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네오픽션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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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의 책 ‘옥상에서 만나요’를 읽기 위한 워밍업이 필요했다. 이 정도면 기대도, 실망도 없이 이 작가의 다음 소설을 낯섦과 식상함을 고민할 필요 없이 읽을만 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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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1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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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한 발, 로마의 늪에 빠져본다. 로마인 이야기를 다 본 이후 약 15년 만인듯.

일년에 한 권씩 나오던 시오노 나나미 여사의 책을 처음 접하고 읽던 때가 신체가 한창 자라나는 10대 초반의 중학생 시기였다면 로마의 일인자 1권을 읽은 지금은 딱 사회생활 10년이 되어 이런 저런 영역에서 나의 입지를 성장시켜 가는 시기이다.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꽤 재미있는 우연이자 의미심장한 함의가 있음을 깨닫는다.

여하튼 앞으로 매컬로 여사님이 풀어내는 로마 제정 전환기 이야기를 읽어낼 마중물은 1권으로 충분히 부어놓은 듯 하다. 정치와 인간, 비정함과 고결함이 수시로 교차하는 2000년 전 House of Cards를 보고 있는 듯한 생생함. 이제 한 걸음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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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나이트 에디션 스페셜 패키지) 웨스 앤더슨 컬렉션
매트 졸러 세이츠 지음, 조동섭 옮김 / 윌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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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보아도 아쉬웠던 것들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아트북. 웨스 앤더슨 감독과 그를 따르는 수많은 배우들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이라면 절대 실망하지 않으리라.

생각보다 화보들보다 곳곳에 숨어있는 배우들과 스탭들의 스토리가 매력적이다. 웨스 앤더슨의 완벽주의가 엿보이는 콘티들도 눈으로 직접 보아야 그 집요함을 느낄 수 있다.

서문에서 인용한 아래 문장을 오래도록 곱씹어 본다. 마지막 두 문장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에게 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그 대가를 완전히 치렀다. ‘...맞다. 우리는 그 대가를. 완전히.치렀다.

‘우리 부모와 조부모 세대는 훨씬 좋았다. 그들은 한쪽 끝에서 다른 끝까지 깔끔한 일직선으로 조용한 삶을 살았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부러운가? 잘 모르겠다. 그들은 진짜 고통에서, 악의와 운명의 힘에서 멀리 떨어져 꾸벅꾸벅 조는 듯 삶을 살았지만 ....우리... 편안함이 낡은 신화가 되고, 안전은 유치한 꿈이 된 우리는 우리 존재의 하나부터 열까지 긴장을 느끼고 있고, 무엇에 대한 공포를 늘 새롭게 신경마다 느껴야 한다. 우리 삶의 매 시간은 세계의 운명과 연결되어 있다. 비탄으로 또 즐거움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작은 삶 저 너머의 역사와 시간을 살아가지만, 그들은 자기 자신 너머의 것은 아무것도 몰랐다....그러므로 오늘날 우리 모두는, 가장 어린 인류라도, 우리 선조의 가장 현명한 사람보다 현실에 대해 천 배는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그 대가를 완전히 치렀다. ‘-11p 츠바이크 ’어제의 세계’ 인용을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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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희네 집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
권윤덕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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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1995년 11.15. 2007년 기준 38쇄를 찍은 출판 이력만 보더라도 믿음이 가는 그림책.

지금으로부터 33년 전 흔히 있었던 마당 있는 2층 양옥집에 삼대가 사는 집 풍경을 그린다. 만희가 이사간 새 집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개장 둔 안방에 계시는 2층 집.

담장 앞에는 나팔꽃과 무궁화가 활짝 피었고 세마리 강아지가 뛰노는 마당엔 나리, 해바라기, 접시꽃이 한창이다. 골목, 장독대, 광, 가마솥, 세수대야,다락,빨레줄.. 서울에는 사라졌거나 남아있다면 사람들이 부러 찾아 사진을 찍어대는 그런 모습들.

이런 집들을 품은 많은 동네들이 사라져갔다. 지난 33년은 그 과정이 차곡 차곡 쌓여 눈 가닿는 저 끝까지 거대한 사각형 박스들이 가득차갔다. 철거, 재개발, 뉴타운, 도시재생 이름은 각기 달랐지만. 서촌, 북촌, 성북동 등 겨우 얼마 남은 동네들도 관광객들로 둘러쌓인 박제된 공간이 되어 버렸기에 . 우리 아이에게 이 책이 먼 옛날의 기록으로만 남을지 모르겠다.

다행히도 아이가 고향 집에서 본 가마솥은 설명해 줄 수 있었지만, 장독과 채는 설명하기가 여간 어려웠다. 장독은 김치냉장고가 대체했다 할 수 있으나 우리 집엔 없고. 채가 했던 역할은 무엇이 대체하고 있나? 이젠 채가 필요 없는 세상이 되버린건가?

주택들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올라가면서 우리는 마당의 꽃나무를 잃고 건설사들이 제공하는 세련된 단지내 조경을 얻었다. 대부분 우뚝솓은 소나무와 향나무 등속들인데 다채로움과 아기자기함은 포기해야 한다. 서촌에 아직 동네사람들로 가득 차있던 시절 골목을 산책하면 구석구석을 장식하던 가지각색의 꽃나무들이 볼때마다 그렇게 좋았다. 거긴 거기 사는 사람들의 개성과 취향이 엿보였기에.

아이를 위해서도 좋은 책이었지만 읽어주는 내내 내 마음이 그리움으로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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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8-12-17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지어 문간의 행랑채 같은 것이 있으면 세를 놓거나 지방의 조카가 올라와 서울살이를 시작하던 구조도 생각납니다 참을성과 배려는 줄고 고통과 혐오를 갑을병정 구조로 주고 받는 사회에서 아파트는 더욱 살기 어려운 공간이 될거에요
 
안녕, 나는 서울이야 - 어린이 서울 가이드북 안녕, 나는 가이드북 시리즈
이나영 지음 / 상상력놀이터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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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쯤 되는 아이에게 읽어주면 좋을 책. 아직 다섯 살인 우리 아이에게는 어려운 표현들이 많다. 말 그대로 가이드 북인데 어른들도 잘 모르는 이야기들도 많다. 남대문과 동대문 근처 시장인 남대문 시장과 광장시장의 기원이 되는 칠패, 이현 시장은 고교 국사에나 나올법한 내용이기에.

다행히도 아이를 데리고 이층버스를 태워주고자 사대문 내 서울투어를 한바퀴 돈 터라, 그리고 아이가 길눈이 조금 있는지라 여기 나온 곳들 중 많은 곳을 기억해 내어서 함께 엮어 이야기 해 줄 수 있었다.

나 역시 서울 살이 이제 19년만에 제법 여기 이야기 된 곳들 중에 7~80%는 가 본 듯 하니 참 빨빨거리면서 많이 돌아다녔다. 걷는 걸 좋아하는 천성을 물려주신 부모님 덕. 아무리 통신과 기술이 발달해도 역시 인간의 감각은 직접 발로 걷는 곳만 기억에 남긴다.

아직 미답지로 남은 서울의 2~30%공간들을 아이와 함께 밟아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인다. 이미 밟은 7~80%의 공간들도 아이와 함께 걷는다면 더 신나겠지.

당신도 아이와 함께걷고 탐험하는 그 재미, 그런 설레임을 알고 있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유익한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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