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엄청 많은 비 

아침부터 비가 쏟아졌다. 토요일이 영이 휴가라서 같이 하루 쉬게 월차를 내려고했더니 사장이 자기 서울간댄다. 이 인간이 한달에 하루 월차 주기로 해놓고는 내가 월차만 쓰려고하면 개지랄이다. 밉상스러운 놈. 하여간 사장이란 인간들은 하나같이 재수없는 놈들이다. 하루 놀면 지 돈 공짜로 주는양 얼마나 발발 기는지. 모레부터 휴가가는 사람이 있어서 오늘 상여금을 정리했다. 받아서 엄마 보험료 내고 용돈을 15만원 주고 적금으로 100만원 넣고 남은 돈 30만원을 휴가비로 쓸까싶다. 몇년전부터 휴가때마다 그냥 집에서 쉰다. 어디 가봤자 고생이고 즐겁지가 않다. 어릴때는 고생도 그럭저럭 즐기겠던데 이젠 무리다. 첫째로 자리가 바뀌면 잠을 못자니 다음날이 너무 힘들다. 오후에는 느긋하니 책을 봤다. 책 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민들레 와인, 벽장속의 치요.  

벽장속의 치요는 귀신얘긴데 세 편은 아주 좋았고 두어편은 그럭저럭 두어편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표제작인 벽장속의 치요가 제일 좋았다.  

민들레 와인은....흠.....뭐랄까.....내가 본 중 최악의 소설중 하나다. 사실 책의 주제와 내용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종류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샀는데 그 서술법이 진짜 내가 싫어하는 방법이다. 작품내용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고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싫었다. 서술, 묘사, 전개방식등등 죄다 내 마음에 드는게 하나도 없었다. 그런걸 쏙 빼고 순전히 줄거리만을 설명한다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내용인데 어쩌면 첫 줄부터 마지막 줄까지 단 한줄도 마음에 드는 문장이 없었다. 오오~ 그 동안 많은 책들을 보왔지만 이토록이나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안드는 책은 본적이 없다. 적어도 한 문장쯤은 괜찮은 문장이 있는 법인데...작가가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서 나랑은 이른바 코드가 안맞는 책인것이다. 첫 문장부터 이건 아닌데 싶었는데 마지막 문장까지 치를 떨면서 읽었다.(그러면서도 끝까지 읽는다는게 또 나의 문제다) 다 읽고나니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마가린을 대접채 퍼먹은듯한 느낌. 정말 욱~이다.  

마지막으로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는 요즘들어 웬지 책 읽는 법, 책리뷰등과 같은 이른바 책에 대한 책에 많이 나오는데 그중에서 책읽는 법에 대해 적어놓은 책이다. 왜 책을 잃어야 하는가? 책을 읽는것이 왜 중요한가? 그렇다면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등등등. 저자와 같은 평론가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보통사람치고는 나는 책을 퍽 많이 읽는 축에 든다. 사실 살면서 내게 책읽으란 소리는 아무도 한 적이 없다. 고만고만한 형편에 그런저런 집안의 딸인 내게 미래는 거의 정해져 있었다. 국민학교때부터 내 미래는 여상을 가서 얼른 취업을 하는 거였다. 그 사이 우리집에 돈다발이라도 떨어지지 않는 이상은 빚투성이인 집안에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으니까. 그래서인지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고 책이라면 미친듯이 읽었지만 아무도 내게 책을 읽으라든가 책 한권 구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도 엄마는 왜 돈들여 책을 사냐는듯한 분위기지만 내 돈이라서 암말도 못하고 참는다. 내가 속시원히 책을 보게된것은 20대 중반이 지나서 집안의 빚을 다 갚고 어느정도 집이 안정되어 내가 번 돈을 내가 쓸수있게된 후였다. 10대후반부터 돈을 벌었지만 한번도 그 돈을 내 맘대로 써보지 못했다. 그렇다. 이건 푸념일수 있다. 너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리들 참 많다. 그리고 솔직히 그런 환경에서 잘된 사람도 많고. 그런데 그런 환경에서도 잘된 사람들의 대부분이 남자라는거 아는가? 집안이 아무리 힘들어도 아들은 어느정도 공부를 시키고 출세를 시키려하는 경향이 있지만 딸에게 그러는 집은 거의 없다. 그래도 딛고 일어설수 있잖아라고 한다면 할 말없다. 그리치자면 누군들 넬슨 만델라가 못되고 간디가 못될것인가. 내가 이런 푸념을 길게 늘어놓는건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때마다 느껴지는 어떤 말못할 자격지심때문이다. 나는 책을 순전히 재미로 읽는다. 어려서부터 좋아했고 책이 재미있었다. 지금도 책이 그저 재미있어서 본다. 굳이 교양을 위해서도 지식을 위해서도 미래를 위해서도 더 나은 뭔가를 위해서도 아니다. 순전히 재미만을 추구한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책에서는 순전히 재미를 위해 읽는 책읽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다들 하는 말이 이거다. 책을 읽으면 미래에 도움이 되고 정신적으로 발달하고 한 단계 성숙하고 등등등. 자기계발서 같은 잠깐 도움되는거 읽지말고 고전을 읽는게 좀 더 긴 안목으로 봤을때 도움이 되고 등등등. 요는 결국은 도움이 된다는거 아닌가. 왜 꼭 무엇을 바라고 책을 읽어야 하는가. 그속에서 무언가를 건져야 하고 무언가를 얻어야 하고 생각이 넓어져야 하고 토론을 잘하게되고 등등. 목적. 한마디로 목적이 있어서 책을 읽는다 이건데. 왜 순수히 그냥 책을 재미삼아 읽으라는 사람은 없을까.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데, 사는데 별 도움안되도 이거 진짜 재미있어라고 말이다. 100%도락으로써 한번 책을 읽어보라. 얼마나 재미있는데...나는 청소년 시절에 읽어야 할 책을 읽지 못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청소년 시절에 읽어야 할 책을 읽지 못해서 지금에야 읽으니 그 책이 재미가 없다. 때가 지난것이다. 문제는 그 책을 읽어야 나아갈수 있는 다음 단계의 책이 있는데 그 책들을 읽기가 버겁다는 것이다. 단계를 밟아가야 하는데 그 중간 단계가 통채로 사라졌는데 이제와 메꾸려니 힘들고 그 단계를 무시하고 넘어가려니 안되고. 사실 그러다보니 순전히 재미로만 책을 읽게된것도 있을것이다. 책 한 권 읽고는 푸념이 참으로 길다. 아마도 고전에 대한 무지한 내 자신에 대한 자격지심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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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정말 많이 덥다 

잠이 모자란다. 아침에 사장 몰래 졸다가 말다가 하면서 보냈다. 부가세 신고에 결재일까지 지나고나니 할 일이 없어서 한가하다. 오후에 디센트를 읽었다. 지옥이니 사탄이니 하길래 판타지 종류인가해서 샀는데 잘못 짚었다. 성경에 나오는 지옥은 실은 지하세계를 말하는 것이고 사탄이란 이 지하세계의 지도자를 말하는 걸로 나온다. 즉 인류가 진화하는 중에 한 부류의 인간들이 지하로 가서 거대한 지하문명을 이루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역진화가 진행되서 퇴화한 인류가 살고있다. 그러다 인류와 부딪히게 된다라는 그런 얘긴데 큰 재미는 없었다. 상상은 자유라지만 만약에 인류가 지하세계에서 살게된다면 문명이전에 지금의 인류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진화를 해야하는게 분명하다. 박쥐종류처럼 변해야지 유인원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진화의 의미가 없지않나 싶다. 또 그들이 지상세계의 사람보다 더 이른시기에 문명을 이루어서 지상사람들에게 가르쳐준것으로 나오는데 그럴 정도라면 지상사람들을 쓸어버리고 지상에서 살면되지 굳이 지하에서 살 필요가 없다. 인간은 지하에서 살도록 진화한 존재가 아니다. 그러니 굳이 지하에서 산다면 지상에서 살수가 없기때문일것인데 더 앞선 문명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사탄이라는 존재도 그렇다. 일종의 영혼이 몸을 옮겨가면서 살 수 있게 나오는데 먼 과거부터 인류를 지켜보던 존재가 왜 굳이 지금에 와서 자신의 동족들을 드러낸걸까? 좀 더 과거에 과학이 아직 덜 발달했을때가 더 적당한 시간이었을텐데.  게다가 지하인들의 과도한 신체절단에 대한 부분도 그렇다. 퇴화해서 문명의 흔적만이 간신히 남아있어 인육을 먹고 사는 이들인데 고문과 신체절단을 일종의 입문의식으로 쓴다는것도 지옥이라는 이미지에 너무 집착해서 억지로 만들어 낸것같다. 사실 굳이 이런식으로 따진다면 쥘 베른의 잃어버린 세계도 순 말도 안되는 억지인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굳이 이런식으로 평가한것은 지옥과 사탄이라는 이미지를 차용한것이 마음에 안들기 때문이다. 지하세계에 있는 인간들이 사는 방식이 우리가 보기에 지옥처럼 보일것은 분명하지만 거기에 억지로 지옥이라는 말로 이미지를 만들어낸것. 그들의 지도자를 굳이 사탄이라는 말로 표현한 것이 마음에 안든다. 지옥같은 곳과 지옥은 전혀 다른 의미다. 그러니 이 책에서 지옥은 존재한다고 표현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나는 그 말에서 일종의 판타지를 기대했는데 이 책은 공상과학의 영역이다. 지하세계가 존재한다고 표현해야지 지옥은 존재한다고 표현해서는 안되는게 아닌가. 사실 진짜 지옥이 아니라 지하세계를 표현한 책이었다면 나는 이 책을 안샀을것이다. 지하세계의 사람들의 생활을 표현한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의 창자로 사람을 묶는다느니 이를 뽑는다느니 살을 잘라서 문신을 새긴다느니 하는 점들이 하나같이 지나치게 잔인하게 표현되어 있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들이 인육을 먹는것은 이해가 간다. 식물이 자라지 않는 지하에서는 육식에만 의존할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니 상관없다. 문제는 그들이 아무리 퇴화했다해도 지나치게 고문을 일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고문이란 오히려 고등문명에서 나타나는게 아닐까? 선사시대에 인간이 서로를 고문했을까? 하여튼 책 전체에서 과도한 폭력과 시체모독, 고문과 신체절단이 쉴새없이 나오는데 읽기가 아주 불쾌했다. 기묘한 불쾌감이 아니라 그냥 불쾌한 거. 보고나니 이걸 왜봤지 싶다. 소설이란 재미를 위해서 보는건데 이건 뭐. 완전 실패다. 기왕 산건데 싶어서 끝까지 봤지만 보고나니 뒷말이 아주 나쁘다. 걍 관두는건데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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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너무 너무 더움 

결재일이라 하루종일 바빴다. 결재 송금, 부가세 지불, 전표 정리 등등을 하고나니 하루가 다 갔다. 퇴근후에 영이랑 샤브를 먹으러 갔다. 거나하게 취해서 자는데 바퀴벌레가 팔을 지나가는 바람에 깼다. 날씨가 더우니 벌레때문에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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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역시나 많이 더운 날씨 

너무너무 더워서 우리 강아지들이 산책마저 거부할 지경이다. 뒹굴뒹굴거리며 더위와 싸우다 점심으로 라면에 밥 말아먹고 다시 뒹굴거리다 해가 지고나서 청소를 좀 했다. 더워 죽는줄 알았다. 몸을 좀 움직이기만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새로 산 피임약이 영 효과가 없다. 마음에 안든다. 딴 약국에 가봐야겠다. 청소하고 목욕하고 저녁으로 비빔면을 삶아먹었다. 하루종일 음료수를 얼마나 마셨는지. 너무 많이 마시는것같다. 조심해야겠다. 저녁에 잠이 안와서 앞에 보다가 덮어둔 책들을 마저 보고나서 다운받은 드라마를 좀 보다 3시쯤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뒤척이다 새벽 5시쯤 잠이 들었는데 6시에 선풍기가 꺼지자 다시 잠이 깼다. 너무 덥고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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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많이 많이 더움 

너무 더워서 기진맥진이다. 3시쯤 사장이 퇴근하라고 했는데 너무 더워서 집에 가기 싫어서 개기다 직원들 다 보내고 오후 6시나 되서 퇴근했다. 도미노 피자에서 직접가면 30%할인을 해준다기에 집에 가는 길에 들러서 사서 갔다. 요즘같이 더울때는 회사가 최고다. 집에도 에어컨이 있긴 하지만 내 방에만 있다보니까 혼자 켜려니 미안하고 엄마랑은 생활패턴이 달라서 같이 쓰려니 너무 불편하다. 초저녁에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 엄마랑 늦게 자서 최대한 늦게 일어나는 나. 거기다 코도 고시기때문에 같이 자려니 불편하다. 그러다보니 요새는 회사가 더 편하다. 오후에 회사에서 만찬이랑 원더월드 그린북,레드북을 읽었다. 만찬은 타라 덩컨을 쓴 사람이 썼는데 워낙 장르가 달라서 어떤가 싶어서 봤는데 추리소설이라기도 뭣하고 스릴러랄지 스릴러를 표방하는 로맨스 소설이랄지..뭐 그런 분위기다. 그래도 주인공 남녀가 워낙 귀엽게 나와서 심심찮게 봤다. 원더월드는 그린북, 레드북 두 권으로 나눠져있는 책인데 두 권들이 세트가 반값세일을 하길래 질렀다. 동화의 재해석이라고 나와있던데 요즘 이런 장르가 좀 식상하다 싶었지만 닐 게이먼의 이름을 보고 샀다. 사실 이 작가를 알게된건 스타 더스트였다. 책이 아니라 영화를 먼저 봤는데 미셀 파이퍼가 나온다기에 본거였다. 크게 감명깊게 본건 아니었는데 인연이 되려는지 딴 책을 샀더니 1+1행사로 딸려온거다. 역시나 책도 나쁘지는 않지만 크게 좋지도 않게 봤는데 여기서 닐 게이먼이란 작가의 이름을 알게됐다.  그 뒤 네버웨어를 봤는데 이건 퍽 재미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의 이름을 믿고 산 책인데 성공이다. 각종 동화를 여러명의 작가들이 다시 각색해서 쓴 책인데 내용이 다들 수준급이었다. 지나치게 현대적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다른식으로 해석하지도 않고. 이런식으로 동화를 재해석한 책들중 일부는 지나치게 동심을 없애고 현실성을 가미한다든지 페미니즘적인 성향을 과도하게 집어넣는 경향이 있는데 그쯤되면 재해석이고 뭐고 더이상 동화가 아닌거다. 물론 동화란게 애초에 시작은 어린애들을 위한 꿈과 환상과는 거리가 멀기는 하지만 말이다.(대다수의 동화가 원본은 무지막지하게 잔인하다는건 누구나 아는 얘기니까) 정도를 넘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재미있게 새롭게 썼다는게 참 참신하다. 최근에 산 동화(혹은 어린이, 청소년용)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본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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