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 풍경과 함께 한 스케치 여행
이장희 글.그림 / 지식노마드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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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것들을 보라.

사랑하라.

놓지 마라.

-더글러스 딘

 

서울을 떠나 온지가 얼추 십년이 되어간다. 서울, 익숙한 도시이지만 낯설기도 한 도시를 스케치하여 오랜 역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름다운 책을 만났다. 누구라도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를 읽는다면 서울의 다른 모습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 역시 서울에 살 동안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면서 오랜만에 과거의 기억속을 더듬어 보게 되었다.

 

나는 심각한 길치다. 뇌의 어느 부분에서 방향감각을 상실한 것인지는 몰라도 심각한 길치이기 때문에 집과 회사, 집과 학교 외에 다른 곳을 가는 것을 무척 공포스러워 했던 기억이 있다. 일례로 명동에 십수년을 출퇴근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마다 명동의 지하도를 매일같이 헤맸었으니...작년에 간만에 서울에 가는 길이 있어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는데 이제는 길치가 아닌가부다 했는데 웬걸 ? 지하철을 반대편에서 타서 한참을 돌아야했다. 다행히  2호선이 순환선이니 망정이지 ... 그때 지하철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풍경들로 인해 지루한줄은 몰랐으나  서울의 변화된 모습이 무척 생경한 느낌으로 다가왔었다.  여전히 서울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책이 무척 재미있는 것은 역사와 함께한 이야기 때문이다. 서울 하면 먼저 떠오르는 곳 광화문을 시작하여 경북궁의 이름을 지은이가 개국공신 정도전이라는 사실과 함께 태조를 추억하는 장면이 무척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여기서  정도전에 관한  이야기는 수진궁에서 다시 나오는데 그림도 익살스럽지만 한시대를 풍미하며 조선 개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그의 행적들이  이방원에 의해 흔적조차 없어졌으니 사람의 운명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다.그러나 후에 정도전이 살았던 집터가 수진궁이 되어  예종의 둘째아들 제안대군이 살게 되면서  제안대군이 여성기피증으로 인해 결국 장가를 가지 못하고 죽자 그가 몽달귀신이 되어 떠도는 소문으로 수진궁은 한때 공포의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수진궁이 있던 자리의 어느 까페에 앉아 스케치한 그림. 몽달귀신이 보이죠 ^^ )

 



 대오서점 내부 종로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낭만에 취해 눈오는 날 명동성당을 거닐어 보는게 꿈어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눈오는 날 크리스마스이브에 명동성당에 가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가본 사람은 다 안다. 넘쳐나는 인파로 인해 낭만은 찾을 수 없고 그저 시끄럽고 번잡스러움에 질려버리는 건 고사하고 깔려 죽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왜 난 바보처럼 그런 곳들만 다녔을까? 책에서 소개해주는 멋진 곳들은 가보지도 못한 채 서울은 언제나 번잡하고 복잡한 곳이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정말 좋은 곳, 서울의 구석구석을 돌아봐야겠다.



이순신 장군이 있는 광화문 광장 , 세계에서 손꼽을 만큼 넓은 도로, 세종로도 거닐어보고 종각 사거리에 있는 보신각 종도 조금 더 봐둘걸 하는 후회가 밀려 오기도 한다. 늘 여유없이 앞만 보며 걸었던  내 서울생활을 돌아보며 지금 알았던 것을 그때도 알았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을.... 그 땐 왜 서울을 사랑하지 못했을까.서울이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였다는 것을!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안에는 역사이야기와 함께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도 세세하게 나와있다. 서울의 건물들이 보여주는 고풍스러움과 웅장함의 모습들을 삽화로 그려주고 있어 보는 재미와 읽는 재미 두가지를 모두 충족해준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담고 있는 도시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서정적인 스케치를 통해 표현해내고 있어 그림과 이야기 모든 것이  너무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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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저노믹스 - 융합경제, 제4의 물결
이상문 & 데이비드 L. 올슨 지음, 임성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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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문명평론가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사용한 용어인  제3의 물결은 농헙혁명에 의한 제1의 물결, 산업혁명에 의한 제2의 물결이라는 대변혁의 물결을 경험했고 현재 제3의 물결에 의한 새로운 변혁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 것이 불과 몇년전이었는데 <컨버저노믹스>의 저자 이상문박사는 우리가 현재  제 4의 물결, 즉 융합이라는 거대한 흐름속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은 일렉트로닉스 혁명 등 고도의 과학기술에 지탱하여 반산업주의의 성격을 가지고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성이 넘치는 문명을 만들어 내는 파도가 될 가능성이 강하다고 서술하고 있었다. 현대사회는 앨빈 토플러가 주창한 제3의 물결 즉, 과학기술 및 정보화 시대를 넘어 제4의 물결인 융합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컨버저노믹스>는 글로벌 경제의 역동성을 조명한 미래학 연구의 성과이다. 경영학 석학인 이상문 박사와 데이브드 올슨박사는 철저한 연구와 분석적 실례를 토대로 자신들의 이론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설명하고 있다.

 

세계가 디지털화 되면서 개인의 삶과 기업에 가져온 막대한 변화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으며 경험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론도 꾸준히 발표되어 왔다. 컴퓨터가 독립적인 개체 혹은 기기라기보다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네트워크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표면에 드러나지 않지만 평균연령, 교육, 경제적 수준 등 인구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실태적 변화로서 최근의 사회적, 정치적,경제적,정치적 변화를 이끄는 또 다른 흐름이 존재하고 있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변화로서 선진국의 노령화 현상이 나타남과 동시에 젊은 세대는 축소되고 있다. 변화의 흐름과 함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산업구조가 크게 달라진 점도 간과할 수 없으며 경제의 핵심이 농업에서 제조업을 거쳐 지식집약적인 서비스업으로 이동해 왔다. 또한 지구 온난화와 오염으로 인한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도 전 지구적인 과제로 떠올랐다.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주요요인은 문화이다.

 문화적 충돌은 종종 국지적 전쟁 테러, 종교적 반목 등의 지역 분쟁을 부르기도 한다. 이런 경향들은 글로벌 경제에 다양한 차원의 영향을 미치는 메가트렌드이다.

 융합혁명은 전 세계가 직면한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있다.기술,조직,산업,인적자원의 융합은 새로운 형태의 협력,  오픈소스 참여, 신기술, 신제품,나아가 사이보그 생산까지 가능하게 한다. 또한 정보통신기술, 나노기술,생명공학, 신경과학등 많은 이종기술들이 새로운 제품, 서비스,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융합의 흐름은 소비재 개발뿐 아니라 기술 분야에서도 일어난다.

 

융합을 일반적으로 정의 내리자면, 어떠한 물건이나 아이디어를 새로운 목적을 위해 결합하여 시너지를 일으키는 작용이다.융합경제는 융합혁명으로 촉발된 새로운 기업 환경을 의미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닥쳐 온 위기와 새로운 차원의 기회 즉, '융합의 소용돌이 '를 일으키는 메가트렌드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기 위함이다. 



위의 그림은 경영혁신 분야에서 여러 단계에 걸쳐 발생한 융합을 확인할 수 있다.

 

선진국의 경제를 주도하는 힘은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그리고 제조업에서 지식집약적인 서비스업으로 전환을 거듭했고, 경제의 초점도 국가 경제에서 지역 경제로 다시 지역 경제에서 규모와 범위의 전문성과 융합의 경제로 변화해 왔다. 또한 혁신전략의 초점은 기존 역량의 점진적 최적화에서 새로운 역량의 탐구로 변화하였다.미래의 융합은 프로세스의 혁신, 상품과 서비스 개발, 고객가치의 개발,고객기반 창조 등 가치사슬 내의 핵심 활동을 크게 향상시킬 전망이며, 산업 전체의 가치사슬을 발전시킬 것이다. -p90-

 

융합의 흐름을 보며 우리 사회의 나아갈 점에 대한 예시를 책에서는 여러 방면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컴퓨터과학자 커즈웨일은 인류사회가 3가지의 혁명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본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미래에 직면한다고 말한다. 그 3가지 혁명이란 유전학, 나노 기술, 로봇공학을 지칭하는데 이 모든 것의 핵심이 융합에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2040년대에는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력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하는데 왠지 SF영화에서 보아 오던 로봇의 세상이 머지 않은 우리의 미래에 있다하니 긍정적인 측면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제 4의 물결, 융합의 물결흐름 속에 있다는 것이다.

 

융합의 가장 좋은 예로 스마트폰이다. 몇년전 말로만 듣던 유비쿼터스가 이루어진것이다. 휴대전화 네트워크가 기존의 유선 네트워트에 총합되며 진화된 것으로 인터넷전화라는 기술과의 융합을 거치며 지속되었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융합은 인류의 창의력과 적응력의 산물이다. 우리는 새로운 융합의 물결 속에 살고 있다. 이 융합의 물결은 컴포넌트/제품 융합, 기능의 융합, 조직의 융합, 기술의 융합, 산업의 융합, 오픈소스 융합, 생물학과 인공 시스템의 융합을 다음과 같이 그림의 표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융합경제라는 흥미롭고 역동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고 저자는 말하지만 우리 시대는 위에서 말했듯 글로벌과 디지털화로 인한 파생되는 많은 문제 또한 안고 가야한다. 한정된 자원의 문제, 물부족으로 인한 위기, 환경 오염문제, 지구촌의 고령화, 기계화에 따른 실업률, 등등 많은 문제들 앞에서 융합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2040년엔 바야흐로 로봇의 시대 예견헸다고 해서 우리에게 다가온 위기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삶이 윤택해지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컨버저노믹스]는 날카로운 경제분석과 더불어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이 인류 사회가  과연 어디까지 흘러왔으며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거시적인 안목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기업인과 경영인에게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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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강의 신비
손현철 글.사진 / 민음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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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강과 모래톱을 잘 봐 두세요. 결코 다시 보지 못하게 될 테니까요."

 

4대강 정비 사업(약칭, 4대강 사업은 2008년 하반기부터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뉴딜,녹색 뉴딜 사업이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에 2012년까지 총 14조 원을 투입해 노후 제방 보강과 하천 생태계 복원, 중소 규모 댐 및 홍수 조절지 건설, 하천 주변 자전거길 조성, 친환경 보(洑) 설치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으로 시작되었다.

 

우리는 어렸을 적 모래를 가지고 놀았다.두꺼비에게 헌집줄게 새집달라는 노래를 하던 시절이 있었고 모래에  발담그며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 정부는 모래와의 싸움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바로 4대강 사업이란 미명아래...

 

예로부터 모래는 부질없음과 허무함의 표상으로 아주 하찮은 대우를 받아왔다. 더더군다나 2009년 한반도의 미래는 더더욱 큰 골칫거리로 떠오른다. 4대강 사업을 살리기 위해서 제거해야 할 대상 1순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하찮은 모래에 대해서 진정한 모래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되는 책이 나왔다. 바로 <모래강의 신비>이다. 그 하찮은 모래가 생태계, 특히 하천에서 모래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지에  대해서 옛선인들의 글과 자료를 통해 저자는 모래가 한반도의 기원이자 기틀이 되어왔음을 말해준다.

 

모래는 자연 수질 정화필터다.

저자는 자료를 통해 우리 강의  수질이 깨끗한 이유는 모래의 오염 물질 제거 기능, 자연 정수 기능 때문이라고 말하며  모래톱이 한반도의 중요한 지형이며 생태적, 문화적으로 모두 소중한 삶의 터전이라는 것을, 우리가 그 남아 있는 모래의 강을 마지막으로 목격하고 증언할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는 것과 함께 모래강 순례를 시작한다.

 

하천 형태학, 지질학에서 모래톱의 사전적 정의는 "하천이 흐르면서 운반된 토사가 퇴적돼 강바닥보다 높아진  지형." 이다.





마른 갈대는 저녁 모래톱에 바스락거리고

기러기 떼는 가을 하늘을 가로질러 나누나

-서거정 [사가시집] 59권 중에서 -

 



 

한반도 모래강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내성천은 낙동강의 지류로,

경상북도 봉화군, 영주시, 예천군을 관통하며 흐른다.

총 110킬로미터의 여정을 거치며 1800제곱킬로미터의 유역에서

끊임없이 토사를 공급받아 모래의 강으로 탈바꿈한다.





내성천은 강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걸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강이자, 한반도의 표정이 가장 다양한 강이다. 시시각각 모래의 등을 따라 갈라진 물결이 흐르는 곳, 장마철과 집중호우기간을 빼면 모래가 물보다 더 많은 사막의 물줄기, 모래강의 대명사,내성천.

 

영국,독일,프랑스, 네덜란드 같은 유럽 선진국들은 강바닥을 준설했을 때 생태에 미치는 악영향, 즉 하도를 침식시키고 교각 등 구조물을 위험에 빠드린다는 것, 수질이 나빠지고 주변 지하수가 고갈된다는 것 등을 경험적으로 체득했다. 책에는 그런 과정들을 실제 사고들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있다.

 

모래에서 싹이 날까? 로 시작했던 저자의 이야기는 모래에서는 싹이 난다라는 말을 끝으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모래는 생명의 시작과 함께 우리네 조상들이 모래톱을 일궈 논밭을 만들어왔으며 그 위에 서원과 정자를 지어 학문을 닦았음을, 물을 머금고 있는 모래는 생명을 가져왔음을 , 모래가 물과 바람을 타고 내려와 지상 곳곳에 자신의 진지를 만드는 것처럼 우리의 한반도는 모래강이라는 생명을 품고 흘러 왔음을 말해준다.

 

한반도의 모래와 모래강은 위기에 처해 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이란 미명아래 행해지는 것들은 결코 이길 수 없는 무모한 도전, 패배로 끝날 수 없는 우둔한 행동이라 봐야 한다. 모래의 무한한 생명력을 무시한 결과는 아주 먼 훗날에나 확인이 가능할 터이지만 우리 세대는 아마도 4대강 사업을 방관한 책임을 다음 세대들에게 들을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살 곳의 모래를 파내서 환경을 파괴한 동참자가 된 것이다. 그것은 모래가 주는 생명의 의미를 모른 채 살았던 잘못이기도 하다.<모래강의 신비>는 환경과 직면하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깨닫게 해주면서도 모래강을 통하여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모래가 가진 생태학적 의미와 함께 문학적인 접근과 더불어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환경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모래강과 모래톱을 보는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가슴이 아프기도 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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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스타 이모탈 시리즈 5
앨리슨 노엘 지음, 김은경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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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한다면 모든 일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거야." 

 

 

4권에서 주드가 로만의 명치인 챠크라를 건드리는 바람에 로만이 섀도우랜드로 영영 사라져버리는 동시에 에버와 데이먼의 해독제가 깨지며  로만의 셔츠에  흘러내린다.   에버는 로만의  마법을 영원히 풀 수 없게 되버린 것에 절망하고  주드와 에버가 로만을 죽이는 장면을 보게 된  헤이븐은 모든 원망과 저주를 에버에게 퍼붓는다.

 

5권의 이야기의 중심은 기억이란 것이 사람을 움직이는 매커니즘의 일종으로 데이먼이 수백년을 살면서도 과거의 기억을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으로 복선을 깔아주며  사람이 전생의 기억을 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를 깨닫게 해주는 철학적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헤이븐을 통해서는 가장 극적인 상황에서 인간 내면에 있는 성품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마일스를 통해서는 지극히 평범한 삶이 주는 진정한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

 

한때 어두운 시기를 보내고 사람들에게 항상 따돌림을 받아 왔던 헤이븐에게 영원한 삶이란 것이 부여가 되자 헤이븐은 변해간다. 영원한 삶안에는 인간이 떨쳐내지 못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모든 욕구충족이  들어가 있으므로 갑자기 소유하게 된 아름다운 미모와 함께 주어진 자신감으로 헤이븐을 학교에서 순식간에  A그룹의 톱이 된다. 그러나 그런 지위가 주는 풍족감에 취해 엘릭서를 미친 듯 마셔대던 헤이븐은 결국 엘릭서중독증세를 보인다. 엘릭서 금단현상으로  인해  헤이븐은 점점 추해져가고 악독해져가는데...

 

그런 헤이븐을 바라보는 에버의 마음 또한 착잡하다. 헤이븐은 로만의 죽음으로 인해 에버를 미친듯이 증오하는데다가 로만이 남기고 간 수세기를 거쳐온 일기장을 가지고 있었다.그 일기장에는 에버가 알지 못하는 데이먼이 감추고 있는 비밀이 있었는데, 에버는 데이먼이 감추고 있다는 진실을 알기 위해 주드의 기억속으로 들어가보게 되고 , 에버의 생일날 에버가 환생할 때의 모습들을 영화처럼 편집하여 선물해준 데이먼의 영화를 살펴보게 된다.

 

 주드의 기억과 데이먼의 영화를 통해 알게 된 하나의 진실,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을 알게 되는데.......

 

에버와 데이먼의 마법의 해독제가 로만의 셔츠에 흘러버린 것을 기억해낸 에버는 엘릭서에 중독된 헤이븐과 로만의 셔츠를 바꾸기로 거래를 하지만 헤이븐은 로만의 셔츠를 주는 대신에 주드를 죽이려 하고 한때  친한 친구 마일스까지 죽이려는 악독함을 보이고 결국 로만의 셔츠를 불에 태워버리고 마는데 과연  에버와 데이먼의 마법은 정말 영원히 풀릴 길이 없어져 버리는 걸까...

 

5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마일스에게 데이먼이 불사자란 사실을 밝히고 마일스에게도 엘릭서를 주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마일스는 거절한다. 마일스는 시간이 흘러가며 자신이  변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고... 문득 인간에게 유한한 삶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점한 삶이 주는 진정한 가치를 .... 우리는 가끔 잊고 살고 있다. 불사자라는 삶 이면에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는 이모탈시리즈는 판타지라는 즐거운 상상의 세계와 철학적인 사고를 결합하여 성장하고 있는 십대들에게 많은 꿈과 사랑과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아름답고도 매혹적인 소설이다.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마음을 열어놓는다면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좋은 기회에 결과를 맺는다. 우리의 마음 속에  존재하고 있는 별이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게 된다고 말하는 나이트 스타 이후의  마지막작품을 기대하며 이모탈시리즈를 읽는 동안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다. 영원한 생명, 그리고 거듭되는 윤회를 통해 인간의 업을 그려내며 인간의 끝없는 욕망의 표현인 로만과 헤이븐,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간 에바아줌마, 수세기를 걸쳐 에버를 사랑해 온 데이먼,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 에버, 너무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었다.


(마지막권만 남겨둔 이모탈시리즈, 제발  ! 에버와 데이먼 이제 그만 사랑하게 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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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플레임 이모탈 시리즈 4
앨리슨 노엘 지음, 김은경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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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에 대한 내 마음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게  아니야. 난 그냥 널 사랑할 뿐이야."

 

불사자인 데이먼과 에버 앞에 나탄난 주드, 주드에게 불사자악당의 문신 오보로보스 문신을  본 에버는 주드역시 불사자이며 로만과 한패라고 오해하게 되는데 .....또한 3권 마지막에 로만으로부터 헤이븐을 구하기 위해 에버는 어쩔 수 없이 헤이븐을 불사자로 만들어야했다.

 

4권에서는 에버가 데이먼을 위해 로만의 마법을 풀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에버의 끊임없는 갈등과 번민으로 인해 짜증이 날 법도 한데 데이먼의 변치 않는 사랑의 모습이 무척이나 감동스럽게 그려지고 있고 영원한 생명을 얻자 이전의 모습을 버리고 교만과 허영에 가득찬 모습으로 변화한 헤이븐과 영원한 생명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평온을 위해 영원한 생명보다는 자신이 전생에 못다 이룬 운명을 선택한 에바아줌마의 모습을 통해 인간에게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전편보다 더욱 성숙해진 이야기로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게 한다.

 

너무나 사랑하는 데이먼을 만질수 없다는 절망보다도 더 슬픈건 둘 사이에 에너지베일을 해야만  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에버는 늘 변함없이 다정한 데이먼을 보며 자신을 끊임없이 자책하는데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믿는 것이다. 결국 쌍둥이 마녀들에게 마법을 배워 로만의 마법을 풀려고 한다.그러나

 

'이기적이고 사악한 의도로 마법을 사용해선 안돼. 거기엔 샆아야 할 업이 따라. 그건 세 번에 걸쳐 돌아올 거야."

 

쌍둥이의 이런 충고는 결국 에버의 잘못된  의도의 마법으로 인해 세번의 업이 돌아오게 된다.그것은 에버의 영혼이 로만에게 묶이게 된 것이다. 마음은 데이먼을 사랑하지만 에버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아는 로만을 갈구하게 된다. 점점 에버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를 통제하지 못하게 되고 로만을 향하게 되는데.....

 

서머랜드에서 엘릭서를 가지고 사라진 에바아줌마와 재회하게 된다. 죽어가는 데이먼을 버리고 도망간 에바아줌마를 좋아할 수 없는 에버, 하지만 에바아줌마는 불사자가 되지 않은채 서머랜드에 살고 있었다.영원히 산다는 엄청난 현실에 두려움을 느끼고 서머랜드 입구에서 해답을 찾기로 했다는 에바아줌마는 자신의 운명의 해답을 찾았다며  에버에게도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라는 충고를 해주는데...

 

"누구나 각자의 인생 여정이 있고 충족시켜야할 운명이 있다는 사실을 알 때 내가 평온한 거였어.너한테는 네가 걸어가야 할 인생 여정이 있느니까."

 

로만에게 사로잡혀 있는 에버는 로만에게서 마법을 풀기 위한 해독제를 받기 위해 로만을 찾지만 번번히 드리나로 변해있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데이먼에게는 마법으로 인해 자신 내면에 괴물이 살고 있다는 고백 또한  차마 하지 못한채 혼자 앓기만 하던 중 주드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된다. 자신을 수백년동안 환생하며 사랑해온 또 다른 한 남자인 주드.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업이 되어 모든 것은 다시 에버에게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게 되느니....

 

첫 번째는 내가 헤이븐과 그런 상황까지 치달아 헤이븐이 나를 파괴하고 싶을 정도로 내게 적대감을 품게 만든 거야. 두번째는 내가 로만에게 이끌려 내 안에 어둠의 불길이 일어난 것이도, 그리고 이젠 로만이 ........그의 영혼이 죽었고 그와 함께 해독제도 사라졌잖아."

 

에버는 로만의 마법을 푸는 방법을 생각하던 중 로만이 불사자가 되는 시점으로 돌아간다. 로만이 불사자가 되기 시작한 처음으로 돌아가자 로만의 아픈 과거를 알게 되고 에버는 처음으로 로만을 이해하기 시작하게 된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무척 미워했던 사람의 아픈 상처를 알게 된후 그 사람을 향한 미움이 사라지는 경험을 해 본적이 있는데  작가는 간접적으로 소통의 필요성과 함께 에버라는 주인공을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욕망의 총체인 듯한 모습을 보여줌으로 인해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다. 예를 들면 업이라든지 윤회와 함께 반복되는 운명에 대해서라든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적인 문제들을 제시하여 주는 것이다. 4권에서 에버는 지나치게 욕망에 충실하고 끊임없이 의심하며 질투한다. 그에 반해 데이먼은  변해가는 에버를 참고 기다려주며 이해해준다.  그런 과정의 모습을 보며 안타깝기도 하고 바로 그런 에버를 통해 나의 모습을 투영해 보게 된다.  또 다른 욕망에 가장 충실한 캐릭터 헤이븐을 통해서는 영원한 삶에 집착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진정한 자신의 운명을 찾지못한다면 비록 영원한 삶을 살수 있다하여도 그 삶은 지옥과 다름이 없을 것이라는 메세지의 심도깊은 판타지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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