 없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즐거운 책이었다. 

 

 

 

 

 

 

 

 

 

 

가족이란 누가 보지만 않으면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버리고 싶다던 일본 감독의 말이 절절하게 사무치는 아침이다. 가끔 엄마가 너무 얄미워서 죽을것만 같다. 아침부터, 출근하는데. 아~이러다 어느날 내가 확 돌아서 무슨 짓을 저지르는게 아닐까 싶을때가 있다. 나는 이제 자라는게 아니라 늙어가고 있는 중이고 엄마는 진짜 늙은인데 아직도 나를 가르치려고 든다. 세상돌아가는거라면 이제 내가 더 환하건만은. 도대체 언제나 되야 이 자명한 이치를 알려는지 모르겠다. 나이들어서 부모랑 사는건 정말 할 짓이 아니다. 부모눈에는 자식이 언제나 어리다고 하는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닥치라고 외치고 싶다. 그런 소리를 자꾸 하니까 부모들이 이러는거다. 당연지사 우리는 부모들보다는 항상 어릴것이다. 그래도 진짜 어리지는 않잖은가 말이다. 그거 다 알면서 왜 자꾸 그러는지 모르겠다. 나이들수록 말은 적게하는게 좋다고 했거늘. 아니 좋은 말이 아니면 원래 적게하는게 좋은건데. 하루라도 잔소리를 안하고 트집을 안 잡으면 혓바늘이라도 돋는걸까. 출근하는 뒷꼭지에 대고 꼭 그렇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해야겠냐고 고함을 지르고 싶은걸 참고 나왔더니 머리가 띵하다. 하아~정말 독립이 필요한 시긴데. 그러자면 내 집에서 엄마를 쫓아내야겠지. 정말로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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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무지막지 더움 

오늘의 책 : 1만 시간동안의 남미. 지중해를 전전하다 

둘다 별로다. 지중해를 전전하다는 지중해 근방을 워낙 좋아하는터라 전부터 눈도장을 찍어놨던 책인데 리뷰도 그다지 좋지않고 미리보기도 전혀 없고해서 웬지 사기가 그래서 중고로 사려고 기다렸는데 중고로도 잘 나오지를 않았다. 중고샵에 전혀 나오지 않는 책은 마구 쏟아져 나오는 책이랑 거의 비슷하다. 전자는 사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소리고 후자는 소장가치가 높지는 않다는 뜻이다. 그냥 살까 하고 많이 망설였는데 다시 한번 리뷰를 읽어봐도 그다지 땡기지가 않아서 포기하고 보관함에서 지웠더니 이틀후에 거짓말처럼 짠하고 중고샵에 나온게 아닌가. 무슨 이런 경우가 다있담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어이 사고 말았다. 그리고 후회막심이다. 이것저것 많이 늘어놓기만 했지 남는것도 없고 어수선하니 글이 흐름이 좋지 않다. 무턱대고 늘어놓기만 한 그런 느낌이다. 요근래 원체 여행기를 많이 읽어서 웬만한건 도통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다. 

1만 시간동안의 남미는 주인공 캐릭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건 책을 잘쓰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책의 수준 이전에 그저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닌것이다. 굉장히 산만하고 정신없고 이리저리 튀는 사람인데 내가 질색하는 타입이랄까. 그저 순전히 내 개인적인 관점이다. 자기가 싸간 간장을 보고는 짜증을 내면서 왜 남이 두고간 간장에는 밥 비벼먹으면서 좋아하는건지. 캐릭터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글도 그저그런 느낌이 들어서 심드렁하니 읽고 말았다. 같은 주제를 너무 오래 읽고 있나 싶지만 이제 뭐 몇 권 남지도 않았다.  

사실 나는 이렇게 많이 두고 읽으면 안되는 성격이다. 뭐랄까. 좋아하는게 잔뜩 쌓여있으면 그중에서 제일 맛없는거, 재미없는거부터 보고 좋아하는건 제일 마지막으로 남겨두는게 나란 사람이다. 그렇다보니 쌓아놓은 책 중에서 제일 취향이 아닌것부터 읽고는 뭐야. 시시하잖아 라면서 불평을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또 일부러 남겨둔 책들이 먼지가 쌓여서 헌 책이 되어가고 있다. 마음에 들어서 산 따끈따끈한 책들부터 읽으면 될텐데. 뭐하러 이런 미련을 떠는지 모르겠다고 스스로를 탓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좋아하는 책들은 따로 모으고 있다. 이건 정말 병이다.  

 

 

 

 

 

 

 

 

 

이러니 저러니 놀고 먹는 사이에 나흘간의 연휴가 끝나고 말았다. 노는 날은 왜 그렇게 시간이 잘 가는지 모르겠다. 첫날은 아빠 납골당에 다녀오니 하루가 다 가고, 이틑날은 점심에 원이가, 저녁에 영이가 와서 밥 먹고 가서 뒷정리 하다보니 하루가 다 갔다. 사흘째에 겨우 좀 쉬니 나흘째는 음식장만하고 손님 왔다갔다고 더러워진 집 청소랑 쓰레기 내놓고 나니 끝이다. 날씨가 더워서 손님이고 뭐고 귀찮기만 하다. 음식도 하지 말라고 해도 말도 안듣고 끝까지 하고야 만다. 남은거 누가 다 먹을건지. 엄마랑 같이 사니까 이건 참 귀찮다. 나로서야 동생인데 뭐 대단하다고 며칠동안 음식 장만해서 접대해야하나 싶지만 엄마는 또 사위라고 뭐 좀 해줘야 한다고 하고. 그냥 나가서 한끼 먹으면 좋겠는데. 전이니 튀김이니 귀찮아 죽겠다. 끄응~~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덥기도 하고 몸도 좀 안좋기도 하고 모처럼이니 쉬고 싶기도하고 해서 명절이면 솔직히 너무 귀찮다. 걔들이 왔다가봤다 나한테는 돈만 들지 하나 남는것도 없는데 그럴수밖에 없지. 용돈을 주고가도 엄마 주고 가지 사오는 과일도 지들이 다 먹고 싸 가지고 가지 나한테는 남는게 없다. 그런데 비해 나는 추석 장도 보고 엄마한테도 장 보라고 돈도 주기 때문에 돈도 많이 들고 거기에 일까지 해야하니 매년 명절이면 짜증이 난다. 더구나 이제는 그 짜증을 엄마한테 숨기기도 싫다고나 할까. 요즘들어 모든것이 귀찮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정말이지 좀 쉬어야 할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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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오늘의 책 : 아프리카 트렉 

책마다 특징이 있는데 아무리 두꺼워도 술술 잘 읽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특별히 어려운 책도 아닌데 읽을때마다 방해를 받아서 잘 읽히지 않는 책이 있다. 이 책이 딱 그렇다. 양도 많고 사진도 적고 글자는 엄청나게 많은 책이다. 내용도 전혀 말랑말랑하거나 즐거운 내용이 아니다. 그렇다고해도 이렇게 오래 잡고 있을 책은 아닌데 웬지 이 책을 읽으려고 할때마다 방해가 있어서 자꾸 중단하게 되서 엄청 오래 걸렸다. 근 일주일 넘었지 싶은데... 

딴 책을 읽을까 하다 한번 손 놓으면 다시 잡기 힘들것 같아서 끝까지 읽긴했다만 반값할인 아니면 안샀을 책이기도 하다. 이런 심란한 책은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여행기인줄 알고 샀는데 그다지 즐겁지가 않기도 하고. 즐겁지는 않은 책이지만 흥미있게 읽기는 했다. 그런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 덕택에 내가 힘들이지 않고 이렇게 쉽게 읽고 있기도 하고.  

하아~~정말 이 책은 웬지 방해가 많은 책이다. 심지어 리뷰를 적는 이 순간에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저히 집중해서 쓰기가 힘들다. 뭔가 잔뜩 쓸말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자꾸 방해를 해서 이만 줄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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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오늘의 책 : On the Road.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이 작가분의 뉴욕편을 먼저 읽고 제일 유명한 On the Road를 못찾아서 못읽고 있다가 요번에 책더미에서 찾아내면서 읽었다. 찾고보니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도 같은 분위기인것 같아 살펴보니 같은 작가분 작품이었다 -.-  마구잡이로 사다보니.... 

둘 다 여행기가 아니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얘기다. On the Road는 태국의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배낭 여행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이고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는 캄보디아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둘 다 읽고나니 웬지 마음이 편해졌다. 회사를 그만두려고 하는 지금 시점 솔직히 불안하다. 나이도 어느덧 서른중반이고 경력이 있다지만 엄청나게 대단한 경력도 아니고 학력도 겨우 전문대졸. 설상가상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경제침체의 여파가 얼마나 클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더욱 그러하다. 불안한 미래로 인해 약간은 기분이 침체되어 있었는데 이 두 책 덕분에 그런 기분이 나아졌다. 그래,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인생 굴러가는거야, 설마 굶어죽겠냐 하는 그런 자신감이 생겼다. 사람이 할려고만 들면 이런거 저런거 없어도 잘만 살 수있다. 정말 없으면 못사는 물건은 아주 적다. 대부분은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마음의 문제일 뿐이다. 사실 나도 딱히 못사는건 아니다. 내 집도 있고 적금도 있고. 다만 다 같이 없을때는 별 문제가 없는데 이제 주위에 워낙 치장하고 돈 잘쓰는 사람이 많으니 나도 모르게 거기에 맞춰살게 된다는 점이다. 다들 한 방향을 향해서 미친듯이 달리고 있는 와중에 나만 속도를 늦춘다고 생각하니 그게 불안한거다. 그런다고 뭔 일 안생기는거 당연히 안다. 알지만 불안한거, 그게 사람 마음이다.  

다 내려놓고도 인생 잘 굴러가더라는 얘기를 읽고 있으니 솔직히 적잖이 위로가 됐다. 그래그래 불안해하지말라고 마음을 다독이는게 훨씬 쉬워졌다. 물론 마음 한구석에 아주 작은 불안감은 아직 남아있다. 그것마저 없으면 내가 무슨 부처겠지. 책 한 두권에 무슨 도를 깨우칠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래도 읽는 동안 많은 위로가 됐다. 세상사 별거 아니라는거 알고 있어서 때때로는 누군가가 말해줬으면 할때가 있다. 괜찮을거라고 잘될거라고 별일없을거라고 누군가가 말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줬으면 할때가 있다. 그런 순간에 마침맞게 내게 찾아온 책이다. 오늘 이 두 권의 책이 내게 준 위안은 한 권의 책,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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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림 

오늘의 책 : 에게, 영원 회귀의 바다. 아카시아 

에게, 영원 회귀의 바다는 지의 거인(이라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작품이다. 여행서를 고르다 알게된 작품인데 절판되었다고 나왔지만 혹여나 싶어서 기다렸더니 중고샵에 나와서 결국 살 수 있었다. 여행서라고 하지만 거의 사진집을 연상케할 정도로 많은 양과 양질의 사진이 실려있다. 이 사람 볼때마다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책은 무려 20년전의 여행을 토대로 쓴 책인데 전혀 그런 느낌이 나지 않는다. 다른 작품을 쓰던 중 잠시 짬이 나서 그리고 맡은 일이 곧 끝날것 같아서 에게해 주변의 유적을 돌아보고 책을 내기로 했는데 일본에 돌아오니 사정이 달라져서 미루다보니 20년이나 지나서 쓰게됬다고 하는데 이 책 어디에서도 그 세월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물론 여행지가 아니라 유적지를 중심으로 한 책이라 사진에서도 거의 세월을 느낄 수 없다. 사실 이천년 전의 유적지에 20년의 세월을 보탠다 하더라도 얼마나 표시가 나겠나. 그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 분의 필력은 정말 장난 아니다. 많은 책을 보면서 개정판인줄 모르고 산 책이라도 읽다보면 이거 이상한데 싶은 느낌이 든다. 찾아보면 반드시 10~20년전의 책을 개정, 증보해서 다시 재발간한 경우가 많다. 세상도 변하지만 작가 자체도 변하다보니 세월의 간격이 느껴지게 되어있는데 이 책의 경우는 그런 느낌을 전혀 받을수가 없었다. 작가의 설명을 듣고야 20년이나 지난 책이라건 알았을 정도다. 참으로 언제나 대단하다는 말밖에 다른 수식어를 붙일수가 없는 작가분이다. 

아카시아는 아프리카의 마사이 부족에 대한 책이다. 음....그리고 이 책도 내게는 실패다. 책 자체의 느낌도 시 비슷한데 중간중간에 진짜 시도 삽입되어 있다. 내가 이런 책을 딱 싫어하니 뭐 달리 할말이 없다.  

여름맞이 여행서 읽어치우기 기간으로 정한 지난 한 달간 무수히 많은 여행서를 읽었다. 뭘 이렇게 많이 샀나 싶을 정도로 어디선가 여행서가 끝도없이 굴러나와서 중간쯤에는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약간 질린다 싶을정도였다. 뭔가 여행에 욕구불만이라도 있나? 실제 떠나봐야 하나? 하면서 자신에게 질문을 해 볼정도 많은 여행서를 샀다. (물론 아직 몇 권 남았다) 이번 휴가를 맞이해서 식구들과 밀양 배네골을 갔었다. 해운대 바닷가도 한 번 갔었고. 여행이라기에 민망할 정도로 짦은 하루짜리 말하자면 드라이브 정도밖에 안되지만 역시나 피곤했고 중간부터는 약간 실망스럽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했다. 사람은 너무 많고 하지 말라는 것도 많아서. 나는 자리가 바뀌면 잠도 잘 못자고 화장실이 불편하면 금새 변비에 걸려서 고생하는 사람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때 여행이란 아무리 심사숙고해봐도 내겐 넘어야 할 벽이 너무 크다. 제주도 2박 3일 여행에서도 이틀간 못자고 화장실도 못간 결과 돌아오는 마지막날에는 복통으로 쓰러지고 말았으니까. 아마도 이런 점때문에 가지 못하는 여행의 낭만을 책으로 달래고 있는것이리라. 그리고 내 방, 선풍기 밑에서 읽는 한 권의 책이 언제나 내게는 최고의 여행으로 남게 될것리라고 본다. 약간은 한심한듯도 싶지만 내가 행복하면 그 뿐. 아무리 고생한만큼 기억에 남는다 하더라도 고생말고 남는것이 없다면 그것 또한 아무 의미가 없는 법이다.  

여름이 가고 있다. 얼마남지 않는 여름, 남아있는 몇 권의 여행서로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가을에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의미대로 마구 먹을수는 없지만 먹을거리 책으로 그 마음을 달래며 가을을 보내야겠다. 어릴때는 먹고 싶어도 돈이 없더니 이젠 돈이 있어도 살이 쪄서 마음대로 못 먹는 이 딜레마라니...이런 욕구불만 때문인지 찾아보니 음식관련 책도 무시못할만큼 많이 샀더라. 여행서 중에도 음식과 관련된 여행서가 두어권 있기도 했고. 이러고 보니 내가 보는 책들이 너무 말초적인것 같다. 순전히 못하는 것들을 책으로 풀고 있구만 싶다. 그렇게 친다면 세상의 거의 모든 책이 다 마찬가지지. 러브스토리는 이루지 못한 혹은 자신이 할 수 없었던 사랑에 대한 욕구불만일테고 모험이야기는 직접 떠나지 못하는 혹은 겪을수 없는 판타지에 대한 욕구불만일테지. 바라는 모든 것을 직접 다 하고 이룰 수 있다면 세상에 책, 영화, 음악, 게임등의 소위 말하는 예술이라는 것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을것 같다. 어떨때 보면 결핍이란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것이 아닐까 싶을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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