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나노 브랜드 - 니즈와 원츠를 쪼개고 또 쪼개라
김준모 지음 / 넥서스BIZ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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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나노 브랜드] 브랜드 책 No 브랜딩 책 Yes, 쪼개고 또 쪼개라

 


 

ND=(P+S+V+T)/C

ND: Nano Brand, P: Philosophy, S: Story, V: Value, T: Touch, C: Customer

'고객 1명에게 꼭 맞는 철학+고객 1명에게 감동을 주는 스토리+고객 1명이 꼭 필요한 가치+고객 1명이 꼭 필요한 감동'을 브랜드에 담아라. - p.232


커다란 브랜드와 작은 나노 브랜드는 대상 고객과 마케팅 방법 등 모든 것의 성격이 다르다. 그러므로 전혀 다르게 일해야 한다. 고객의 원츠를 쪼개고, 시장을 쪼개고 마케팅 방법을 쪼개라. 그러면 나노 브랜드가 보일 것이다. - p. 62


나노 브랜드를 제대로 마케팅하기 위해서는 4T를 고려해야 한다. 여기서 4T란 제품(Thing), 고객(Target), 시간(Time), 방법(Tool)을 의미한다. 한정된 고객의 원츠에 꼭 맞는 제품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방법을 가지고 마케팅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만든 나노 브랜드를 세상에 알릴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 p.159

 

 

이 책 엄청 탐나는데, 지금 제게 딱 필요한 책이 나왔는데 읽을 시간이 없어 속상해요.” 한달 전, 넥서스의 신간 홍보 자료를 보다가 아무리 용을 써도 지금 읽을 시간을 낼 수 없다는 원통함에 애먼 출판사 직원에게 읍소했었다. 그저 큭큭거리며 관심 고맙네 하며 웃는 그분을 뒤로 하며 기필코 빠른 시일 내에 결제하리라 뚫어지게 다이어리만 쳐다보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주에 구매해 단숨에 읽었다. 기대감에 생난리를 쳤던 게 약간 멋쩍은 감이 없지 않았다. 뒤표지에 나열된 브랜드 명들을 보며 나노 브랜드케이스 스터디 책일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브랜드책이 아닌 브랜딩책이었다. 그것도 상당히 교과서적 구성을 하고 있는.

 

 

원했던 책은 아니었지만 다른 차원에서 만족감이 상당한 책이었다. 일단 아직까지 브랜딩 교과서 영역에서 홍성태 교수 정도를 제외하고 꾸준히 책을 내고 괜찮은 국내 저자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저자를 발견한 것 같아 반가웠다. 나노 브랜드란 개념이 학계에 통용 중인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책의 질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는데, 학위과정을 밟고 있지 않아 지금 당장 논문으로 발전시킬 수 없다는 사실에 펄쩍펄쩍 뛰고 싶을 만큼 이 책 한 권으로 끝내기 너무 아까운 개념이었다. 혹시 저자가 학위가 있거나 과정 중이라면 국내외 할 것 없이 꼭 좀 써주셨으면 좋겠다.

 

너무 큰 규모의 아이디어는 실행을 지연시킨다. 큰 변화보다는 꾸준하고도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커다란 브랜드의 덩치는 상대에게 과시를 할 때만 필요가 있는 수사슴의 큰 뿔과 같다. 사냥꾼에게 쫓길 때와 상황이 같은 오늘날에는 걸리적거리는 걸림돌일 뿐이다. 위대한 생물학자인 찰스 다윈은 최후까지 살아남는 종은 '크고 강한 종'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종'임을 강조했다. 끊임없이 변할 수 있는 브랜드, 이런 브랜드가 강한 브랜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아야 한다. 이렇게 작은 브랜드가 바로 나노 브랜드이다. - p.49


노하우 시대(Know-How)’에서 노웨어 시대(Know-Where)’를 거쳐 이제는 노와이 시대(Know-Why’로 진입했다. 블랙컨슈머들이 왜 비판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개선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고, 그 문제에 꼭 맞는 열쇠를 손에 거머쥘 수 있다. 고객이 왜 우리의 제품과 브랜드를 외면하는지, 왜 경쟁사의 제품을 구매하는지, 우리 브랜드에 무엇을 요청하는지 등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라. - p.107 


시장 점유율보다 고객 시간 점유율이 더욱 중요하다. 고객을 온전히 나의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고객이 원하지만 채워지지 못한 원츠와 고객의 비어 있는 시간을 나의 제품과 브랜드로 채우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고객에게 꾸준하고 끈질기게 접근해간다면 고객들의 마음에 비로소 내 브랜드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 고객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콘텐츠가 담보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 p.141



니즈와 원츠를 쪼개고 또 쪼갠 초미세 브랜딩 전략, 나노 브랜드(). 브랜딩이나 마케팅 이론에서 흔히 사용하는 세부화 전략개념과 겹친다고 생각해서인지 저자처럼 말하는 이가 없다. 해외 웹을 뒤져보면 비슷한 이름의 브랜드 컨설팅 회사가 한 곳 검색되는 정도이다(나노브랜딩http://www.nanobranding.com/). 우리나라에선 2006년 김인순 기자가 <나노 브랜딩 시대>라는 책을 쓴 적이 있는데 이 책은 나노만 있고 브랜딩은 없는, 나노 산업 현황 분석서이다. 출판사가 저자를 대한민국 최초의 나노 브랜드 마스터”’라고까지 표현한 것이 과언이 아니었다. <작지만 강한 나노 브랜드>의 저자 김준모는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특히 디지털 브랜딩 및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파고 있다.

 

 

우리가 하루 동안 접하는 브랜드 수는 6000여개, 그 중 의식적으로 인지하는 브랜드는 거의 없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인지되기 위해선 피나는 노력으로 수도 없이 소비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해야 한다. “보이지 않으면 알고 싶지도 않고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p.139)”이 오늘날 브랜딩의 현주소이다. 최면 등 브랜딩에 있어 뇌과학이나 심리학의 이용이 늘어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경영 생태계의 대부분은 ()소기업 혹은 일개 점포이다. 물론 자본력이 월등한 대기업이 브랜딩, 마케팅 모든 측면에서 유리하긴 하지만 골리앗과 싸워지지 않음은 물론 이길 수까지 있는 다윗의 전략은 존재한다. 그것이 김준모가 말하는 나노 브랜드()이다. 소비자와 니즈와 원츠를 또 쪼개고 또 쪼개라. 틈새 전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니즈와 원츠)을 직접 만들 수 있다.

 

 

4P 제품(Product), 가격(Place), 유통(Place), 프로모션(Promotion)

4C 고객 가치(Customer Value), 고객 비용(Cost to the customer), 편의성(Convenience),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4T 제품(Thing), 고객(Target), 시간(Time), 방법(Tool)

 

 

손톱깎이 판매 세계 1위 기업 쓰리 세븐은 손톱 깎을 때 튀지 않도록 옆 부분 막아둔 손톱깎이로 대박을 터뜨려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였고, 밴드에이드에 밀려 반창고 부문 만년 세계 2위 기업이었던 큐래드는 캐릭터 반창고로 밴드에이드를 따라잡았다. 10대 타깃 국내 인터넷 쇼핑몰 소녀나라의 경우 티머니 결제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지갑을 쉽게 열게 할 수 있었다. 전통적인 브랜딩(마케팅)4P4C, 그 믹스 전략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4T를 추가하여야 한다. 완벽한 타이밍으로 더욱 노골적으로 소비 심리를 공략하는 시대가 왔다. 과잉 소비 시대, 소비자가 구매 계획이 있는 제품을 얼마나 경쟁사보다 많이 선택받느냐보다 구매 계획이 없는 제품을 얼마나 충동구매하게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

한 국내 패션 브랜드는 상표권을 준비하지 않았다. 다른 업무들에 바빴던 사업 초기에 미처 상표권 등록까지 챙기지 못했던 것이다. 조금씩 매출이 오르고 사람들에게 알려질 때쯤 어려운 일이 생겼다. 상표 사냥꾼의 표적이 된 것이다. 상표 사냥꾼들은 성장하고 있는 회사들을 유심히 보고 있다가 상표권이 등록되지 않은 회사의 상표를 의도적으로 등록한다. 그 후에 합의금을 요구하거나 상표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득을 취한다.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십억 원 이상 손해를 볼 수 있기에 브랜드 개발 초기에 상표권의 등록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p.177

기존에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형성된 인지적 지도는 후발 주자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좀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알 리스가 강조한 것은 한 번 소비자의 머릿속에 형성된 인지적 지도를 후발 주자가 바꿔 놓기란 쉽지 않음을 인정하고 기존에 형성된 판 위에서 1위 자리를 두고 다투지 말고 차라리 새로운 별개의 판을 개척해서 그 축에서 1위를 하는 것이 오히려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것이다. - p.198

린스타트 방식, 조금 부족한 계획이라도 빠르게 실천하는 편이 우유부단하거나 미적거리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일단 실행을 하면 잘못된 점을 고쳐 나갈 수 있지만 아예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나 교훈을 얻을 수 없다. 완벽한 계획이나 시간을 기다리지 말고 실천하라. 깨져도 지금 깨져야 한다. - p.243 

<작지만 강한 나노 브랜드>에 가장 관심을 가질 독자층은 2030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대학을 다녔고 디지털 마케팅(브랜딩)에 익숙한 그들보다 전통적 마케팅에 익숙한 4050 이상 층에게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들의 시장 감각 DNA를 바꿀 수 있는 유용한 참고서이기 때문이다. ‘디지털을 언급했다고 <작지만 강한 나노 브랜드> 디지털 브랜딩(마케팅)에 집중한 책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물론 SNS 등 직접적으로 디지털 브랜딩(마케팅)에 대해 다루는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디지털은 달라진 시대, 달라져야 하는 접근을 말하는 키워드로 기능한다.

 

 

그래서 브랜드 이름 자체도 중요하지만 탁월한 별명의 작명을 강조하는 대목이라든가, 브랜드 매니저-외부 네트워크-조력자 삼각 연대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대목, 치밀하고 꼼꼼한 마케터보다 허술하더라도 속도로 승부하는 마케터가 훨씬 회사에 보배일 수 있다는 대목 등 기존 패러다임의 허를 찌르거나 아예 뒤집어 버리는 부분들이 이 책의 백미이다. 샤를 보들레르는 공포의 매력에 취할 수 있는 사람은 강자뿐이라고 하였다. 20세기의 강자들은 소수의 거대 공룡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공룡들도 분신술 하듯 브랜드 세부화하고 있고, 경쟁력 있는 작은 강자들이 매서운 시대이다. 블루오션, 레드오션의 구분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로 어느 곳이든 무한 경쟁인 상황(나노오션)에서 조금 튀는 아이디어 하나로 분기별 판세가 뒤집히고 또 뒤집히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쪼개고 또 쪼개 살아남을 것인가, 여전히 덩어리째 끌어안고 있다가 장렬히 전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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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구를 베꼈을까? - 명작을 모방한 명작들의 이야기
카롤린 라로슈 지음, 김성희 옮김, 김진희 감수 / 윌컴퍼니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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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원제: Qui Copie Qui?(누가 누구를 베꼈을까;2012;프랑스)

 

모방의 미술사, 그림의 계보

 

 

일단 책의 주제부터 분명히 밝히고 시작하자. 이 책은 제목만 언뜻 보고 짐작할 수 있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미술을 배우는 학생이나 초보 화가들이 예부터 해왔던 수련, 즉 과거 거장의 작품을 베껴 그리는 연습을 통해 색채와 형태의 언어를 눈과 손으로 익히는 행위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책의 주제는 작품들의 계보를 확인하는 것, 다시 말해 수십 년 혹은 수 세기의 간격을 두고 세상에 나온 작품들 간의 혈연관계를 밝히는 것이다. - 카롤린 라로슈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읽은 책이었다. 한 가지 이유는 너무 미술 전시회에 가고 싶은데 통 갈 여유가 없어 오랫동안 욕구불만이 쌓인 상태였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직업상, 취향상 큐레이션이나 인포그래픽에 늘 관심이 많아 구성과 기획이 좋은 책을 꾸준히 찾아 읽기 때문이다. 두 이유 모두에서 기대한 것 이상의 만족감을 준 책이었다. 매월 쏟아지는 미술 신간과 이미 어느 정도 인정받은 미술 구간이 상당한 상태에서 이 책을 고른 것엔 분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 한 몫하였다. 300쪽도 안 되니까, 나오는 그림 수가 200여점 정도니까 하고 만만히 덤볐다가 제대로 한 방 먹은 책이다.

 

다 읽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45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읽는 내내 저자의 지식 내공에 감탄하였다. 이 책이 다루는 시대는 르네상스부터 현재까지이다. 전공자든 아니든 미술서적을 읽거나 전시회를 갔다가 어디선가 본 그림인 것 같은데 긴가민가한 경험이 한번쯤 있었을 것이다. 심증은 있었으나 물증은 없어 답답한 이들에게는 속 시원한 정답지가 되는 책이다. 보통 미술의 계보를 따질 땐 동시대 사제지간을 주로 말하는데 이 책은 세기를 넘나드는 화가들의 모방(참조)을 보여 주는 책이라 무척 인상 깊었다. 모방이라는 개념으로 미술사를 다시 읽는 경험을 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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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
롤랑 바르트 지음, 변광배 옮김 / 민음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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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La Préparation du roman, I, II : Cource et Séminaires au Collège de France(1978-1979 et 1979-1980) - 2003 출간

 

 

롤랑 바르트 지성의 종착지를 가늠하다

 

 

 

문학 이론가, 구조주의자, 탈구조주의자, 기호학자, 문화 철학자……. 롤랑 바르트가 20세기를 흔든 대표적인 지식인이라는 점에 이견을 제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워낙 많은 영역에서 활동했던 학자였던 만큼 문학과 철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인문사회계열 전공자라면, 살면서 롤랑 바르트의 책은 한 권도 완독한 적이 없어도, 그를 레포트나 시험 답안에 한번쯤은 인용해봤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며 <애도일기>를 거의 2년에 걸쳐 썼을 만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애도일기>를 발표한 지 1년 후에, 자전 에세이집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를 발표한 지 5년 후에 자신이 죽을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않았다. 아주 건강했고, 새 학교에 취임한 지도 몇 년 되지 않았다. 1980년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롤랑 바르트가 자신의 죽음을 감지하고 준비한 것은 이 사고 이후 한 달 남짓의 시간 동안이었다. 그의 죽음은 한창 자살(선택적 죽음)인가 아닌가로 회자되었다. 부상 정도는 심해도 충분히 회복 가능한 상태였는데 치료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성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사람, 롤랑 바르트다운 죽음이었다.

 

 

쇠이유 출판사는 강의강연세미나만을 책으로 만드는 에크리트 총서를 펴내고 있다. 이 책 역시 그 총서 중 하나이다. 롤랑 바르트는 콜레주 드 프랑스에 부임하여 소설의 준비La Préparation du roman’라는 제목으로 두 차례 강의를 진행하였다. 각 강의는 일주일에 한번씩 14개월(13), 23개월(11) 동안 진행하였으며 두 강의 각각에 연계된 하나의 세미나가 있었다. 1부 세미나는 양분해 1부 첫강과 종강 시간에 했는데 2부 세미나는 2부 전체 강의를 마친 후 진행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2부 마지막 강의를 끝나던 날 교통사고가 났고, 세미나는 진행되지 않은 채 롤랑 바르트는 사망하였다.

 

롤랑 바르트 사후 20년이 훨씬 지나서야 소설의 준비와 세미나 내용이 동명의 책으로 나올 수 있었다. 2003년 문헌전문가 겸 전시 기획자이면서 소설가이기도 한 나탈리 레제의 감수 하에 강의노트와 녹취록이 정리되었다. 그 책을 번역한 책이 올 2월 민음사에서 나온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 책 속에 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서술이 있는데 35년여 전 녹음 파일을 온전히 보관하고 있었으며, 판권을 산 민음사에 책 본문과 원본 문서 뿐 아니라 육성 녹음 파일까지 모두 공유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무려 700여 쪽에 달하는 책. 두께는 애교고 까놓고 얘기해서 그럭저럭 읽기 정말 어려운 책이다. 물론 책은 방대한 미주를 실으며 독자의 이해를 최대한 돕고자 하지만, 롤랑 바르트를 대략적으로 파악하지 않은 독자들은 고전할 수밖에 없는 책이다. 푼크툼 등 롤랑 바르트가 즐겨 쓰거나 주창한 몇 가지 개념만 안다고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언어적 감각과 소양도 적어도 라틴어, 프랑스어, 영어 등 인도유럽어족 전반에 대한 조예가 있어야 쉽게 읽히고, 문학 이론적 부분은 롤랑 바르트가 죽기 직전 일본 문학에까지 심취했기 때문에 동서양 문학 소양을 모두 갖춰야 한다. ‘탄생 100주년이라는 좋은 핑계거리가 없었고 작정하고 기간을 정해놓고 읽지 않았다면 과연 이 책을 읽었을까.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의 시작과 끝은 프루스트다. 롤랑 바르트는 그를 설명하고 그와 자신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구분하면서 글쓰기-의지를 강조하는 자신의 쓰기론을 논한다. 롤랑 바르트 쓰기론의 다른 한 축은 하이쿠이다. 롤랑 바르트는 하이쿠의 강점에서 문학의 미래와 적성에 맞는 문학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요컨대 당시 롤랑 바르트가 다다른 지점은 기억(과거)의 글쓰기가 아닌 순간(현재)의 글쓰기, 저자의 귀환(작품에 저자를 투영), 자동사형 쓰다 동사의 패기(반드시 목적이 있는 글쓰기)이다.

 

 

롤랑 바르트 지성의 종착지는 어디였을까. 결국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를 읽는 이유, 읽으며 가늠하고 싶은 바는 이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고 여전히 다이포라나 사토리 같이 평소에 그가 좋아하던 개념을 가지고 가지만 조금 더 발전한 문학관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가 수많은 분야를 천착하다 도달한 종착지는 문학이었을까란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었다. 긴 독서 끝에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며 몇 달 전 창비 공모전 시상식에서 한 편집자가 했다는 말이 떠올랐다. “인간의 마지막 직업은 작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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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인문학
김욱동 지음 / 소명출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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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인문학]

호모 디지투스는 호모 사피엔스를 품는다

 

 

앤드루 솔로몬은 평생 난독증을 앓고 있다. 그럼에도 예일대와 케임브리지대에 진학하고 케임브리지대에선 심리학 박사 과정 까지 밟고 있다. 1,000쪽이 넘는 책을 써 각종 도서상을 휩쓸었다. 내가 그를 보며 얼마나 많은 힘을 얻었는지 모른다. 나 역시 20대 후반에 원인 불명의 난독증으로 인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내가 쓴 글의 오탈자를 알아채긴 커녕 능동과 피동을 구분하지 못하고 어순이 뒤바뀌고 문장이 뒤엉켜 보이는 증상을 겪기 시작하면서 나는 공부를 완전히 포기해 버렸다.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이었다. 뇌에는 아무 하자가 없다는데, 정신병자로 몰리면 어쩌나 그래서 취업할 수 없으면 어쩌나 하며 외울 수 있는 모든 건 외웠다. 1년이 꼬박 걸려 지금은 스스로도 별 이상을 못 느낄 만큼 예전으로 돌아왔다. 대신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읽고 쓰고, 강박적으로 활자를 대하는 버릇이 남았다. 그래서 독해가 예전보다 더 정교해진 것 같다가도, 책을 읽는 속도는 여전히 대중없이 들쭉날쭉하다. 최대한 스트레스 안 받고 생각을 안 하고 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앤드루 솔로몬이나 내가 앓고 있는 난독증이 본인에겐 심각한 문제인데 남들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내가 토익 등 각종 시험을 잘 못 보는 이유를 아무리 얘기해도, 노력 안한 것을 핑계 댄다고 생각하지 믿지를 않는다. 편집자보다 책 속 오탈자를 더 잘 찾고, 지인들이 SNS나 메신저에서 오독하는 것을 바로잡아주기 때문이다. 그만큼 디지털 난독이 흔한 시대인 것이다. 졸지에 앤드루 솔로몬이나 나 같은 이들은 별 것도 아닌 것에 호들갑을 떠는 완전 정상인이 되어 버렸다. 1970년대 말 미국의 철학자 월터 카우프만은 20세기의 대학 교육이 쓸데없이 많은 인문학 전공자를 배출하였고 인문학이 위기를 맞았다면서 교육법을 바꾸고 인문학 스스로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지금도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성토는 계속되고 있다. 다만 예전과 달리 지금의 인문학 담론은 디지털 시대를 의식하며 형성되고 있다.

 

소설 <폼페이>(2003)를 매일 저녁 30쪽씩 읽게 하고 그 이튿날 아침 역시 뇌 자기 공명영상으로 측정해 보았다. 소설을 읽은 뒤에도 닷새 동안 매일 아침 같은 방법으로 뇌를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소설을 읽은 이튿날 아침에는 언어의 감수성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좌측두엽의 신경회로가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p.69

앨빈 토플러는 <미래 충격>(1970)에서 이러한 정보 과잉이나 폭주 현상을 신체 비만에 빗대어 정보 비만(infobesity)’이라고 부른 적이 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정보를 뜻하는 인포와 비만을 뜻하는 오비시티를 한데 합쳐 만든 신조어다. 물론 토플러는 이 용어를 지나치게 정보가 폭주하는 현상을 비유적으로 일컫기 위하여 사용하였다. 그러나 정보 비만이라는 용어는 은유적 표현 못지않게 글자 그대로 축어적으로 받아들여도 크게 무리가 없다.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최근 들어 디지털 기기를 지나치게 사용하는 나머지 과체중이 되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 p.84

학자들이 다른 학자들의 논문을 인용하는 방법은 예전과 눈에 띄게 달라졌다. 즉 옛날의 논문들은 좀처럼 인용하지 않고 최근 논문들만 인용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정보 이용은 편리해진 반면 연구의 폭은 전보다 훨씬 좁아졌다. 정보의 양이 아무리 많고 이용하기가 아무리 편리해졌어도 정보의 질이 오히려 옛날보다도 못하다면 개선이 아니라 오히려 개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학자들한테서만 엿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매체를 사용하여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구어와 문어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언어의 질이 떨어졌을 뿐더러 적잖이 오염되기도 하였다. - p.85

국내 영미문학 번역의 대표적인 권위자인 김욱동 박사가 올 1월 신간을 냈다. 그런데 지금까지 냈던 문학 이론서나 영문학 및 번역과 관련한 책이 아니라 인문학 전반에 대한 고민을 담은 일반 인문서의 형태이다. 제목은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이다. 지금껏 50여 권이 넘는 책을 내왔으나 이 책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원고를 쓴 적이 없다(p.5)고 책머리에 밝히고 있는 책이다. 오죽하면 펜을 잡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미 대학 강단에서 내려온 지 꽤 된 노학자였다. 가르치는 일과 멀어진 이였다. 일부러 쓰지 않아도 되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학자로서의 양심과 소명의식을, 저자의 통렬한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은 각종 인문학 강좌에서 발표했던 글을 모아 한 몸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흔히 모음 글 형태로 내는 일반적인 단행본화한 강의 책과는 다른 책이다.

 

그리고 책 자체가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를 실험하고 있다. 200쪽도 채 안 되는 분량에 의식적으로 이미지를 많이 넣고, 문장이 평이하다. 또 온갖 정보의 인용과 큐레이션으로 점철된 백과사전식 혹은 자기계발서형 구성을 취하고 있다. 11장으로 구성된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은 디지털 시대와 인문학의 현황을 6장에 걸쳐서,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이 나아갈 길에 대한 논의를 4장에 걸쳐서 다룬 다음 마지막 장에서 정리 및 결론을 내리며 끝낸다. 유일무이하고 새롭다는 느낌은 주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에 우리 언어로 다룰 필요는 충분하였던 책이었다. 인류의 언어는 음성 언어 중심에서 문자 언어 중심으로 진화하였다. 디지털 시대 도래 이전의 활자와 책 자체가 인류 정신의 총체였고 지식 권력의 원천이었다. 그 헤게모니를 디지털 시대가 완전히 무너뜨렸다.

더 많은 아이를 접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내면화하여 풍성한 이해력과 공감하는 능력을 지니게 된 아이가 책을 잘 읽는 아이가 될 수 있다. - p.94

매체가 곧 메시지라는 매클루언의 주장은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를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30대 말부터 시력이 점차 나빠지기 시작한 니체는 더 이상 종이 위에 펜으로 글을 쓰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1882년 그는 마침내 몇 해 전 한스 말링-한센이 발명한 타자기를 구입하였다. 두 눈을 감고도 니체는 이제 타자기로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의 문체가 예전과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데 있다. 니체의 산문이 전보문처럼 짧고 경구적인 데다 좀 더 탄탄하게 되었다. - p.103

거의 무한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엄청난 디지털 정보를 흔히 바다에 빗대고 있지만, 이렇다 할 경험이 없는 인터넷 이용자들은 정보의 바다에서 유익한 정보를 낚기보다는 그 바다에서 익사할 가능성이 무척 크다. 그러나 막상 지혜나 지식에 대해서는 사막을 여행하는 목마른 사람처럼 여전히 갈증을 느낀다. 정보를 빠르게 전달한다는 정보 고속도로도 이런저런 이유로 교통이 막히기 일쑤다. 이렇게 양만 많을 뿐 이용 가치가 별로 없는 정보를 두고 흔히 인포-가비지(infogarbage)’라고 부르는 사람들마저 있다. 산업 쓰레기나 폐기물이 지구 생태계를 망가뜨리듯이 이러한 정보 쓰레기도 인간의 정신 세계를 망가뜨리는 것이다. - p.105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인텔리겐치아의 태도는 현재 둘로 나누어져 있다. 한 가지 태도는 과거의 부르주아지 지식 권력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들은 디지털 시대에서 희망을 본다. 새로운 시장을, 더욱 용이해진 대중 선동의 가능성을 본다. 대중들은 계속 모르고 문제의식이 없어야 한다. 대중들이 정보의 홍수에 멀미를 느끼고, 생각하기를 싫어할수록 인포그래픽과 큐레이션은 독점되고 인텔리겐치아의 고용 창출이 이루어진다. 그저 인문학이 위기고 여러분은 바보라고 할 뿐 해법을 알리는 데는 소극적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다른 한 가지 태도는 기꺼이 대중을 가르치고 그들과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려는 것이다. 대중을 동시대를 사는 동반자로 어깨를 나란히 하려 한다. 모두가 최악의 길을 피할 수만 있다면 선교사 같은 투신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욱동과 이 책은 후자의 태세를 취하고 있다.

보통 대학 내 인문학의 위기를 논할 때 구조조정에 열을 올리는 대학이나, 예전 같지 않은 대학생들을 주로 언급하는데 저자는 인문학자들 자체를 서슴지 않고 맹렬히 비판한다. 전세계 논문의 디지털 DB구축이 이루어진 이후 전자화된 최근 논문 위주로 인용하는 연구 풍토가 형성되었는데, 과거의 지식 유산을 찾아보지 않는 이런 분위기가 과연 옳은 태도냐고 묻는다. 신조어 쓰는 재미에 빠져 언어 파괴와 축소에 기여하고 있는 대중도 문제지만, 그걸 방관하고 편승하고 부추기는 지식인 스스로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인문학의 건강한 미래에 있어 모두가 취할 수 있는 해법이 있다고 강하게 확신한다. 그렇기에 무기력하고 비관론에 빠진 사람은 꾸짖고 함께 힘을 내자고 독려한다.

 

디지털 시대에 피상적인 독서는 가능하지만 심오한 독서를 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 전통적인 독서 방법이 바로 심오한 독서. 버커츠는 진리나 의미, 인간의 본성과 삶의 과정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깊이 생각하고 성찰하는 이러한 독서 방법밖에는 없다고 지적한다. (...) (심오한 독서는) 책 한권을 천천히 명상하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우리는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그 근처에서 삶에 대해 꿈을 꾼다. - p.108

인문학의 영혼은 바로 활자 매체와 책 그리고 도서관이다. - p.200

활자 매체와 책이 사라지면 인터넷도 사라진다. 이 두 가지는 상호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를 돈을 주고 사고판다는 정보화 시대, 아날로그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디지털 왕국을 세운 디지털 시대에 인문학은 옛날의 인문학으로 남아 있을 수 없다. 적어도 이점에서 인문학도 집을 나간 탕아와 같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좌절과 절망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약성서의 탕아처럼 인문학도 디지털 세계에서 온갖 희열과 희망, 좌절과 절망을 겪은 뒤 다시 아날로그 세계로 돌아올 것이다. 만약 인문학이 디지털 문화와 손을 잡는다면, 그래서 참다운 의미에서 창조적으로 통섭을 이루어낼 수만 있다면 21세기에 학문의 왕자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 p.201

생각이 다른 독자도 있을 수 있지만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의 담론에서 또 다른 위로 혹은 힐링을 엿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디지털 바보론은 화살이 개인에게 겨누어져 있다. 이렇게 훌륭한 기술을 똑바로 사용하지 않고 스스로 바보를 자처하다니 유감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은 바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려준다. 매체가 달라지면 사유가 달라지고, (인간발달과정에 있어) 독서 발달이란 개념을 망각해 버렸고, 학습과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정보 선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매일 아주 조금씩이라도 무언가를 읽어도 뇌가 상당히 활성화된다. 디지털 치매와 난독은 개인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지만, 그것의 발생 이유가 개인의 탓만은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이 독자에게 선사하는 따스한 위안이다. 저자는 디지털 문화의 위험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였다. 그리고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을 대하는 자세는 누구보다 애틋하고 사려 깊다. 마음씨 좋은데 똑똑한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책이었달까.

저자의 결론은 오늘날 정보화 사회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디지투스로 진화해야 한다.(p.199)”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통합적 사고, 통섭이다. 그런데 이것은 새로운 기치가 아니라, 문자 시대의 인문학에도 존재했던 인문학의 본질적 기능이다. 활자(아날로그)와 디지털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 그래서 그는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완전히 바뀔 수 없으며 그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예민한 성인 독자의 경우 학술 출판 전문 소명출판사의 책이고 대학 교수였던 저자의 책이기에 기대하고 들었다가 약간 당황할 수 있다. 문장이나 내용 자체도 굉장히 쉬울 뿐더러, 청소년서에서 많이 쓰는 편집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청소년서 같은 일반교양서의 모양새를 취하는 까닭은, 저자의 최근 관심사가 청소년 교육이기도 하고, 청소년을 주 타깃 삼아 쓴 책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고 책을 읽을지 말지 선택하길 바란다. 청소년 혹은 책을 잘 안 읽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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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안녕하세요. 이섬입니다.

2015년 1월~6월 알라딘 신간평가단 15기로 활동합니다.

담당분야는 인문/사회/과학/예술

알라딘의 비문학 고전, 인문, 역사, 사회과학, 과학, 예술/대중문화, 만화>교양만화 카테고리에 업데이트 되는 신간들을 반년 동안 매의 눈으로 모니터합니다.

 

그래서 제 서재에서는

매월 초(웬만하면 산뜻하게 1일 목표!!) 제가 고른 지난 달 신간 베스트 5를 페이퍼로

그 중에서 그룹원끼리 토의 끝에 고른 궁극의 신간 1권을 리뷰로

만나보실 수 있겠습니다. 반년 동안 잘 부탁드려요!! 북플 친구 대 환영!!

 

그럼 이섬이 고르고 고른

2015년 3월 인문/사회/과학/예술 신간 BEST 5 출발!!

매월 인문,사회,과학,예술에서 각각 한권씩 고르고

다섯번째 책은 비문학 고전, 역사, 만화>교양만화에서 한권을 고릅니다.



moon_and_james-34

검토한 2월 신간은

인문 360↑+사회 240↑+과학 290↑+예술 240↑+다섯번째 책 선택을 위한 알파 검색

2015년 2월 인문/사회/예술/과학 출간 경향은

인문학이 미쳤어요

세 보면 그렇게 총 발행 종수가 줄어든 것은 아닌데 줄어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달이었음

특히 과학책이 풍요 속의 빈곤으로 전공서와 너무 가벼운 책이 대부분

예술은 여전히 컬러링북도 많지만 미학, 디자인, 연극 등 전분야에서

일반인도 읽어도 되는 좋은 전문서적이 많이 나왔던 달

그래서 일반 교양서만 놓고 보면 3월 건질 책은 사회 so so, 과학과 예술 쪽박

그.런.데

사회, 과학, 예술 다 합친만큼의 양의 건질 책이!! 인문에서 나옴

학교에서나 회사에서 인문학은 시체, 병신, 왕따 등 별 모욕을 다 당하는데

책세상으로 오면 여전히 주목할 신인 저자도 계속 나오고, 좁고 깊은 책도 잘 나오며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인문학

희망일까 발악일까 한참 생각에 빠지게 합니다.


p.s.-아들러는 출판계가 만들어낸 이슈일까요 독자들의 니즈일까요.

아무튼 계속 나오는 아들러 책,

3월부터는 현재 인기 있는 영역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의 아들러 책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지난 달 충격으로 3월은 이슈 브리핑으로 갑니다

이달의 인문/사회/과학/예술 핫북은

<심리정치(3/2, 한병철, 문학과지성사)>, <그림의 힘(3/2, 김선현, 8.0)>,

<소셜 미디어 시대의 출판마케팅(3/2, 김류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마크 로스코(3/23, 강신주, 민음사)>

앞 두 책은 좋은 책인데, 뒤 두 책은 내용의 질보다 기획적 의의에서 더 의미가 큰 책이라 좀 아쉽습니다.


1/4분기 단 하나의 출판 키워드를 꼽으라면 저는 '팟북'(팟캐스트의 단행본화)을 꼽겠습니다.

이달의 주목할 만한 팟북은 <진중권이 만난 예술가의 비밀(3/25, 진중권, 창비>


이달 롱테일의 끝판왕, 책쟁이만 알기 아쉬운 책으로는

<노예의 역사(3/13,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 예지)>를 꼽고 싶습니다.

출판사도 저자도 낯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는 프랑스 철학자인데

 '인류의 역사 내내 있었던 차별'을 주요 연구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2013년에 나왔던 <인종차별의 역사>에 이어 이달 <노예의 역사>가 출간되면서

차별에 대한 그의 사유를 좀 더 확실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뒤늦게 책덕후들이 빨고(?) 있는 책입니다. 관심받는 데 2년! 만세! 


 

moon_and_james-1자 그럼 이달의 인사과예 이섬 BEST는!! 두구두구두구두구

 

 

 

 

 

 

 

 

 

 

 

 

 

 

 

 

 

 

 

 

 

 

 

 

 

 

 

 

 

[인문] 음식의 언어/댄 주래프스키/어크로스/2015.03.25

[사회] 13가지 죽음/이준일/지식프레임/2015.03.16

[과학] 맛의 원리/최낙언/예문당/2015.03.21

[예술] 그림 읽어주는 시간/서정욱/RHK/2015.03.30

[만화] 달콤한 제국 불쾌한 진실/김경일/함께읽는책/2015.03.09

 

취업 때문에 악이 받쳐 있는 상황이라 그럴까요? 원래도 저는 꿈 때문에 읽는 책보다 출판통계나 출판뉴스 보는 게 더 많은 사람이긴 하지만 모든 것이 분석거리, 기획거리로 보이는 요즘입니다. 출판계에서는 '8대 루키'라고 남다른 기획력으로 대형 출판사를 위협하고 있는 작은 출판사가 이슈였습니다. 비범한 출판기획자가 많이 필요하다는데, 번역서의 비중을 줄이고 좋은 저자를 발굴해야한다는데 편집자를 키울 생각이 없는 출판사가 태반이고 당장의 격무와 이직에 바쁜 편집자들이 태반인 게 우리 현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책들은 제게 느낌표를 팍팍 안겨다 준 책이었습니다.

 

출판계가 워낙 바닥이 좁아서일까요. 순전한 우연일까요. 신간 목록을 훑다보면 전혀 이슈가 아닌데도 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음식의 언어><맛의 원리>는 다른 영역에서 다른 관점의 음식과 식이에 대해 접근한 책입니다. 전자는 음식과 언어학을 연결한 책, 후자는 맛에 대한 과학이론서입니다.

 

한 책 모임에서 고독사에 대한 토론을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유품정리인은 보았다>, <무연사회>, <죽어가는 자의 고독> 등의 괜찮은 책을 발견하였지만 이상하게 우리나라 저자의 책 중엔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드는 책이 없었습니다. 이상한 일이죠? 삶과 사랑만큼 관심이 많은 '죽음'이고 죽음에 대한 책은 꾸준히 나오고 싶은데 너무 평이하거나 너무 종교적이거나 하는 등 아쉽더라구요. 이달 드디어 느낌표가 생기는 우리의 '죽음' 책을 발견하였습니다. <13가지 죽음>입니다. 법학으로 시작해 철학으로 끝나는 법학자의 죽음 사유서지요.

 

처음 출판사들은 QR코드를 단순히 띠지 등에 새겨 독자가 북트레일러나 책정보를 열람하게끔 홍보용으로 활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미지 인문학>, <모멸감> 등에서 본문에도 QR코드를 넣어 본문 이상의 무언가를 즐길 수 있게 하는 책들이 등장합니다. 한발 더 진화한 <그림 읽어주는 시간>, QR코드를 활용한 큐레이팅북을 표방합니다. 일종의 동영상 품은 북으로 큐레이터의 전문적인 설명을 들으며 전시회를 다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책입니다. 지난 달 저희 그룹에서 언급된 책 중에 <모든 것은 노래한다>는 책이 있었습니다. 무려 지리학자가 쓴 괴상한 지도책이죠. 기발한 콘셉트만큼 남다른 본문을 보여주었던 책이었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저는 아이디어를 줍습니다. 득템입니다.

 

저는 남들 다 가는 만화대여점을 간 적이 없습니다. 오타쿠와도 거리가 멉니다. 소장 만화도 이제 200, 300권될까요. 하지만 만화를 좋아한다고, 만화 읽어주는 팟캐스트를 하는 게 꿈이라고 말합니다. 일부 만화는 스스로 가치를 높이고 몸값을 올립니다. 그래픽 노블, 한국에도 해외 진출할만한 좋은 그래픽 노블 작가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는데 <달콤한 제국 불쾌한 진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시사 만화, 사회 만화, 그래픽 노블의 교집합이더군요. 궁금합니다. 탐하고 싶어졌습니다. 

 

 

 

brown_and_cony-35자, 저의 추천은 끝났습니다.

어떤 책이 최종 선정 책이 될까요? 두구두구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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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5-04-02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식의 언어 사려고 땡스투까지 눌렀는데, 여차저차 네이버 책쿠폰이 안먹는 바람에 나중에 리뷰잘써서 포인트 모아지면 사기로..이번엔 책파우치더라구요. 새의감각 표지가 너무 멋졌는데 내용도 재밌더라구요. 그게 이번 책파우치 상품에 선정. 놓칠 수 없죠.

i사의 서평단은 어떤 책 위주로 선정되는지도 궁금해요 ~

이섬 2015-04-02 19:05   좋아요 0 | URL
i사는 각 분야 md가 정해주는 책 매주 읽는 북클럽입니다 50명 중 7명 활동 연장되었고 전 잘렸습니다 헤헤^^

CREBBP 2015-04-02 19:06   좋아요 1 | URL
아 매달 뽑는다더니 3월 한달 했군요.

CREBBP 2015-04-02 19:07   좋아요 1 | URL
4월에 신청을 또 받는 거 같던데

이섬 2015-04-02 19:09   좋아요 0 | URL
네 3월 끝나고 4월 시작되었고 지금 5월 활동자 뽑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