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에 내리려고 지하철 문에 다가서는데, 한 어여쁜 아가씨가 내 앞에 섰다.
만원 지하철이라 아가씨와 나 사이의 거리가 불과 15센티미터 정도 되었는데.
매력적인 까만 피부에 클레오파트라를 연상시키는 아이라인과 풍성한 속눈썹.
화장이 예술이네... 감탄하고 있었는데.

위 아래 옷이 한 벌이다.
그것은 교복...
얼룩말 무늬 가방에 얼룩말 무늬 운동화.
금방이라도 런웨이에서 워킹해도 될 듯...

부.러.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N군 2006-11-23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개시켜줘-

부엉이 2006-11-2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언니한테 홍대역 가려면 여기서 타면 되냐고 물어봤으니까 그 근처 어딘가에 있을 거야~
 

출근하려고 집에서 나오는데 한쌍의 남녀 고등학생들이 집앞에 있는  학교로 가댁질을 하며 들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가방이 색깔만 다른 같은 거라는 걸 보고 '음, 쟤네 연애하는구나...' 짐작했다.
전같으면 '한심하군...' 생각해 버렸을 건데. 웬일인지 예뻐보였다.
아침부터 저렇게 웃고 떠들 수 있으니 하루가 얼마나 즐거울까.
출근길 지하철에서 보는 졸음에 지쳐 죽상인 얼굴들보다 훨씬 보기 좋네...
웬만한 일에 후회를 잘 하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나이지만, 한 가지 후회막급인 일이 있다.
바로 고딩시절에 풋풋한 연애 한번 못해본 것. 미수 한 건, 튕긴 거 한 건, 짝사랑 댓 건.
지지리 궁상 떨며 공부할 거였으면 화끈하게 연애질이라도 했어야 하는 건데.
그 때 시작된 나의 '연애 지진아' 인생은 지금도 별반 나아진 것이 없다.
고딩 때 불어 실력에서 그다지 나아진 것 없는 지금의 불어 실력처럼. 

오늘도 지하철에서 앉기 실패. 그래도 김종광의 <야살쟁이록>이 아침 졸음을 조금 덜어준다.
2호선 갈아타려고 시청역 플랫폼을 걸어가는데, 한쌍의 남녀가 나누는 대화가 귓가를 스쳐간다.
아니, 여자가 하는 말만 들렸다.
여자 : 아니, 오늘은 어제보다 더 멋있어 보이세요!
남자 : (전날 마신 술탓인지, 부끄러워서인지 눈가가 금새 벌개졌다) .... ^_____________^

내 눈과 머리는 아직도 잠 속을 들락날락거리는데, 아침부터 저런 고단백 영양가 있는 멘트를 날리다니.
배워야한다, 나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KBS 1FM 명연주명음반 만섭 오빠 ^^;;
저 미소만큼이나 부드러운 목소리.
요즘은 두시부터 네시까지 안 졸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손을 자세히 보면 아무것도 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로 완전 연출된 사진.


애꿎은 코스모스에 칼을 들이대고 있는 나.



우리 옆집 정원. 집은 똑같이 지었는데, 우리 아부진 조경에 전혀 신경을 안 쓰시고, 옆집 아저씨는 조경에만 신경 쓰신다. 아저씨가 잔디 깎는 날은 손님 오는 날. 참고로 동생이 동영상 찍는 줄 모르고 웃기게 걸어보라 해서 춤추고 난리 부르스를 떨었는데, 저 집에 사람이 있었을 줄이야.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터.



나무에 올라 보려 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_-;;


움직이는 걸 본 적이 없는 경운기.
설마 했는데 정말 시동이 걸려 앞에 있는 사과나무로
돌진할 뻔했음.

 




월간 <어린이문학> 잡지를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거기 어떤 일본 아동문학가가 나와서 하는 얘기가, 아이들에 대해 잘 알고 싶어서 유치원엘 입학했단다. 입학한 첫날 아이들과 눈싸움이며 스모를 하며 신나게 놀아주는데, 그만 허리를 삐끗해서 담날부터 몸져누웠단다. 처음엔 이 아동문학가의,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가상했다. 그런데 또 든 생각은, 굳이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우린 누구나 과거에 어린이였고, 다만 어른이 되면서 그 기억을 잃어가는 것 뿐인데.
그러니까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과거의 나를 기억하기만 하면 될 일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레이야 2006-11-02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의 나를 기억해내면 되는 일... 그걸 잊기가 쉽지요. 아이들과 부딪힐 때면 과거의 나를 돌아보기로 합니다.^^ 님! 앞치마 두른 모습이 예뻐요.^^

부엉이 2006-11-03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대문 사진이 좋아요. 사무실 뒤로 보이는 뒷산에 단풍이 울긋불긋 들기 시작하는데, 제 마음도 울긋불긋 엉덩이도 들썩들썩 하네요~
 

 



프리랜서와 백수를 가로지르는 엄청나게 자유분방한 그간의 생활을 청산하고,
그 달콤쌉싸래한 시간 동안 유일하게 즐거웠던 독서의 기억들을 밑천 삼아,
출판사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어린이책을 만들게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막상 들어와 며칠 일하고보니,
무덤덤한 내 성격에 아기자기한 면을 더해줄 것도 같고,
내 역량에도 딱 맞는 훌륭한 곳이다.
집과 거리가 좀 멀다는 것이 최대의 단점인데,
이참에 독립을 모색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하루 종일 책 읽는 게 일인 건 더할나위없이 좋은데,
그게 점점 일이 되어가는 것 같아 심히 불안하다.
돌아보니 8, 9월 동안 제대로 끝을 본 책이 거의 없다.
지하철에서 틈틈이 읽는 책은 어쩐지 집중이 안되고,
뭔가 날 확 사로잡는 느낌이 없다.

에이. 너무 욕심 부리지 말자.
뭐든지 적응기라는 게 필요한 법이니까.
그래도 이건 걱정된다.
좋은 책을 만드는 비법은 역시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접하는 것이 지름길인데.
나만의 독서를 게을리하는 건 자의든 타의든 빨리 일과 생활에 적응해서 없애버려야겠다.

욕심은 부리지 않으련다.
내가 평소 책을 읽으며 아쉬웠던 부분들이 좀 덜하도록만 책을 만들자,
이게 나의 초짜 편집자 생활의 모토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6-09-14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6-09-14 0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부엉이님, 어린이책출판사에서 일하시게 되었나봐요. 축하드려요^^ 어린이책을 늘 봐야하는 전 무척이나 반갑네요. 그런 곳에서 편집일을 하시게 되었으니 부럽기도 하구요^^ 님, 차츰 그곳 소개 좀 해주세요. 책도 소개해주시면 좋구요. ^^

부엉이 2006-09-1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나이도 많고 경력도 없는 악조건을 뚫고.. 정말 운이 좋았던 거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네요. 배혜경님 서재에서 들러 공부 많이 하고 갑니다! 저는 파랑새어린이 출판사에서 외서팀을 맡게 됐어요. 좋은 책 나오면 가끔 보내드려도 되죠? ^^

프레이야 2006-09-15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파랑새어린이라면 제가 참 좋아하는 출판사 중의 하나에요. 어린이도서들이 참 좋더군요. 외서팀이라면 더욱 매력있네요. 국내에 쉽게 소개되지 않는 좋은 책들이 많이 번역되어 소개되면 좋겠어요. 보내주시면 전 너무너무 좋지요. *^^*
보람있는 하루하루 엮어가시길 빌어요^^

부엉이 2006-09-15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열심히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