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구판절판


"너무 빨리 하지 마세요 N'allez pas trop vite"는 아마 프루스트주의적 슬로건일 것이다. 그리고 너무 빨리 하지 않으면 생기는 이점은, 그러는 도중에 세상이 더 재미있어진다는 것이다.-63쪽

정신분석학 문헌은 도서관에 앉게 될 때마다 현기증을 느끼는 한 여성에 대해 말해 준다. 책 속에 둘러싸인 그녀는 구역질을 하게 되며 오직 그 주변을 벗어남으로써만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짐작과 달리, 이것은 그녀가 책을 싫어해서 생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그녀가 책들과 그 속에 담겨 있는 지식을 너무나 갈망하고, 책장 위에 놓인 모든 것을 한꺼번에 읽고 싶어 했지만, 그럴 수는 없기 때문에 훨씬 덜 지적인 환경 속에 들어감으로써 자신의 참을 수 없는 무지를 감추고 싶어 했다는 사실에서 생긴 일이다. -105-106쪽

프루스트가 제시하듯이 우리가 자신만의 언어를 창조해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상투어로는 담지 못하는 측면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우리 생각의 고유한 성격을 더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관례를 무시해야 한다고 요구한다.-133쪽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봄으로써 생길 수 있는 행복은 프루스트의 치유 관념에서 핵심적인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불만이, 삶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우리가 삶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192쪽

다른 사람들을 스스로 평가할 능력이 없는 사회적 속물에게 직함이나 명성이 인물의 탁월함에 대한 유일한 지침이 되듯이, 예술계의 속물에게도 예술품에 대한 정보가 끈덕지게도 예술을 이해했다는 표시가 된다.-215쪽

무언가가 물리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결코 그것에 주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상황은 아님을 제시한다. 사실 존재란 바로 우리가 그것을 무시하고 간과하게 만드는 요소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시각적 접촉만으로 모든 일을 다 했다고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223-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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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란 정말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증인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그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재판이란 얼마나 많은 허점을 갖고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책 내용에 관한 기억은 더더욱 신뢰할 수가 없다. 호들갑을 떨며 재밌게 읽었던 책도 주인공의 운명들이 내맘대로 재구성되곤 하니까. 실제로는 두 연인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나는 그저 그 둘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나보다.

오랜만에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읽었다. 처음엔 하루키 때문에 읽었고, 그때는 줄거리만 따라가며 주관도 없이 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두 번째 읽을 때는 뭐가 재미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자신에게 솔직해지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세 번째 읽으면서는 이 소설 굉장히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지에 대한 개츠비의 사랑의 정체성을 따지기 이전에 일단 문장들이 너무 모호하고 어려웠다. 처음에는 정현종 시인의 번역본으로 읽다가, 아무리 읽어도 의미가 잘 들어오지 않는 부분은 친구에게 선물받은 방대수 씨의 번역(책만드는 집,2001)과 원서를 대조하며 읽었는데, 정말 귀찮았지만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

처음 두 번의 독서에서는 굉장히 건조한 소설이라는 느낌을 가졌었는데, 내가 쉽게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을 짚어보니, 그 문장들은 공통적으로 자연환경이나 밤의 분위기, 미소 따위에 대한 세부적이고 시적인 묘사였다. 그런 것들은 관찰력이 뛰어나거나 평소 그런 것들에 섬세한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잘 이해하기 어렵고, 또 읽으면서도 딴생각이 들게 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두 개의 번역본을 비교해서 읽고나니 번역의 스타일에 따라 글이 얼마나 다르게 읽혀질 수 있는가를 새삼 느꼈다. 정현종 시인의 번역은 호흡이 짧고 에둘러 번역했다 해야할까, 그래서 의미가 좀 한 번에 확 들어오지 않는 부분이 있었고, 또 애석하게도 오역도 여러 군데 있었다. 그리고 방대수씨의 번역은 의미를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해서 의미는 잘 들어오지만, 원본에는 없는 자의적 해석이 들어간 곳이 약간 보였다. 그 중에 재밌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먼저 정현종 시인의 번역을 읽고서 대체 저 '바람통'이란 것이 뭘까하는 의문을 가지게 됐다.

나무들을 뒤흔드는 그 날개 소리와 땅의 충만한 바람통[오르간의 바람통이라는 말을 전용했음]들이 개구리에게 생명을 가득 불어넣어 부풀게 하듯, 바람은 계속 오르간 소리를 내며 시끄럽고 밝은 밤을 연주하고 있었다. (정현종 역, 문예출판사, 35쪽)

역자는 친절하게도 '오르간의 바람통이라는 말을 전용했음'이라고 주석을 달았지만 어쩐지 내게는 시원한 설명이 되지 못해서 방대수 씨의 번역을 읽어보았다.

마구 불어대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밝고 시끄러운 달밤이 되었다. 숲에서는 새들이 날갯짓하고 대지의 힘을 한껏 빨아들여 풍선처럼 부푼 팔딱팔딱 생명이 고동치고 있는 개구리가 목청껏 오르간을 연주하고 있었다. (방대수 역, 책만드는집, 45쪽)

도움을 얻으려던 것이었는데, 나는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지고 말았다. 여기서는 '개구리가 목청껏 오르간을 연주하고 있었다'. 분명 의미상으로는 바람 소리가 마치 울음주머니를 한껏 부풀려 우는 개구리 소리가 바람을 이용해 소리를 내는 오르간 소리에 '비교'되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 그래서 원서의 같은 부분을 찾아보았다.

The wind had blown off, leaving a loud, bright night, with wings beating in the trees and a persistent organ sound as the full bellows of the earth blew the frogs full of life. (25)

이렇게 두 단계를 거치고 나니 그 밤의 장면이 조금 쉽게 그려졌다.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면 말을 만들기도 훨씬 쉬워지는 것 같다. 나름대로 위의 문장을 번역해 보자면, "새들이 날갯짓으로 나뭇가지를 흔들고 생명력 충만한 개구리들이 대지를 울음소리로 가득 채우듯, 시끄럽고 환한 밤을 뒤로한 채 바람은 계속해서 오르간 소리를 내면서 불고 지나갔다."

문장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은 '재의 계곡'을 묘사하는 부분 외에도 아주 많았다. 그건 아마도 그 묘사의 대부분에서 특이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비유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온전히 그 의미를 느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묘사도 많은데, 그 중에서 개츠비와 데이지가 처음 만났던 어느 가을날 밤에 대한 묘사는 매우 감각적이다.

집들의 고요한 불빛이 어둠 속으로 울려퍼지고 별들이 움직이며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밤이었다. 개츠비는 그의 눈가로 비쳐드는 시야 속에 보도 블럭이 정말 사다리가 되어 나무들 저 위의 신비한 곳으로 걸쳐져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정현종, 161쪽)

경험으로 비추어 이런 느낌은 가을보다는 한겨울 밤이 더 쉽게 상상되는데, 아무튼 이 장면은 개츠비가 처음으로 데이지에게 키스하기 직전의 광경이다. 저것은 그야말로 사랑에 홀린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환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너무도 꿈만 같았기에, 개츠비의 죽음은 대조적으로 너무나 비참했다. 두 번의 독서에서 개츠비의 사랑에 초점을 두었다면 -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 이번에는 그의 죽음이 더 크게 와 닿았다. 더 정확하게는 그의 죽음 이후의 상황들 말이다. 그는 정말 '위대한'이라는 수식을 받을만 했을까. 아니, 그렇게 외롭게 죽어간 그가 그깟 '위대한'이란 수식어에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었을까. 그 위대한 개츠비가 우리에게 남겨준 건 세상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비열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것일 뿐. 그래도 위안을 삼아야겠다면, 이 비열한 세상에서 어차피 죽을 바에야 사랑에 모든 걸 바친 그는 그래도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사랑이 성취되었건 아니건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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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7-24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20년 전에 읽었네요. 수업을 하면서요.. 미문이 많았던 기억이 어렴풋합니다. 정말 번역의 묘미란~~

부엉이 2006-07-24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서만 읽고, 또 한 번만 읽고 그 책을 다 읽었다고 말하기가 부끄럽게 느껴졌어요.

marine 2006-09-30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대로 된 책을 읽는다는 건 어쩌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이런 절망감이 드는군요^^

부엉이 2006-10-02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책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 서고 보니, 정말 더더욱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로그인 2006-12-15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위대한 개츠비'
미아 패로와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을 맡았었지요.
개츠비의 죽음과 냉정한 여인의 태도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나그네 2009-06-30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을 보다가 내용이 어려운 부분이 많아 혼돈스러웠는데 위의 설명을 읽고 나니 저으기 위로가 됩니다.
 

 

                                                     

 

소유에서 집착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나는 이짓이 하고 싶었다. 이렇게 되면 헌책방에는 이 장을 뜯어내고서밖에 팔 수 없을 거다. 하긴 책을 팔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해봤지만. 뭐든 한 번 가지게 된 건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이짓은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책에 대한 진정한 소유라고 가정할 때, 어쩌면 영원히 이루어지지 못할 소유에 대한 불안감에서 나온 행동일지도 모르겠다.
예상한 것보다 도장을 찍어야 할 책이 많다는 것을 알고나서, 내가 마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전봇대나 벤치 아래 열심히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개가 된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문득 이 면을 펼쳐서 저 흔적을 확인하곤 하면서, 내가 살면서 뭔가에 대한 소유를 끊임없이 확인했던 적이 있었나를 생각해봤다. 일상적인 물건들은 자매들 사이에서 자랐기 때문에 거의 공동소유나 다름 없고, 옷 같은 경우에도 각자의 취향과 조금씩 다른 사이즈 차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유자가 정해져서 니꺼내꺼할 필요성을 별로 못느꼈다. 내 필요에 의해 물건을 살 때도 어느 정도는 가족들 중 누군가가 써야할 경우를 생각하며 사게 된다. 그 외에 내가 독립을 하게 되면 꼭 가져가고 싶은 물건은 기껏해야 논문쓰면서 장만한 스탠드 정도?
그치만 책만은 언니 꺼, 내 꺼, 동생 꺼, 확실하게 갈라서 가져갈 것이다. 책은 내가 가족들 중 누구도 배려하지 않고 - 엄마에게 선물한 책을 제외하고 - 온전히 내 취향에 따른 것이고, 내 동생이 아무리 자신은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재미를 못느끼겠다고 해도, 내가 동생으로서 널 사랑하는 이유가 그 책에 담겨있기 때문에 나는 그 책을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우리집 식구들 중에 내가 이런 짓을 한다고 해서 야박하다 할 사람은 없다. 스스로 좀 유별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물질에 집착하는게 죄악이라는 인식이 무의식 중에 자리잡고 있어서인가보다. 그렇다하더라도 내가 뭐 책으로 집을 짓는 가학적 수준에까지야 이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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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7-24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님의 실명을 알게 되었네요. 책도장도 이름도 참 깔끔하고 어여쁘네요.. 님의 성정과 닮아보여요^^

부엉이 2006-07-24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좋은 말씀 너무 감사드려요~^^ (칭찬 들으면 요즘 마냥 좋은..)
 

 

 

 

 

 

 





얼마 전부터 나는 '파르마의 수도원' 2권을 화장실 수건더미 위에 놓아둔 채, 어쩐지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이 책을 화장실 갈 때마다 틈틈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생은 책을 소리내어 읽는 버릇이 있는데, 어제는 화장실에서 책읽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물론 동생이 다른 책을 읽고 있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늦게까지 걷어내지 않은 이불더미에서 동생이 뭉기적거리며, "언니, 이거 재밌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책이 약간 지루해지던 차에 동생이 재밌다고 한 말에 약간 샘이 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그러냐고 맞장구를 쳐주곤, 잠시 생각한 후에 "근데 그거 2권인데..?"라고 말했다.  
순간적인 적막이 흐른 뒤 동생과 나는 와하하하 웃고 말았다. 물론 2권부터는 전권의 내용과는 약간 분리되어, 파브리스가 감옥에 갇히고 클렐리아와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부분이 전개되긴 하지만...
"그래도 책표지에 파르마의 수도원 2라고 써 있고, 안쪽에도 15장이라고 써 있는데 못봤단 말이야?"
동생이 어떤 면에서 조금 무심한 면이 있긴 하지만, 나로서는 "두 시간 후 가엾은 파브리스는 수갑을 차고 작은 마차에 올라 파르마 성채를 향해 출발했다."는 도입부를 보면 의아하거나 궁금증이 생겨서 표지를 확인했을 것 같다.  
내가 1권부터 읽으라고 종용했지만 동생은 끝내, 자기는 줄거리가 다 이해간다면서 여전히 2권부터 읽고 있다. 내가 산세베리나 부인과 파브리스와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더니 그런 건 알 필요 없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래, 네가 '파르마의 수도원'에 대한 새로운 독서법을 개척해봐라, 라고 비꼬듯 말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이 책을 읽는 재밌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파브리스의 성격이 어떤지, 왜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지 등등 스땅달이 책 한권 분량으로 서술해 놓은 정보 없이 파브리스는, 이 소설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동생의 독후감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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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09-30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집중이 안 되는 책은 소리내서 읽어 보곤 합니다^^

부엉이 2006-10-02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주 그런답니다~^^
 
Michael Bolton - Bolton Swings Sinatra
마이클 볼튼 (Michael Bolton)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불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서, 선배들의 이 우스개소리에 진정 공감했다. 어설프게 불어를 배우면 자신도 모르게 영어는 불어처럼, 불어는 영어처럼 읽게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마이클 볼튼을 '미셸 볼땅'이라 읽게되는 것이라나. 암튼 그 때부터 우리들에게 그는 미셸 볼땅이 되었고, 지금보니 볼 살이 없는게 약간 지네딘 지단을 닮은 것도 같다.
방금 동생에게 이 음반의 노래 한 곡을 들려주고 누가 부른 거냐고 맞춰보라고 했다. 처음엔 프랭크 시나트라라고 답했다가, 마침 특유의 약간 끝이 갈라지면서 애절함이 묻어나는 부분이 나오자 금방 마이클 볼튼이라고 고쳤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대번에 알아들을 만한 변하지 않은 목소리, 변하지 않는 창법, 여전하다라고 느끼지만 진부하다고는 생각지 않게 되는 그런 목소리다. 비슷하게 2004년에 '웨스트라이프Westlife'가 'Allow us to be Frank'라는 음반을 냈는데, 몇몇 곡은 좋았지만 전반적으로는 실망스러웠다. 아직은 젊어서인지 프랭크 시내트라의 무게감을 담아내려는 흔적은 엿보였지만 역부족이란 게 여실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이 음반은 볼튼만의, 시내트라다운 것을 동시에 흡족하게 느낄 수 있다. (아! 그러나 Fly me to the moon은 좀 아니다... 너무 간드러진다.) 
정작 크리스마스가 되면 별 감흥없이 보내면서도 노래를 듣고 있으니 올해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진다. 그 따뜻함을 함께 나눌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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