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무지막지 더움 

오늘의 책 : 1만 시간동안의 남미. 지중해를 전전하다 

둘다 별로다. 지중해를 전전하다는 지중해 근방을 워낙 좋아하는터라 전부터 눈도장을 찍어놨던 책인데 리뷰도 그다지 좋지않고 미리보기도 전혀 없고해서 웬지 사기가 그래서 중고로 사려고 기다렸는데 중고로도 잘 나오지를 않았다. 중고샵에 전혀 나오지 않는 책은 마구 쏟아져 나오는 책이랑 거의 비슷하다. 전자는 사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소리고 후자는 소장가치가 높지는 않다는 뜻이다. 그냥 살까 하고 많이 망설였는데 다시 한번 리뷰를 읽어봐도 그다지 땡기지가 않아서 포기하고 보관함에서 지웠더니 이틀후에 거짓말처럼 짠하고 중고샵에 나온게 아닌가. 무슨 이런 경우가 다있담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어이 사고 말았다. 그리고 후회막심이다. 이것저것 많이 늘어놓기만 했지 남는것도 없고 어수선하니 글이 흐름이 좋지 않다. 무턱대고 늘어놓기만 한 그런 느낌이다. 요근래 원체 여행기를 많이 읽어서 웬만한건 도통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다. 

1만 시간동안의 남미는 주인공 캐릭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건 책을 잘쓰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책의 수준 이전에 그저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닌것이다. 굉장히 산만하고 정신없고 이리저리 튀는 사람인데 내가 질색하는 타입이랄까. 그저 순전히 내 개인적인 관점이다. 자기가 싸간 간장을 보고는 짜증을 내면서 왜 남이 두고간 간장에는 밥 비벼먹으면서 좋아하는건지. 캐릭터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글도 그저그런 느낌이 들어서 심드렁하니 읽고 말았다. 같은 주제를 너무 오래 읽고 있나 싶지만 이제 뭐 몇 권 남지도 않았다.  

사실 나는 이렇게 많이 두고 읽으면 안되는 성격이다. 뭐랄까. 좋아하는게 잔뜩 쌓여있으면 그중에서 제일 맛없는거, 재미없는거부터 보고 좋아하는건 제일 마지막으로 남겨두는게 나란 사람이다. 그렇다보니 쌓아놓은 책 중에서 제일 취향이 아닌것부터 읽고는 뭐야. 시시하잖아 라면서 불평을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또 일부러 남겨둔 책들이 먼지가 쌓여서 헌 책이 되어가고 있다. 마음에 들어서 산 따끈따끈한 책들부터 읽으면 될텐데. 뭐하러 이런 미련을 떠는지 모르겠다고 스스로를 탓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좋아하는 책들은 따로 모으고 있다. 이건 정말 병이다.  

 

 

 

 

 

 

 

 

 

이러니 저러니 놀고 먹는 사이에 나흘간의 연휴가 끝나고 말았다. 노는 날은 왜 그렇게 시간이 잘 가는지 모르겠다. 첫날은 아빠 납골당에 다녀오니 하루가 다 가고, 이틑날은 점심에 원이가, 저녁에 영이가 와서 밥 먹고 가서 뒷정리 하다보니 하루가 다 갔다. 사흘째에 겨우 좀 쉬니 나흘째는 음식장만하고 손님 왔다갔다고 더러워진 집 청소랑 쓰레기 내놓고 나니 끝이다. 날씨가 더워서 손님이고 뭐고 귀찮기만 하다. 음식도 하지 말라고 해도 말도 안듣고 끝까지 하고야 만다. 남은거 누가 다 먹을건지. 엄마랑 같이 사니까 이건 참 귀찮다. 나로서야 동생인데 뭐 대단하다고 며칠동안 음식 장만해서 접대해야하나 싶지만 엄마는 또 사위라고 뭐 좀 해줘야 한다고 하고. 그냥 나가서 한끼 먹으면 좋겠는데. 전이니 튀김이니 귀찮아 죽겠다. 끄응~~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덥기도 하고 몸도 좀 안좋기도 하고 모처럼이니 쉬고 싶기도하고 해서 명절이면 솔직히 너무 귀찮다. 걔들이 왔다가봤다 나한테는 돈만 들지 하나 남는것도 없는데 그럴수밖에 없지. 용돈을 주고가도 엄마 주고 가지 사오는 과일도 지들이 다 먹고 싸 가지고 가지 나한테는 남는게 없다. 그런데 비해 나는 추석 장도 보고 엄마한테도 장 보라고 돈도 주기 때문에 돈도 많이 들고 거기에 일까지 해야하니 매년 명절이면 짜증이 난다. 더구나 이제는 그 짜증을 엄마한테 숨기기도 싫다고나 할까. 요즘들어 모든것이 귀찮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정말이지 좀 쉬어야 할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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