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세대 - 누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었는가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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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작이다. 실증이 뒷받침된 세대간 불평등 분석을 통한 문제발견과 대안 제시까지 저자의 노력이 느껴진다.

특정 지위와 신분에 진입함으로써 그러한 기회를 불균등하게 부여받고, 심지어는 다른 사람의, 하급자의 노동을편취할 수 있게끔 하는 구조를 고치자는 것이다. 동시대 한국 사회의 정규직은 포커 치고 싶을 때 치는 반면, 청년들과 비정규직,프리케리아트는 하루 종일, 밤새워, 시도 때도 없이 콜이 날아올때마다 공장 기계를 돌리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 선택의권리가 20대에 치러지는 한 번의 시험으로 한 번의 취직으로 결정되는 것은, 본인을 위해서도, 사회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이러한 위험을 사회화하되 기회와 보상은 일정 정도 자유화하는 시스템은 한국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프로젝트인가? 나는 가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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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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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어느날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단편이 화제가 되었다. 우연한 경로로 그 전문을 전달받곤 단숨에 읽어 내렸다. 곧바로 메신저의 공유버튼을 눌러, 친한 친구들 특히 IT 기업에 하루 하루 '혁신'이라는 이름아래 고민이 많다 생각되던 친구에게 보냈다. 

30분 후, 속속 메신저 스크롤들이 줄달음을 치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처럼 갑자기, 준비도 없이 맞닥뜨린 장류진이란 작가의 소설이 한 권의 소설집으로 나왔다. 창비 SNS를 통해 들은 소식에 얼른 들어가 보니, 사전 서평단이라는 것이 있어 난생 처음 신청을 해 보았다. 순전히 먼저 읽고 싶은 마음이 앞서였다. 


사전 서평단으로서 받아 본 '잘 살겠습니다'는 어느 직장인이 결혼을 앞두고 마주하는 에피소드를 통해 직장내 관계망의 피상성과 경력과 스펙을 누구 못지않게 관리하며 살아온 화자의 현실재인식을 드러내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재인식은 최근들어 동년배작가들로부터 부쩍 자주 살펴볼 수 있는 흐름에 일견 부응하는 작품의 하나로 분류할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가만의 장점은 관계의 서늘함과 정서의 건조함이 잘 배합된, 소위 현장에서 정말 '굴러본'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현장성을 획득했다는 점이다.


판교라는 시공간에서 '혁신'과 '미래'라는 이름 하에 손쉽게 허용하고 자행하는 불합리를 드러낸 화제작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처럼 '잘 살겠습니다' 역시 광화문 어디쯤, 또는 테헤란 로 어디쯤에 있을 만한 오피스 빌딩에서 일어날법한 현장성이 독자를 소설 화자의 마음 어딘가로 빠르게 소환한다. 그라운드에 한복판에 서 있는 사람은 안다. 저 공이 어떻게 흘러 흘러 나에게 툭 건네질지. 그리고 공 한 번 터치하려고 수 많은 어깨싸움과 태클을 건너 뛰어야 할지를. 저 멀리 관중석과 감독 벤치에서 보이지 않는 잔디의 결과 흙냄새, 부딛친 어깨의 충격이 갈비뼈로 전해지는 느낌까지도. 우리는 일 좀 해본 '선수'의 언어를 통해 본능적으로 알아챈다. 


한편, 이 작품에는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 있기에 독자의 현실인식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심상히 여겼던 청첩장 돌리기 미션, 애자일 스크럽 미팅에 남다른 촉감을 통해 걸러진 시선이 가미되었다. 우리가 얻은 이 시선을 통해 심상한 행위는 더이상 심상하지 않은 공론의 대상으로 발전한다. 


감히 한 명의 독자로서 바라건데, 한 권, 한 권 상재해 나가는 작가의 소설을 통해 함께 그라운드에서 구르는 사람으로서 우리인식의 지평이 노동자로서의 계급정체성, 성 정체성 인식, 정치 주체로서의 인식까지 담아낼 수 있는 성찰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p.s. 어제 저녁 소설집이 도착했다. 2편의 단편만을 읽었기에 아직 6편이 남았다. 오랫만에 이번 주말이 설렌다. 하나씩 우리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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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작가와의만남님의 "<일의 기쁨과 슬픔> 작가와의 만남"

2명 신청합니다. 화제가 된 장류진 작가 단편 ‘일의 기쁨과 슬픔‘을 서로 공유한 it업계 친구와 함게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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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 일상의 신호가 알려주는 격변의 세계 경제 항해법
피파 맘그렌 지음, 조성숙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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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과 경제학을 버무려 우리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일상 신호를 읽어야 하는 이유, 위험감수와 혁신을 시도해야 하는 이유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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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어떤 측면을 보면, 우리가 ‘투약 게으름뱅이‘가 될 위험이 있음을 예견할 수 있을까? 연령, 교육 정도, 독거 여부 등이 관련 요소가 될 것이다. 인종별로 의미 있는 통계가 나올 수도 있다. 페어아이작의 연구팀은 현재 이런 데이터를들여다보는 중이다. 연구팀이 이러한 위험을 예측하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이른바 ‘처방 불이행‘이라는 제목의 숫자가 우리에게 매겨질지도 모른다. 이 숫자가큰 사람은 매일 혹은 이틀마다 병원으로부터 약을 먹으라는 전화를 받게 될 수도있다. 심지어 병원 측에서 직접 사람을 보내어 문을 두드릴지도 모른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돈이 든다. 하지만 보험회사 입장에서 보자면, 어떤 사람이 3주 동안응급실 신세를 지는 것보다는 훨씬 싸게 먹힌다.

그러나 분명한 영상을 얻으려면 고된 작업이 필요하다. 야후의 리서치팀장인 프랍하카르 라그하반은 나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데이터의 대부분은 디지털 쓰레기라고 말해주었다. 그에 의하면 쓰레기 데이터는 ‘노이즈’이며, 야후의 컴퓨터가 노이즈에 쉽게 압도될 수 있다고 한다. 라그하반의 팀에 있는 과학자 한 사람이 야후의 데이터를 검색하다가 부정확한명령을 주면 야후의 서버들은 며칠이고 이 노이즈 속을 미친 듯이 휘젓고다닐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순간에 명령에 변화를 주면 검색 속도를 3만배까지 높일 수 있다. 24시간 걸릴 작업을 3초 만에 해치운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명령만 주면 바닥 모를 데이터의 심연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거기까지 갈 수도 있다는얘기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이 무수한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들은 뛰어난 수학자들과 컴퓨터 과학자, 엔지니어들뿐이다. 이들은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비트(bit)를 기호로 바꾸는 방법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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