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싶어서 틈틈이 알아봤는데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한 군데 눈에 띄는 곳이 있어서 가입할까 하다가 도서 목록을 살펴보니 모두 자기 계발서였다. 아쉬운 마음에 직장 사람들과 해볼까, 지인들과 해볼까 하고 둘러봐도 마땅한 사람들이 없었다. 그러다 생각난 사람이 있어 전화를 했더니 너무너무 좋아하는 것이다. 그 사람은 바로, 교회에서 내가 맡고 있는 반의 고2 여학생. 나에게 늘 그 책 읽어보셨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샘 생각은 어때요? 라고 물어오던 아이였다. 책을 읽고 나누는 것에 나이가 무슨 상관일까 싶은 마음에 조심스레 물었더니 반응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아서 기뻤다. 우선 우리 둘을 주축으로 큰 툴을 정하고, 몇 몇은 강제적(?)으로 참여시키기로 했다. 


책은 우선 문학을 읽는 것으로 정했고, 기간과 형식은 이번 주일에 만나서 이야기 하기로 했는데 아이에게도 도움이 될 거 같고, 나도 함께 읽고 아이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어 잘 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참여하고 싶은 어른이 있을 수도 있고, 우리 아이의 학교 친구가 관심을 보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우리 둘이어도 좋고. 

우리 안의 깊은 생각까지 나눌 수 있는 모임이 되기를 바라지만, 우선은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 가 보자. 이로써 독서모임 고민, 끄읕.




휴가를 내어 강원도에 간 B가 사진을 보내왔다. 속초에 62년 된 서점이 있다고 해서 들렀다고. 언젠가 속초에 가면 한번은 들러야지 했던 곳인데 사진으로 만나니 반가웠다. 말로만 듣던 동아서점을 이렇게 본다며 좋아했더니, 함께 못와서 아쉽단다. 

그렇게 말해주는 것 만으로도 함께 간 것 같은 기분인 것을 그는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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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4-0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 활동을 시작하면 주변 지인들에게 독서모임을 홍보하는 영업을 해야죠. 친한 사람과 독서모임 활동에 같이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전 아직 그런 경험이 없어요. ^^

안나 2018-04-07 17:55   좋아요 0 | URL
네, 우선 틀을 좀 잡고 나서 천천히 알리려구요. 자연스레 소문이 날 것도 같구요. ^^ 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멋진(?) 독서모임에 가입하고 싶었는데 쉽지 않네요. 다음에 기회가 있길 바라면서 우선은 가까운 사람과 당장의 목마름을 해갈해 보렵니다. ^^
 

목공예 공방을 하는 친구가 확장이전을 해서 들렀더니 오면 주려고 만들어 놨다며 책골무를 주더라. 작년에 구입하려고 아무리 알아봐도 없어서 친구에게 부탁을 했었는데, 그것마저도 어찌어찌해서 선물했다고 하니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는지 오늘 세 개나 주는 것이다. 이제는 선물하지 말고 꼭 가지고 있으라는 말과 함께. 친구에게 감동을 전하러 갔다가 내가 더 큰 감동을 받았다. 덕분에 하루종일 싱글벙글~*


오랜 동료였다가 친구가 된 사람. 제발 자주 좀 보자며 꽉 안아 주던 그녀는 내가 힘들 때 늘 옆에서 힘이 되어 주던 사람이었다. 천천히 깊어져 아주 많이 사랑하게 된 사람.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새삼 감사하다. 앞으로 더욱 번창하고 잘되길 내가 두손 모아 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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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4-04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책골무가 이렇게 생겼군요. 이번에 처음으로 봅니다. ^^

안나 2018-04-04 21:39   좋아요 0 | URL
국내에서는 따로 판매하는 곳이 없더라구요. 저도 처음에 받아들고 기분이 얼마나 좋던지요. 다음에 서재 친구분들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래 봅니다. ^^
 

1,2월은 새해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시기라면 3월은 비로소 새해를 인정하는 달이라고 할까. 그렇게 새해를 인정하기 바쁘게 3월은 훌쩍 지나가고 4월에 당도하고야 만다. 무언가 손해보는 느낌인데 그 또한 별 도리가 없으니 어물쩍 넘어간다. 하지만, 내게는 독서에 있어 중요한 달이었다.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서,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깊이 고민한 달. 무언가 안으로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 드는 달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고민은 계속 되겠지만 무작정 읽지만은 않겠구나 싶어서 앞으로의 날들에 기대를 심어준 달이다. 3월이 훌쩍 지나가는 동안 필요한 고민을 했구나 싶으니 그렇게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새삼스레 고맙다. Thanks, March~*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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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기초- 좋은 문장 베껴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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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기초 - 좋은 문장 베껴 쓰는 법
조경국 지음 / 유유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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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레 쓴 내용들이 참 다정하다. 미소를 지으며 조곤조곤 얘기해주는 것만 같다. 친절한 정선씨에 이어 친절한 경국씨 되시겠다. 정성과 진심을 담은 것이 문장에서 그대로 전해져 오니 내 눈도 반달눈이 되고 만다. 필사의 기초는 기술이 아니라 책을 애정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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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31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31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리게 읽기 - 삶의 속도를 늦추는 독서의 기술
데이비드 미킥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어릴 적부터 나의 피난처는 언제나 책이었다. 많은 일과 관계에 지칠 때 책 속으로 숨어들면 그렇게 평안하고 안정될 수가 없었다. 책에 빠져들면 세상 고민은 어느새 사라지고 책 속의 인물들과 나만 존재하는 마법 같은 시간이 찾아왔다. 퇴근을 하면 나의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 책과의 데이트. 그래서 퇴근 시간이 늘 즐거운 지도 모르겠다. 그 설렘과 즐거움은 집에서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만족감과 같지 않으려나 싶다.

 

올해 들어, 모든 SNS를 떠나 다시 독서노트를 꾸준하게 써보자는 마음의 작은 변화가 생겼다. 그냥 읽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늘 아쉬웠다. SNS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은 훌쩍 가고, 독서노트를 쓰기에는 마음이 너무도 분주했다. 그렇게 결심을 한 후에, 내게도 다시 조용한 일상이 찾아왔다. 하지만 책을 빨리 읽고 독서노트를 쓰고 싶은 마음이 커지다 보니 혼자 조급해졌고, 마음만 앞섰다. 문득, 이렇게는 아니다 싶어서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다시 방향설정을 하게 되었다.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데 이렇게 급해서야 되겠나 싶은 그 때에 생각난 책이 데이비드 미킥스의 <느리게 읽기>였다. "모든 페이지는 빛이 깃들어 있다. 그 주변으로 울타리를 지어 그 빛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72쪽)는 문장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동안 내가 급하게 넘겼던 페이지들, 작품 안에서 "잠재적 거주자"가 아닌 그저 "관광객" 모드로 일관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 데이비드 미킥스는 시, 지성사, 현대 문학에 관한 교육 및 저술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고, 셰익스피어, 프로이트, 영화에서부터 현대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평론가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느리게 읽기>를 통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책을 천천히 깊게 읽었으면 하는 진심이 모든 문장에 절절이 묻어난다. 1장에서는 인터넷 세상이 느리게 읽기를 방해한다고 지적하고 2장에서는 느리게 읽기에 필요한 것들, 그리고 3장에서 본격적으로 느리게 읽기의 규칙 14가지를 여러 작품들을 예로 들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뒤이어 단편 소설, 장편 소설, 시, 희곡, 에세이 읽기를 통해 14가지 규칙을 적용하고 마무리한다.

 

14가지 규칙을 모두 다 적용해 볼 순 없지만 내가 특히 활용하고 싶은 규칙은 1규칙, "인내심을 가져라"와 규칙9, "작가의 기본 사상을 발견하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규칙12,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라."이다. 저자의 독서 수준이 높다보니 작품들을 통해 규칙을 설명할 때 분명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빨리 지나치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400쪽 남짓한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1규칙, "인내심을 가져라"를 바로 적용해서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톤 체호프의 작품에서부터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 필립 로스의 <미국의 목가>, 울프의 에세이 세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들 속에서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는 기쁨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던 덕분이기도 하다.

 

“인터넷의 끊임없는 방해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 나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느긋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책에 푹 빠질 준비를 할 수 있다. 느림, 그리고 인내는 양질의 독서를 할 수 있는 비결이다.”(43쪽) 인터넷 세상은 조용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소환한다. 시간을 들여 무언가에, 특히 책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는 가장 큰 주범이기도 하다. “책 한 권에 담긴 주장과 상상력 넘치는 문학 작품은 시간이 흘러야만 그 진가가 드러나는 법이다. 책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 내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하며, 좋은 책을 천천히 정성 들여 읽으면 언제나 그 보답이 찾아온다.”(30쪽) 라고 저자는 우리를 진지하게 설득하며 좀 더 적극적인 독자가 될 수 있도록 전략을 소개한다. 적재적소에 전문가들의 코멘트를 인용하며 나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지는 것이다,

 

내게 데이비드 미킥스의 <느리게 읽기>가 소중한 이유는 이 책을 계기로 이후에는 책을 읽는 내 태도가 조금은 변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느리게 읽기>를 읽었다고, 14가지 규칙을 익혔다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한 "얼마나 많이 읽느냐보다는 어떻게 읽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마음에 늘 염두해 둔다면 그것만큼 독서에 도움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1년에 100권 읽었어요." 가 아니라 "올해 그 작가를 깊이 알게 되어 정말 감사해요. 이제는 그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생각과 마음을 저도 알 거 같아요."라고 고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급하게 책을 읽는 나를 다잡아 세워준 책, 자주 책을 펼치고 규칙들을 음미하며 저자의 열정어린 진심을 만나고 싶다. 또한 책을 많이 읽는 분들 중에 내가 왜 책을 읽고 있지? 갑자기 의문이 드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읽을 마침맞은 때입니다."라고 말씀드리며 권해 드리고 싶다. 때를 잘못 만나면 끝까지 읽지 못하고 다시 빨리, 읽고 싶은 다른 책으로 눈을 돌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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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3-30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느리기 읽으려고 하지 않아도 읽는 속도가 느려서 느리게 읽지만, 님이 말하는 느리게 읽기와는 다른 의미란 것을 압니다. ㅎㅎㅎㅎ
어쨌든 저는 그동안 책을 읽어도 그때쁜이었는데 요즘은 메모를 하게 되었어요. 이 행동이 어떤 영향을 가져 올지 모르지만 읽는 순간 더 집중하는 행위처럼 느껴져서 좋아요. 그리고 저도 카푸치노 무지 좋아하는데 책과 카푸치노 아주 멋진 궁합이네요~~^^

안나 2018-03-30 13:12   좋아요 0 | URL
^^ 안녕하세요. 다정한 댓글 반갑습니다. 저는 글을 워낙 빨리 읽는 편이라 예전엔 그게 참 뿌듯하던데 요즘은 속도를 조금은 늦춰서 작품 안에 있는 중심만이 아니라 주변도 바라보며 여유있게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그런 의미에서 제게 필요한 책이었답니다. 사진은 지난 주일에 까페에서 찍은 건데 멋진 궁합이라시니 기분 좋은걸요. ^^

cyrus 2018-03-30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속독을 하는 편이라서 책을 읽으면서 놓친 것을 ‘독서모임’에 참석하면서 보충해요. 모임에 오신 분 중에 느리게 책을 읽는 분이 있을 거고, 그분들의 의견은 제게 많이 도움이 됩니다. ^^

안나 2018-03-30 17:4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 저도 독서모임이라도 있으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듯 한데 시간을 내어 참석하기가 여의치 않더라구요. 혼자서 자알, 읽는 방법을 이렇게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모든 책이 느리게 읽기가 통하진 않겠지만 책에 맞게 잘 적용해 봐야겠어요. 참, 서재의 다른 분들이 쓰신 리뷰도 도움이 되더라구요. 놓친 부분들을 거기에서 발견하기도 한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