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나노 브랜드 - 니즈와 원츠를 쪼개고 또 쪼개라
김준모 지음 / 넥서스BIZ / 201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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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나노 브랜드] 브랜드 책 No 브랜딩 책 Yes, 쪼개고 또 쪼개라

 


 

ND=(P+S+V+T)/C

ND: Nano Brand, P: Philosophy, S: Story, V: Value, T: Touch, C: Customer

'고객 1명에게 꼭 맞는 철학+고객 1명에게 감동을 주는 스토리+고객 1명이 꼭 필요한 가치+고객 1명이 꼭 필요한 감동'을 브랜드에 담아라. - p.232


커다란 브랜드와 작은 나노 브랜드는 대상 고객과 마케팅 방법 등 모든 것의 성격이 다르다. 그러므로 전혀 다르게 일해야 한다. 고객의 원츠를 쪼개고, 시장을 쪼개고 마케팅 방법을 쪼개라. 그러면 나노 브랜드가 보일 것이다. - p. 62


나노 브랜드를 제대로 마케팅하기 위해서는 4T를 고려해야 한다. 여기서 4T란 제품(Thing), 고객(Target), 시간(Time), 방법(Tool)을 의미한다. 한정된 고객의 원츠에 꼭 맞는 제품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방법을 가지고 마케팅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만든 나노 브랜드를 세상에 알릴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 p.159

 

 

이 책 엄청 탐나는데, 지금 제게 딱 필요한 책이 나왔는데 읽을 시간이 없어 속상해요.” 한달 전, 넥서스의 신간 홍보 자료를 보다가 아무리 용을 써도 지금 읽을 시간을 낼 수 없다는 원통함에 애먼 출판사 직원에게 읍소했었다. 그저 큭큭거리며 관심 고맙네 하며 웃는 그분을 뒤로 하며 기필코 빠른 시일 내에 결제하리라 뚫어지게 다이어리만 쳐다보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주에 구매해 단숨에 읽었다. 기대감에 생난리를 쳤던 게 약간 멋쩍은 감이 없지 않았다. 뒤표지에 나열된 브랜드 명들을 보며 나노 브랜드케이스 스터디 책일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브랜드책이 아닌 브랜딩책이었다. 그것도 상당히 교과서적 구성을 하고 있는.

 

 

원했던 책은 아니었지만 다른 차원에서 만족감이 상당한 책이었다. 일단 아직까지 브랜딩 교과서 영역에서 홍성태 교수 정도를 제외하고 꾸준히 책을 내고 괜찮은 국내 저자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저자를 발견한 것 같아 반가웠다. 나노 브랜드란 개념이 학계에 통용 중인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책의 질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는데, 학위과정을 밟고 있지 않아 지금 당장 논문으로 발전시킬 수 없다는 사실에 펄쩍펄쩍 뛰고 싶을 만큼 이 책 한 권으로 끝내기 너무 아까운 개념이었다. 혹시 저자가 학위가 있거나 과정 중이라면 국내외 할 것 없이 꼭 좀 써주셨으면 좋겠다.

 

너무 큰 규모의 아이디어는 실행을 지연시킨다. 큰 변화보다는 꾸준하고도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커다란 브랜드의 덩치는 상대에게 과시를 할 때만 필요가 있는 수사슴의 큰 뿔과 같다. 사냥꾼에게 쫓길 때와 상황이 같은 오늘날에는 걸리적거리는 걸림돌일 뿐이다. 위대한 생물학자인 찰스 다윈은 최후까지 살아남는 종은 '크고 강한 종'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종'임을 강조했다. 끊임없이 변할 수 있는 브랜드, 이런 브랜드가 강한 브랜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아야 한다. 이렇게 작은 브랜드가 바로 나노 브랜드이다. - p.49


노하우 시대(Know-How)’에서 노웨어 시대(Know-Where)’를 거쳐 이제는 노와이 시대(Know-Why’로 진입했다. 블랙컨슈머들이 왜 비판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개선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고, 그 문제에 꼭 맞는 열쇠를 손에 거머쥘 수 있다. 고객이 왜 우리의 제품과 브랜드를 외면하는지, 왜 경쟁사의 제품을 구매하는지, 우리 브랜드에 무엇을 요청하는지 등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라. - p.107 


시장 점유율보다 고객 시간 점유율이 더욱 중요하다. 고객을 온전히 나의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고객이 원하지만 채워지지 못한 원츠와 고객의 비어 있는 시간을 나의 제품과 브랜드로 채우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고객에게 꾸준하고 끈질기게 접근해간다면 고객들의 마음에 비로소 내 브랜드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 고객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콘텐츠가 담보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 p.141



니즈와 원츠를 쪼개고 또 쪼갠 초미세 브랜딩 전략, 나노 브랜드(). 브랜딩이나 마케팅 이론에서 흔히 사용하는 세부화 전략개념과 겹친다고 생각해서인지 저자처럼 말하는 이가 없다. 해외 웹을 뒤져보면 비슷한 이름의 브랜드 컨설팅 회사가 한 곳 검색되는 정도이다(나노브랜딩http://www.nanobranding.com/). 우리나라에선 2006년 김인순 기자가 <나노 브랜딩 시대>라는 책을 쓴 적이 있는데 이 책은 나노만 있고 브랜딩은 없는, 나노 산업 현황 분석서이다. 출판사가 저자를 대한민국 최초의 나노 브랜드 마스터”’라고까지 표현한 것이 과언이 아니었다. <작지만 강한 나노 브랜드>의 저자 김준모는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특히 디지털 브랜딩 및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파고 있다.

 

 

우리가 하루 동안 접하는 브랜드 수는 6000여개, 그 중 의식적으로 인지하는 브랜드는 거의 없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인지되기 위해선 피나는 노력으로 수도 없이 소비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해야 한다. “보이지 않으면 알고 싶지도 않고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p.139)”이 오늘날 브랜딩의 현주소이다. 최면 등 브랜딩에 있어 뇌과학이나 심리학의 이용이 늘어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경영 생태계의 대부분은 ()소기업 혹은 일개 점포이다. 물론 자본력이 월등한 대기업이 브랜딩, 마케팅 모든 측면에서 유리하긴 하지만 골리앗과 싸워지지 않음은 물론 이길 수까지 있는 다윗의 전략은 존재한다. 그것이 김준모가 말하는 나노 브랜드()이다. 소비자와 니즈와 원츠를 또 쪼개고 또 쪼개라. 틈새 전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니즈와 원츠)을 직접 만들 수 있다.

 

 

4P 제품(Product), 가격(Place), 유통(Place), 프로모션(Promotion)

4C 고객 가치(Customer Value), 고객 비용(Cost to the customer), 편의성(Convenience),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4T 제품(Thing), 고객(Target), 시간(Time), 방법(Tool)

 

 

손톱깎이 판매 세계 1위 기업 쓰리 세븐은 손톱 깎을 때 튀지 않도록 옆 부분 막아둔 손톱깎이로 대박을 터뜨려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였고, 밴드에이드에 밀려 반창고 부문 만년 세계 2위 기업이었던 큐래드는 캐릭터 반창고로 밴드에이드를 따라잡았다. 10대 타깃 국내 인터넷 쇼핑몰 소녀나라의 경우 티머니 결제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지갑을 쉽게 열게 할 수 있었다. 전통적인 브랜딩(마케팅)4P4C, 그 믹스 전략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4T를 추가하여야 한다. 완벽한 타이밍으로 더욱 노골적으로 소비 심리를 공략하는 시대가 왔다. 과잉 소비 시대, 소비자가 구매 계획이 있는 제품을 얼마나 경쟁사보다 많이 선택받느냐보다 구매 계획이 없는 제품을 얼마나 충동구매하게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

한 국내 패션 브랜드는 상표권을 준비하지 않았다. 다른 업무들에 바빴던 사업 초기에 미처 상표권 등록까지 챙기지 못했던 것이다. 조금씩 매출이 오르고 사람들에게 알려질 때쯤 어려운 일이 생겼다. 상표 사냥꾼의 표적이 된 것이다. 상표 사냥꾼들은 성장하고 있는 회사들을 유심히 보고 있다가 상표권이 등록되지 않은 회사의 상표를 의도적으로 등록한다. 그 후에 합의금을 요구하거나 상표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득을 취한다.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십억 원 이상 손해를 볼 수 있기에 브랜드 개발 초기에 상표권의 등록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p.177

기존에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형성된 인지적 지도는 후발 주자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좀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알 리스가 강조한 것은 한 번 소비자의 머릿속에 형성된 인지적 지도를 후발 주자가 바꿔 놓기란 쉽지 않음을 인정하고 기존에 형성된 판 위에서 1위 자리를 두고 다투지 말고 차라리 새로운 별개의 판을 개척해서 그 축에서 1위를 하는 것이 오히려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것이다. - p.198

린스타트 방식, 조금 부족한 계획이라도 빠르게 실천하는 편이 우유부단하거나 미적거리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일단 실행을 하면 잘못된 점을 고쳐 나갈 수 있지만 아예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나 교훈을 얻을 수 없다. 완벽한 계획이나 시간을 기다리지 말고 실천하라. 깨져도 지금 깨져야 한다. - p.243 

<작지만 강한 나노 브랜드>에 가장 관심을 가질 독자층은 2030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대학을 다녔고 디지털 마케팅(브랜딩)에 익숙한 그들보다 전통적 마케팅에 익숙한 4050 이상 층에게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들의 시장 감각 DNA를 바꿀 수 있는 유용한 참고서이기 때문이다. ‘디지털을 언급했다고 <작지만 강한 나노 브랜드> 디지털 브랜딩(마케팅)에 집중한 책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물론 SNS 등 직접적으로 디지털 브랜딩(마케팅)에 대해 다루는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디지털은 달라진 시대, 달라져야 하는 접근을 말하는 키워드로 기능한다.

 

 

그래서 브랜드 이름 자체도 중요하지만 탁월한 별명의 작명을 강조하는 대목이라든가, 브랜드 매니저-외부 네트워크-조력자 삼각 연대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대목, 치밀하고 꼼꼼한 마케터보다 허술하더라도 속도로 승부하는 마케터가 훨씬 회사에 보배일 수 있다는 대목 등 기존 패러다임의 허를 찌르거나 아예 뒤집어 버리는 부분들이 이 책의 백미이다. 샤를 보들레르는 공포의 매력에 취할 수 있는 사람은 강자뿐이라고 하였다. 20세기의 강자들은 소수의 거대 공룡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공룡들도 분신술 하듯 브랜드 세부화하고 있고, 경쟁력 있는 작은 강자들이 매서운 시대이다. 블루오션, 레드오션의 구분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로 어느 곳이든 무한 경쟁인 상황(나노오션)에서 조금 튀는 아이디어 하나로 분기별 판세가 뒤집히고 또 뒤집히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쪼개고 또 쪼개 살아남을 것인가, 여전히 덩어리째 끌어안고 있다가 장렬히 전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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