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범죄실록 - 조선을 뒤흔든 범죄, 수사, 재판 이야기
정명섭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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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범죄실록] 조선 범죄사 맛보기

검수완박, 보완수사권 폐지 등 사법개혁으로 시끌사끌한 가운데, 조선의 사법 체계와 범죄 사건을 다룬 흥미로운 신간을 발견해 읽어 보았다. 원래도 각종 범죄 사건을 다루는 방송이나 유튜브 영상 보는 걸 좋아하는 데다 여름 무더위를 보내며 더 당겨서 읽기 시작했다. 정명섭 작가가 쓴 책인데 찾아보니 추리소설가로 시작해 220권 넘는 책을 써서 각종 강연도 하시는 분이었다. 쓴 책들의 주제가 너무나 다양한 데다 기본적인 퀄리티는 유지를 하고 있어서 참 신기해하며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하였다.

띠지나 표지의 표현처럼 ‘범죄로 들추어낸 조선의 민낯’이라든가 ‘잔혹한 얼룩진 조선의 끔찍한 얼굴’처럼 어둡고 자극적인 내용은 아닌 책이다. 행정학 시간에 서양에서 경찰이나 행정제도가 본격적으로 체계를 잡기 시작하는 때가 18세기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조선은 16세기 초반에 체계를 잡고 사복 경찰도 일찌감치 있었다. <조선범죄실록>은 총 5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조선의 사법 체계를 알 수 있는 의금부, 포도청, 오작인‧검시 등 관청과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3부에 걸쳐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실록에 실린 몇 가지 인상적인 범죄사건들을 수록한 4부와 무뢰배, 외지부, 조방꾼, 선접꾼, 거벽, 추노객 등 내놓고 범죄와 얽혀 있지만 왕성하게 활동했던 흥미로운 직업들을 소개한 5부가 담겨 있다.

그래서 도파민 폭발을 하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가 몰랐던 조선의 사법체계나 사회사에 대한 교양과 상식을 얻고 갈 수 있었다. 고자극을 원해 이 책이 궁금했다면 실망할 것 같다. 술술 잘 읽히는 조선 역사 교양서를 찾는 이들에게 권한다. 아주 깊이 있고 학술적인 책은 아니고 적당히 재미도 있으면서 쉽게 읽히는 교양서다. <조선범죄실록>을 읽고 정약용의 <흠흠신서>도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조선 역사 속 범죄 사건들도 궁금해졌다. 책 자체도 재밌었지만 읽으면서 다른 책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자극을 많이 주는 책이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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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토이 스토리 스티커 컬러링북
디즈니 픽사 지음 / 아르누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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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토이 스토리 스티커 컬러링북] 색칠하며 힐링하고 나만의 토이 스토리 굿즈도 생기고 일석이조 컬러링북

딸 엄마라서 더 그런 걸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다시 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물론 육아가 피곤하긴 하지만 내가 어릴 적 못 놀아보고 못 가져본 것들을 아이와 지내며 상당히 채워나가고 있다.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이지만 종종 현타와 마음부침을 느낀다. 내 시간과 삶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사력을 다해 잠도 줄여보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내 시간을 만들어보려 노력해 왔는데 둘째를 임신하고부터는 몸도 안 따라주고 더 여유가 없어졌다. 첫째 임신 때도 태교나 운동 등을 맘껏 하지 못해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둘째 임신 때는 매일매일 둘째에게 미안하다. 첫째 뒤치다꺼리 하느라 늘 둘째가 뒷전이고 태교여행도 만삭사진도 이상하게 다 첫째가 주인공 같은 느낌. 어떻게서든 둘째와 나만의 시간, 둘째에게만 집중하는 태교를 해보려 고민을 하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다.

픽사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무척 좋아한다. 가장 감명 깊게 본 애니메이션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토이스토리> 1-3편을 늘 말하곤 한다. 설마하며 봤던 4편에서 살짝 실망하고 5편은 육아로 관람 포기했는데 이 책을 보니 잊고 있던 <토이스토리>에 대한 애정이 샘솟으며 갖고 싶다는 욕망이 마구 치솟았다. 키덜트지만 그 동안 모았던 온갖 귀엽고 예쁜 것들을 아이에게는 맘껏 내주고 있는데 이 책은 배송오자마자 아이가 안 보이는 데에 숨겨 놓고 다이소에 가서 새로 색연필과 사인펜을 사왔다. '스티커 컬러링북'이라기에 스티커도 수록되어 있고 컬러링 페이지도 있는 책인 줄 알았다. 요즘 아이에게 그런 '색칠공부' 책들을 종종 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스케치만 있는 스티커 도안이 수록되어 있는, 내가 색칠해서 스티커를 만드는 컬러링북이었다. 총 24장의 스티커지가 있고 각 장별로 스티커의 크기와 수가 꽤 많다. 출판사에서 추천하는 컬러링 방법은 색연필을 뾰족하게 깎아 명암을 주며 색칠하는 것이다. 내가 색칠한대로,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스티커를 하나 둘 만들어간다는 게 이 책을 소장한 가장 큰 기쁨이다. 스티커라 선명한 발색이 안 나올까봐 사인펜도 샀는데 출판사 추천대로 색연필로도 잘 색칠할 수 있다. 생각보다 하루에 스티커 몇 개 완성하기 힘들만큼 '시간 순삭'이다. 몇 년 아꼈다가 딸들과 같이 <토이스토리> 전 시리즈 정주행도 하고 스티커를 만들까 싶지만 최고 5-6년은 걸릴 일이라 일단 지금 당장 짬나는 대로 틈틈이 색칠하며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태교라 우겨보고도 있다. 나만의 <토이스토리> 스티커를 만들어 보고픈 팬들에게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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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미술관 - 그 그림엔 사연이 있다, 개정판
문하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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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미술관(개정판)] 나만을 위한 방구석 도슨트, 재미와 교양 다 잡는 미술 에세이





내가 대학을 다니던 2000년대 중후반엔 미술사학이 인기가 많았다. 교양수업은 항상 광클 몇 초 컷이고, 교양수업을 듣다가 과를 옮기거나 대학원, 유학을 가는 학우가 적잖았다. 신정아 사건도 이때였고, 미술전시 관람이 취미인 대학생이 참 많았다. 나도 아주 깊이 빠지진 않았어도 꽤나 문화생활을 열심히였던 대학생이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내 삶도 대학 문화도 완전히 바뀌었다. 요즘은 정부가 청년들의 문화생활을 지원하는 것이 많던데 요즘은 미술 전시나 책들의 인기가 어떤지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궁금해졌다.



2019년 평단에서 출간되었던 문하연 작가의 <다락방 미술관>이 2026년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27명의 화가(중 모딜리아니는 아내와 함께 부부로 다뤄짐)의 삶과 그림을 속도감 있는 미술 에세이로 시대별, 사조별로 나열한 책이다. 구판과 개정판이 쪽수도 같고 편집도 비슷해 무엇이 바뀌었나 살펴보았더니 프롤로그 겸 작가의 말을 올해의 시점으로 다시 썼고, 책을 다시 읽으며 지금의 성인지 감수성에 맞게 문장들을 조금 고쳤다고 한다. 아무래도 미술 책은 압도적으로 여성 독자들의 소비가 많기도 하고 여성 화가들을 꽤나 다루는 책이라 개정의 의도를 충분히 공감하였다.



<다락방 미술관>은 15세기부터 현대까지의 미술을 다룬다. 각 화가별 에세이가 끝날 때마다 그 화가와 관련 깊은 미술관을 소개해놓았고, 책 뒤편에 참고문헌 목록을 수록해놓았다. 크게 두 가지 점에 책을 읽으면서 놀랐는데 하나는 15세기부터 서양에 여성 화가들이 꽤 있었다는 점이다. 그 수록 그림들은 내가 작가 이름과 성별을 몰랐을 뿐 본 적 있는 유명한 그림들이었다. 재력만 탄탄하면 배우자와 함께 혹은 단독으로 예술 활동을, 15세기부터 가능했다는 점에 놀랍고 문하연 작가가 27명의 화가를 수록하며 여성 화가들과 남성 화가들의 작품과 뗄 수 없는 배우자들을 많이 소개하려 신경 썼다는 걸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각 화가별 에세이가 길지 않으면서도 재미와 교양을 다 잡는 내용에 술술 읽히는데 문하연 작가의 원래 직업은 대학병원 간호사였고, 교양과 취미로 미술을 공부하고 이 정도의 글을 썼다는 점에 너무 놀랐다. 심지어 미술만 공부하고 책을 쓰는 게 아니라 소설, 드라마 극본, 시나리오, 오페라 가사 작사도 하신다고. ‘나만을 위한 방구석 도슨트’라는 표지 표현에 공감하며 아 그래서 책 제목이 <방구석 미술관>이구나 싶었다. 육아를 시작한 이유로 성인 전시는 남의 일처럼 된 지 몇 년 째인데 간만에 책으로나마 욕구를 풀 수 있어 참 행복한 독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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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멍 :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 - 애착 유물 유물멍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멍 원고 공모전」 필진 지음 / 더베이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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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멍: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 두 번째 유물멍 책, 뮷즈만큼 탐나는 국중박 굿즈

 

 

 

나와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책 제목을 보고 너무 반가웠다. 이미 2024년에 첫 책이 나왔고, 이번이 두 번째 책이다. 혼자 다니지 못하는 어릴 적부터 박물관과 전시관을 좋아해 자꾸 가자고 부모님께 떼를 썼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덕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옛 조선총독부 자리에 있을 때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2005년 용산 시대를 열고선 틈나는 대로 갔던 것 같다. 역사 지식이 빠삭하지는 않다. 그냥 어느 날 찾아가 그날의 마음이 내키는 공간에 서거나 앉아서 유물들을 그저 바라보다 오면 마음이 좋았다. 다른 박물관이나 전시관에서의 멍 때리기도 좋지만, 특히 지금의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은 그렇게 유물멍하기가 참 좋았다.

 

유물멍에 대한 책이 두 권이나 나왔다는 걸 모를 정도로 유물멍도 국립중앙박물관도 내 삶에서 멀어진 지 좀 되었다. 아이를 출산하고 아직까지 나만을 위한 외출은 영 엄두를 못 낸다. 그래서 더 반가워하며 이 책을 반겼다.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이란 부제가 붙은 두 번째 <유물멍> 책은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와 관람객이 애착 유물로 뽑은 100가지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정리해 펴낸 책이다. 100가지 유물엔 그 유물을 애착 유물로 꼽는 짧은 글들이 있는데 글쓴이는 일반 관람객도 있고 기증자와 이해관계인(가족, 제자 등)과 박물관 직원들이 있다. 각 유물 아래엔 기증자도 언급되어 있고 앞뒷면엔 큐레이터들의 글과 색인, 기증자들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사철제본이라 펼치기가 편하다. 휴대하기 좋게 한 손에 잘 잡히는 판형이지만, 종이 질도 좋고 총천연색으로 유물 사진이 담겨 있어 소장 가치도 좋다. 랜덤으로 들어 있는 책갈피도 참 예쁘다. 요즘 국중박 뮷즈가 늘 화제이고, 나도 몇 지르고 있는데 이 시리즈들 역시 뮷즈처럼 마니아들의 소장 욕을 한껏 불러일으킨다. 나처럼 국립중앙박물관을 사랑하지만 자주 못 가는 독자들에겐 그립고 가지 못하는 한을 좀 풀어주는 책이다. 애착의 변이 짧아 책에 여백이 많은 편인데 책을 읽으며 그 여백에 내 감상을 풀어보며 글들에 공감도 하고 생각의 차이도 느끼고 하는 재밌는 독서시간이었다. 박물관 마니아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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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잘 사고 잘 파는 법
김영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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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잘 사고 잘 파는 법] 다 떠먹여주는 ETF 입문책

연초에 여윳돈이 생겨 뒤늦게 국장에 뛰어들었다. 자금 규모와 위험 성향, 주가를 고려했을 때 개별주보다 ETF가 혹했다. 예상대로 개별주보다 수익률이 낮았지만 등락폭도 적고 배당금이 있는 게 좋았다. 조금도 공부 안 하고 적당히 검색 후 질렀다. 하지만 시드 머니가 점점 늘어나며 이렇게 공부를 안 해도 되나 싶어 주식 책 최신간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읽기 시작하였다. 경제지 기자 출신의 전업투자자 김영민 작가가 쓴 <ETF 잘 사고 잘 파는 법>이라는 책이다. 엄청 빽빽한 목차만 봐도 예상할 수 있듯 ETF에 대해 다 떠먹여주듯이 자세히 설명하는 책이라 ETF 투자가 처음인 주린이에게 유용한 책이다. 국장과 미장의 주요 인기 ETF(기타 ETF도 소수 있음)를 짧고 빠르게 훑고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40가지를 꼽고 알려주는데 책을 읽어나갈수록 속이 시원하다. 바쁜 현대인의 삶, ETF 투자하려는 데 최소한의 공부는 하고 시작하고 싶다 생각하는 주린이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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