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바빴고, 많이 아팠고. 해가 어떻게 바꼈는지도 모르게 보내다가 나만의 시간이 찾아왔다. 우연히 알게 된 난다 출판사의 <읽어본다> 시리즈 소식을 듣고 급하게 주문을 했다. 주문을 넣고 천천히 책에 대해 알아보니 저자들의 이름들도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두 분을 제외하고는 부부인 것이 참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가 되는 것이 이번 시리즈를 통해서 그동안 내가 몰랐던 책들의 존재를 알게 된다는 것. 그것만큼 나를 설레게 하는 것도 없다. 어느 인터뷰 글을 통해 <읽어본다> 시리즈의 다음 책은 시인 남매 김민정 시인과 오은 시인의 책이라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는가 싶다. 김민정 시인, 민쟁님, 난다 김... 더더 흥해라~~~!! 늘 외치고 싶은 사람. 그녀가 만든 책들은 늘 아끼면서 읽게 된다.

 

 

 

나폴리 시리즈에 대해 언젠가 팟케스트에서 듣고 메모해 놨었는데 1월 책을 구입하면서 함께 들였다. 두 친구의 일대기적인 이야기라고 하니 기대가 되고, 누구랄것도 없이 추천을 하니 또한 기대가 된다. 하지만 너무 기대는 말자. 그냥 무심코 들어가자. 내게 반짝이는 순간을 만나기 전까지 그냥 무심코 읽어가자. 장장 네 권으로 이뤄진 그녀들의 인생이 참 궁금하다. 그녀들이여. 당신들의 인생에 푹 잠기게 나를 끌어당겨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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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6시 27분 책 읽어주는 남자
장-폴 디디에로랑 지음, 양영란 옮김 / 청미래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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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을 당시에는 어떤 책도 손에 잡히지 않던 때였다. 그럼에도 무어라도 읽어야지 하고 추천받아 읽은 책. 천천히 주인공에게 빠져들게 했던 매력이 있는 책이어서 다행히 이 책을 읽은 이후로 다시 다른 책들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우선 "책 읽어주는 남자"라는 제목에 구미가 당겼고 누구에게, 왜. 라는 질문을 가지고 책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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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큰 기대가 없는 남자, 어릴 적부터 투명인간으로 살고 싶었던 길랭 비뇰은 책을 파쇄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의 유일한 낙은 아침 출근길 지하철 보조의자에 앉아 전 날 공장에서 가져온 책의 낱장들을 하나씩 낭독하는 것이다. 같은 시간 출근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늘 같기 마련이다. 그들은 아침마다 숨을 죽이고 그의 낭독을 듣는 것이 출근길의 낙이다. 서로 연관이 없는 낱장들을 읽음에도 아랑곳없이 그들은 다음에는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를 한다. 생각만 해도 흐뭇한 광경이다. 나도 그 자리에 함께 하고픈 마음이 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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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다. 누군가가 나에게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 라는 로망을 가지고 있다. 아픈 사람들, 마음이 힘들어 자신만의 동굴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가만히 책을 읽어주고 싶다라는 마음이 늘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런 기회가 온다면 그렇게,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소통이 되고, 마음을 위로할 수 있음을 함께 경험해 보고 싶다. 그 전에 나에게 가만히 책을 읽어주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먼저 위로받아야 다른 이에게도 낭독을 통해 위로를 건넬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위로해야지 하는 어떤 기대도 없이, 그저 담담히, 그저 묵묵히... 위로는 그 사람의 몫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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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랭 비뇰은 매력적인 사람이다. 지하철에서 주운 USB 때문에 사랑이 싹튼 그녀에게 쓴 편지를 읽을 때면 내 마음도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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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덧붙이면, 얼마전부터는 희미한 색상을 생기 있게, 심각하고 근엄한 것을 덜 진지하게, 겨울을 덜 춥게, 참을 수 없는 것을 견딜 만하게, 아름다운 것을 더 아름답게, 추한 것을 덜 추하게, 요컨대 나의 삶을 좀더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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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랭 비뇰처럼 투명인간으로 살고 싶었던 사람도 낭독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아 매일을 견뎌 내었고, 그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다. 인생이란 건, 살고자 하는 자에겐 수많은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저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만 서 있다면 그 문을 만날 수도, 열 수도 없다는 것을 왠지 조금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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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문득 생각나는 길랭 비뇰, 6시 27분에 책 읽어주는 남자. 그의 삶은, 지금은 어떤 문을 통과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물론 기대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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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ㅣ 읽어본다
요조 (Yozoh) 지음 / 난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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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출판사에서 <읽어본다> 시리즈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5권 세트를 주문했다. 그 중에 처음으로 읽은 책이 요조의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서평이나 독후감이라기보다는 책일기에 가까운 내용이었고, 부담없이 읽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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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책읽기는 페미니스트, 책방관련, 소설, 문학잡지 등으로 분류할 수 있겠고 종수,라는 남자친구가 자주 등장한다. 내게는 흥미 포인트였다. 서평이나 리뷰를 쓰는 것에 부담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글쓰기에 조금은 부담을 더는 계기가 되는 책이 될 것 같다. 나부터도 이렇게 편하게 쓰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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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처럼 책 읽은 후 감상을 이렇게나 자유롭게,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적을 수도 있구나. 나도 한 번 써봐야지. 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요조의 책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더 나아가서는 난다의 <읽어본다> 시리즈의 공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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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라는 뮤지션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언뜻언뜻 느꼈던 그녀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책이어서 요조를 좋아하는 사람들,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운 책읽기가 될 것이다. 예전에 이병률 시인이 요조의 눈에 대해서 이야기 한 것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그때문인지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도 여전히 요조는 내게, 신비로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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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티는 다섯 살 - 잃어버린 시간 ㅣ 할란 엘리슨 걸작선 1
할란 엘리슨 지음, 신해경.이수현 옮김 / 아작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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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과 사랑이 있고, 치유가 있고 인간에 대한 이해가 담겨있다. 어느 사람에게서 우연히 그 내면의 진심이랄까, 따뜻한 면을 발견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신뢰가 생긴다. 그 이후로는 어떤 이야길 해도 이유가 있겠지. 하게 되는. 그런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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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길고도 묵직한 회의가 있는 날이었다. 마치고 돌아오니 기다리던 택배가 와 있다. 회의의 피로가 금세 풀린 것도 모자라 기분까지 좋아졌다. 책만 보고도 말이다. 사람만큼이나 새 책이 주는 설렘이 참 좋다. 


문학동네 시인선, 박정대 시집 <그녀에서 영원까지>, 창비에서 나온 권여선의 <안녕 주정뱅이> 이번에 동인문학상도 받았다고 하던데 친애하는 분이 극찬하는 책이어서 고민없이 주문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의 허수경<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그러고보니 3권인데도 출판사는 골고루다. 읽을 책은 많고 시간은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매일매일 읽어가다 보면 곧 읽을 수 있겠지. 기대하는 마음부터 우리의 만남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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