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일주일 심리학 3부작
박진영 지음 / 시공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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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지혜가 뭐냐고 묻는다면

사랑하고 사랑받지 않으면 인생을 잘 살기 어려워진다는 사실과

짧은 인생을 그나마 풍성하게 살려면

돈이나 명예보다도 사람에게 가장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

 

난 대한민국 아줌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다름아닌 아줌마다. 내가 나를 보아도 그렇다. 대한민국에서 아줌마로 산다는 것은 무서워지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가정과   일, 그리고 남편의 아내로 산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많은 요구와 희생을 요구하기에 해마다 독毒해져만 가는 나를 볼 때마다 본연의 나라는 속살을 잊고, 억척스러운 껍질로 더 두꺼워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월화수목금토일, 매주 반복되는 삶 가운데 그나마 본래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으로 월요일을 시작하지만 어느샌가 다시 억척스러운 껍질에 숨은, 독기 품은 나를 만나게 되는 금요일이 돌아온다. 쌓이고 쌓여 스트레스가 퇴적층을 이루고 있는 금요일이 되어서야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심리학 일주일》의 저자 박진영은 이러한 '본래의 나'와 '껍질의 나'의 간극을  좁혀야만 풍성한 나날을 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작년에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를 통해 만났던 저자의 심리학 일주일》은 하루하루가 모여 일주일을 만들어 가듯이 하루하루의 삶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심리학 연구들을 소개하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월화수목금토일의 반복은 피로의 일상화이며 그로 인해 겪는 고통과 우울은 이제 범상한 일이다. 월요병이라 불리울 정도로 시간도 더디게 가고  피로하고 나른하게 시작하는 월요일이 어느새 일요일이 되는 나날들을 세분화하면 매 요일마다 닥치는 심리적인 문제들이 사회생활에서 맞부딪히는 변곡점임을 볼 수 있다. 

 

MONDAY

월요병 타파하기-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TUESDAY

화가 나지 않는 화요일 살기- 내 삶에 동기부여를

WEDNESDQY

중간점검이 필요한 날-왔던 길 되돌아보기

THURSDAY

삶의 목표를 재정비하는 시간-내 인생의 진정한 의미찾기

FRIDAY

주말이전 건강한 자존감 만들기-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SATURDAY

행복의 실체를 찾아서- 불공평의 세상을 공정하게

SUNDAY

행복 만들기-‘있는 그대로의 나 로 살기


월요병이라 불릴 정도로 나른한 월요일에는 새로운 에너지 충전의 날로서 주말내내 소비했을 에너지를 재충전 해야 한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의 의미는 결국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는 말의 함의를 지닌다. 살아가는 동안 인간은 '사람'과의 관계에 굉장한 노력과 에너지를 쏟는다. '타인'을 사랑하고 '타인'에게서 사랑받아야 행복을 느끼는 심리 근저根底에는   '두 개의 자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 둘을 사적자아(본래의 나)와 공적자아(껍질을 쓴 나)로 분류했는데 우울과 스트레스라는 문제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두 자아의 간극이 심하게 벌어져 있을 때 발생한다. 이때 사회적 자아인 '공적자아'가 일반적인 '포장' 수준에서 벗어나 내 모습과는 아주 달라져버리면, 그것은 마음의 고통을 넘어서 객관적 수행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이 두 자아의 간극을 최대한 좁히며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은 본래의 '나'를 사랑하려 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월요일에는 생각을 조절하고 자기를 통제하며 감정을 다스리는 '자기통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일주일을 시작하며  동기부여를 해야 하는 화요일, 일주일의 중간인 수요일에 와서는 왔던 길을 되돌아보는 점검의 날로 목요일에는 인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떠올려보는 시간을, 금요일에는 돌아오는 주말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마음준비를 토요일에는 행복의 실체를 찾아, 일요일에는 있는 그대로, 본연의 모습을 찾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의 삶을 이루는 궁극적인 목표는 어쩌면 '타인'과 어려움없이 잘 지내는, 원만한 인간관계라 할 수 있다. 행복의 원천 또한 타인으로부터, 타인에게서 흘러나온다.  


수많은 사람과의 만남에서 상처받고 그 상처로 아파하는 것, 나이가 들면 이런 고민에서 해방되는 줄 알았는데 여전히 사람과의 만남은 가슴에 생채기를 남기곤 한다. 누군가를 향한 미움으로 나날을 보내며 나 자신을 한동안 외로움과 고독의 프레임에 가두어 버린 적도 있었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간관계로 인해 고통의 나날을 보낸 적도 있었다. 그러나, 살아가는 의미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짜내는 진액들로 이루어져 있다. 삶의 진액은 타인과 지지고 볶고 짜내면 짜낼수록 진해진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덜 상처받고 나 자신을 가장 나 답게 할 수 있기 위해서 하루하루로 이루어져 있는 일주일을 '잘' 보낼 수 있는 '자아 사용설명서'로 읽기에는 그만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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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4 15: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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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4 17: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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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5 - 고국원왕, 백성의 왕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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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황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궁중암투와 지배자와 피지배자간의 입장 차이를 보는 것은 역사소설에서나 가능하다. 이러한 군주와 신하의 도리(君臣有義)를 통하여 인간의 도리가 무엇인지를 되새겨주는 지혜의 샘물인 역사소설은 무한한 시간에 비해서는 너무도 짧은 우리의 삶에서 진리를 퍼 올리는 우물이다. 고려의 궁녀가 원나라의 황후가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개인의 삶을 통해 들여다보는  애국과 애민정신은 지혜공작소와 같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져준다.  같은 이유로 김진명의 《고구려》 시리즈를 좋아한다. 시리즈가 나올때마다 기대이상의 벅참을 선사하며 가슴이 뛰는 경험을 하였지만  고구려 5권의 고국원왕에 와서는 긴장감이 다소 주춤한다. 4권까지의 주인공들이 워낙 개성들이 강한 캐릭터들이였고 패기 넘치던 일기당천의 군주였던 을불의 퇴장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 줄 정도의 인물이  5권에는 등장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사상 가장 비참했다던 왕의 모습은 을불의 자식이 맞나 싶을 정도로 비굴의 극치를 이루기도 한다. 나 역시 이럴진대  영토확장이 곧 나라의 생존이유이자 흥망성쇠를 좌우했던 고대사회에서 영토확장은커녕  화친을 이유로 백기를 아무렇지 않게 들며  적에게 서슴없이 무릎을 끓는 왕이라면, 가장 비참한 왕이라 기록된 역사의 기록이 결코 지나치지 않은 평이다.

 

 4권에서  

지리상 요충지였던 낙랑을 두고 두뇌싸움을 벌이던 다섯 재사(최비,문호,원목중걸,창조리,아영)가 퇴장한 후의 고구려의 운명은 태자에게 달려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을불과 아영이 고구려의 위상을 높이는데 생을 바쳤던 것처럼 자신들을 대신하여 고구려를 드넓은 초원의 최강자로 만들어 줄 운명의 주인공의 선택에 따라 고구려의 미래가 달려있다.   태자 사유의 문文, 태자 무의 무 武 사이에서  갈등하던 미천왕( 을불)과 아영의 선택은 모두가 생각했던 태자 무가 아니라, 사유의 문文이었다. 을불은 고구려의 태자로서는 어느 면으로 보아도 유약하였던 사유가  낙랑대전이후 겨우 살아남았던 국경의 한 마을에서 아픈이들을 보살펴주는 모습을 보며 고구려의 평화를 위해 사유를 선택하였다. 광활한 초원위의 드높았던 고구려의 기상이 사유로 인해서 하루아침에 꺾일 줄은  꿈에도 몰랐던 미천왕은 자신의 나라를 그렇게 물려주었다. 오로지 백성의 평화를 위해서.. 

 

 

다 묶지 못한 매듭

고구려 여인 아영에 의해 모용부가 패망하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았던 모용황은 고구려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갈며 주변의 부족들을 복속하며 영역을 넓혀가며 화려의 극치를 이루는 극성을 증축한다. 아버지 모용외보다 더 잔인하고 더 용맹한 장수 모용황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서서히 고구려의 목을 조르는데  고구려의 복수만이 처음이자 끝인 삶이다.

그러나, 손바닥도 부딪혀야 소리가 나는 법.

이 아비는 결코 전쟁을 물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왕이 되자마자 천하를 전쟁없이 행복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불태우던 태왕 사유는 국경에 근접한 마을의 백성들이 모용황에 의해  수백 구의 시체로 변하여도 꿈쩍하지 않는다. 모용황의 끊임없는 도발에 전쟁을 불사하는 신하들에게 오히려  적국 모용부에 화친의 사신을 보내라는 명을 내리는 사유.  아버지 을불이 쌓아올렸던 태왕의 권위와 권력앞에 무조건적인 복종의 모습을 보였던 신하들 역시 을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태왕에 실망을 금치 못하고 ,  화친을 위해 모용부에 간 사신들은 모진 매질을 당한 채 돌아오는 것이 태반이다분노로 끓어오르는 조정 신료들의  출병요구에도 화친을 주장한다. 온갖 항의와 반대를 무릅쓰고 감행하는 모용부의 사신을 자처하는 이가 없자 미천왕 을불과 함께 천하를 호령하던  태후 아영이 모용부로 떠난다.

 

그러나, 아영이 누구던가. 천하의 다섯 재사중의 한 명이며, 모용외가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면서까지 사랑했던 여인이며 을불을 고구려 태왕으로 만들었던 여인이 아니던가. 아영은 사유에게 사신을 가장하여 모용부를 없애기 위해 떠난 길이다. 모용부와 얽혀있던 인연의 중심이자, 모용부와의 뿌리깊은 은원관계는 바로 아영으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스스로 결자해지의 길을 떠나던 차였다. 과거 모용외에게서 받았던  일기당천 천하무쌍 모용외라 쓰여 있는 낡은 깃발은 아영과 모용부 사이,  미처 다 맺지 못한 매듭이었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천군만마와 같던 왕제 무의 군대가 있었다. 아영은 신묘한 계책으로 모용황의 형제인 평곽의 모용인을 이용하여 숙적 모용부와의 마지막 방점을 찍으려던 순간 백색 깃발을 들고 나타난 사유로 인해 저지당한다. 아영의 계책에 재를 뿌린 것도 모자라  화상을 입고 겨우 목숨만 붙어있던 모용황에게 엎드려  사죄하는 사유의 행동에 울화와 분노를 삭히지 못한 태후 아영은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 북전으로 유폐한다.

모두가 틀렸습니다. 저 아이가 틀렸고, 저 아이를 선택한 당신이 틀렸고,

당신을 선택한 제가 틀렸습니다.’

이에  사유는 거의 백여 개에 달하는 축성을 쌓으라고 지시를 내린다.  수많은 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집과 아집으로 똘똘 뭉쳐 있는 태왕 사유는 전쟁을 피해 두터운 성벽 뒤에 몸을 숨기고는 평화를 외치는 비겁하고 나약한 군주이며 고구려 왕 중 가장 굴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고구려와 사유에게는 구부가 있었다. 을불과 아영이 꿈꾸었던 나라는 비록 사유에게서 이루지는 못하였지만  다음 대인 구부에 의해서 이루어질 것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구부는 바로 법치의 군주 소수림왕이니까. 고구려 시리즈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면  짧디 짧은 인간의 생에서  세대를 이어져 내려가 역사를 이루고 그 역사안에서 인간의 소명이 어떻게 완성되는가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구부의 소  

모용부와의 전면전에서도 굴욕으로 일삼던 군주 사유의 면모는 아들 구부의 '농부와 소'에서 다시 재점화된다. 죽어있는 농부(주인)의 옆에서 피골이 상접하도록 야윈 소가 주인곁에서 같이 죽어가는 모습을 본 구부는 군주와 백성의 이해관계를 통해 백제의 부여구, 모용부의 모용황, 고구려의 사유가 어떠한 군주인지를 반추한다. 군주는 곧 농부의 오마주이며 소는 곧 백성의 오마주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농부와 소에 대한 관점이  곧 군주의  통치이념과 연결되어진다는 것이다. 백제의 부여구는 선택받은 이들만이 꿈과 의지를 가질 수 있으며, 소는 그저 농부의 꿈과의지를 도와줄 뿐이라고 하듯이 부여구는 군주가 지녀할 도리를 강조하였고, 모용부의 모용황이 농부의 채찍이 소를 복종하게 한 것으로 보는 시각은 모용황의 권력을,  고구려의 사유는 소를 남겨두고 죽은 농부가 나쁘다는 대답을 통해 군주의 도리를 백성을 돌보는 데에 있다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군주들의 통치이념들을 통해 구부가 선택한 덕목은  '법치'라는 덕목이었다.

 

 거시적인 관점의 역사서는 흐름과 사건이 중요 뼈대이지만, 미시적인 관점의 역사서는 개인에 대한 이해가 중요 뼈대이자 기본 틀이다. 과거 역사의 흐름 안에서 개인을 이해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길 때 비로소 과거가 현재의 거울이 될 수 있다. 역사서의 미세한 움직임에 불과하였던 역사인물의 재조명은 이 미세한 개인이 역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가를 살펴볼 수 있는 단초가 된다. 역사소설은 그래서 중요한 미래의 거울이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과 사건안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개인(군주)의 삶을 맞물려 고구려라는 거대한 톱니바퀴를 굴리는 김진명 작가의 5권은 사유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정복전쟁이 주춤하면서 역대 가장 비참한 왕으로 기록되었던 고국원왕의 시대를 재조명하며 개인(사유)에 대한 화해와 이해의 역사를 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천하의 패자로 군림하던 모용부의 연나라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지만 시종일관 굴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건재한 고국원왕의 고구려는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살았던 백성들이 있었음을 말한다. 김진명은 사유를 통해서 역사서에서 알려주지 않는 한 사람의 지혜가 역사를 떠받치는 동력이 되고 있음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백성과 신하, 심지어 낳아준 어미마저도 사유에게 등을 돌렸지만, 기라성 같은 패자들의  명멸하던 시대에  어쩌면 사유의 온건책으로 인하여 후대의 고구려가 강성해질 수 있는 힘이 고국원왕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었을까. 어쩌면 그것이 사유의 운명이자, 고구려의 운명이며 미천왕이 바라마지 않았던 고구려의 미래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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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2 14: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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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2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젤롯 - “예수는 정치적 혁명가였다” 20년간의 연구로 복원한 인간 예수를 만나다
레자 아슬란 지음, 민경식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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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세상을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여도 확실히 세상은 재미있어 진다. 역사에는 지구가 네모인 줄만 알았던 적도 있었고  숫자 0이 존재한다고 말했다가 사형을 당했던 수학자들도 있다. 역사는 우리에게 과거와 현재를 크로싱하여 진리를 깨우쳐주는 위대한 소산물이다. 시대를 관찰하고 입증하며 과거의 사건을 비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역사. 그 역사 안에서 나사렛 예수를 찾아낸 여정이 이 책 《젤롯》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란 혁명 때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에 심취하였다가 이슬람교로 개종한 종교학자이다.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하여 예수의 시대를 관찰하고 입증하는 방법으로 예수에게 덮여있는 신학의 수건을 걷어내고  '인간' 예수, 즉 나사렛 예수의 삶에 대한 새로운 조명을 시도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성서를 종교가 아닌 학문으로 볼 수 있도록 하며 과거  복음주의 기독교가  기반으로 하고 있는 축자영감설(축자영감설을 지지하는 이들은 성서의 원본이 문자적으로 오류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성서의 문자적 해석을 최선의 해석으로 보거나 성서내용을 과학적 사실이나 역사적 사실이라고 해석한다.)성서무오설(성서에는 오류가 없다)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에 의의를 제기한다. 종교학자인 저자는 예수를 복음주의 기독교의 기반으로서가 아닌 학자로서 나사렛 예수의 역동적인 삶에 다가갈수록 인간 예수이자 당시 로마 제국의 잔혹한 압제에 저항한 혁명가의 예수를 역사에서 불러내었다. 

 

 

 

 

 신화와 현실이 구분되지 않은 시대 

 

저자가 주목한 것은 신약의 기자들- 마태, 마가, 누가,요한, 바울,야고보-에 의한  예수님의 기록에 대한 해석을 새롭게 한다. 저자는 예수의 시대, 지금으로부터 이천년 전의 고대 사회에서는 신화와 현실이 구분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영웅이야기의 사실 관계 자체는 거짓이지만, 그 밑에 깔려 있는 메시지는 참된 것으로 인지했음에 주목한다. 예를 들면  동정녀 마리아의 수태고지라는 신화를 만들어낸 성서의 진실은 지도상에서는 표시조차 되어 있지 않은 가난한 마을 나사렛에서 태어난 유대인 목수의 아들이라는 예수의 출생의 진실을, 신약 기자들이 밝히는 예수 탄생 비화(헤롯의 대학살을 피해 피난 중 베들레헴이라는 마굿간에서 태어난 기록)는 역사적으로 불가능한 일임을 짚어낸다.  저자는 신약성서의 기자들이 실제 일어난 역사적 배경과의 차이점을 구약에서 예언하였던 구세주라는 신학적 메시지를 덧씌우는 하나의 신학적 장치로 설명한다. 가난한 유대인 청년이었던 예수에게 신화적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배경은 예루살렘의 역사를 통해 밝히고 있다. 당시 로마의 억압에 저항하여 똘똘 뭉쳤던 젤롯이라는 혁명당들에 대한 로마의 보복으로 예루살렘은 초토화되었고 이에 뿔뿔히 흩어지게 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는 강한 유대감이 형성되었는데 그 구심점의 역할을 한 것이 예수의 십자가 처형이후, 예루살렘을 근거지로 한 복음전파였다. 예수를 신격화한 결정적인 역할은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었다.  

  로마의 압제에서 유대인들을 해방시키려다가 실패한 인물이 아닌, 이 땅의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 천상적인 존재가 된 것이다.

굉장히 혁명적인 책이다. 예수를 성서나 종교의 이미지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재조명이라는 자체는 무척이나 혁명적이다. 특히 저자가 말하였듯 지나치게 신비주의와 근본주의(무조건적인 믿음)에 빠져 있는 우리나라 교회 종교지도자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책일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을 조금만 다르게 보아도 전혀 다른 세상이 되는 것처럼, (다만, 논픽션치고는 추측이 많다는 것이 조금은 불편함으로 남지만) 신비주의를 걷어낸 인간 예수의 모습은 예상외로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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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4-03-31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준히 한결같이 읽고 쓰고~ 드림님 본받아야되는데^^ 봄날 화사하게 보내고 계시겠죠.

드림모노로그 2014-04-02 09:32   좋아요 0 | URL
와~ 프레이야님 ,....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작년부터 일이 워낙 바뻐져서 이웃방문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어서...
온라인 이웃님들께는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네요...
그래도 작년에 비해서는 많이 줄었습니다 하하 ~
언제나 고우신 ,,, 프레이야님도 아름다운 계절과 함께 활짝 피셨겠지요 ㅎㅎ^^
늘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오늘도 화이팅 !!
 
사진관집 이층 창비시선 370
신경림 지음 / 창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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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시집이 이렇게 슬펐던가. 읽고 있자니 가슴 한켠에 흑백 추억이 켜켜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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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 당당한 나를 위한 관계의 심리학
크리스토프 앙드레 & 파트릭 레제롱 지음, 유정애 옮김 / 민음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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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크리스토프 앙드레와 직장 스트레스 전문가로 알려진 인지 심리학자 파트릭 레제롱이 저술한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이 책은 일상적이도 단순한 사회 불안이 심각한 사회 공포증을 일으키게 되기까지의 원인과 구조를 다양한 연구사례들을 통하여 살펴본 후 이를 극복하는 방법과 치료방법까지 제시한다. 미국에서는 1998년 이후로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성인의 비율이 400퍼센트가 증가하였다고 하고 우리나라 역시도 우울증 환자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보아 우울과 스트레스, 사회불안은 세계적인 유행병이라 부를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러 있는 듯하다. 저자들은 사회 불안을 일으키는 상황을 네 가지의 범주로 분류하고 있는데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보았던 상황이라 리뷰에 참고자료로 남겨놓았다. 자료를 옮기면서 현재 나는 어떤 상황에 두려움을 느끼는가 생각해보니  요즘들어 '의견을 제시하고 자신의 관점을 관철하기'에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바로 '타인과의 관계맺기'의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사회 불안을 유발하는 네 가지 상황

상황

사례

상황에 전제되는 요구

두려움

다른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무 완수하기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거나 낭독하기,

구술시험이나 면접에 참여하기

능력이 있거나

그렇게 보여야 한다.

당황하지 않을까.

실수하지 않을까. 나쁜 이미지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비공식적이고 피상적인 대화하기

모르는 사람과 인사하기. 이웃, 상인과 가벼운 대화하기.

감정을 표현하기

대화를 나눌 만한 흥미로운 소재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재미없는 사람이거나 대화가 끊기거나 답할 말이 없으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의견을 제시하고 자신의 관점을 관철하기

의견 내기, 이의 제기하기,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자신감 있어 보여야 하고, 의견을 관철시켜야 한다.

실패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공격성을 유발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일상적인 행동이 관찰되는 것을 받아들이기

누군가의 시선 아래 걷고 운전하고 일하기

편하고 자연스러워 보여야 한다

자신의 감정과 불편함이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Part 1 누군가의 시선이 불편한 순간 
Part 2 불안의 네 가지 심리 
Part 3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Part 4 타인에 대한 두려움과 맞서는 법

책은 총 4 part로 나누어져 있고 1장과 2장에서 사회 불안의 원인과 구조를 살펴본 후, 3장에서는   사회적 상황에 지장을 주는 사회 불안 환자들을 집중탐구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회불안 환자들에게 보이는  '날카로운 자의식'에 대한 설명이 무척 흥미로왔다.  

 

사회 불안 환자들은 영화 속 상상의 세계에 있는 희생자와 같다. 즉 그들은 타인의 눈을 통해서 보는 것처럼 자신의 몇몇 이미지에 번번히 사로잡혀 있다. 사회 불안증에 있는 사람들은 타인의 눈을 통해 자신을 보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관점으로 장면을 영상화한다. 사회 불안이 심한 사람들의 자신감이 낮은 원인은, 다른 사람이 그들을 보는 한심한 시선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보는 데에도 있다.

 

사회 불안이 심한 사람들의 불안의 기원은 바로 '자의식'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4장 '타인에 대한 두려움과 맞서는 법'에서는 사회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각 심리별로 치료방법을 조언해 준다. 저자들은 사회 불안 심리가 심각한 사회 공포증으로 정착하게 되는 시기를 청소년기로 보았으며 수줍음이 많은 자녀에게  불안 심리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방법을 여러가지 도표로 볼 수 있다. 수줍음이 심한 자녀를 둔 부모들이 참고자료로 읽어보기에 좋은 자료들이다.  세네카가 사람들의 고통은 현실보다 상상에 의해 기인한다고 하였듯이 불안의 기원은 상상이 주는 '두려움'이다. 사회 불안이 심한 환자들이 상상의 이미지에 고통받고 괴로워 하는 것처럼 모든 불안은 실체 없는 두려움에서부터 온다. 삶에서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것이 비록 시시때때로 '그때그때 다르게' 찾아올지라도 '나'를 가장 나답게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할 때에 비로소 우리에게는 두려움 없는 진짜 삶이 시작된다. 두려움이 주는 상상으로 고통스러워 하며 살아가거나 현실과 온 몸으로 부딪혀 살아가거나 선택은 언제나 '나'인 것이다.

모든 개인이 타인과 잘 어울리고 잘 살도록 돕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을 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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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모노로그 2014-04-0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안녕하세요 june님 ~
바쁜 일상다반사로 ㅋㅋ 이제서야 댓글을 보았습니다.
서론, 본론 다 제쳐두고
어떠한 책을 읽던지 간에 텍스트와 자아가 만났을 때 경험하게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때 객관적인 텍스트는 책을 읽는 독자에 의해서 주관적인 경험으로 변하게 됩니다.
책의 목적이 어찌되었든 간에 그것을 경험하는 것은 바로 독자의 몫이 아닐까요.^^
마지막 글귀에 대한 답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정말 봄인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계절과 함께 즐거운 시간들 되세요 *^^*~
방문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