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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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가을, KAL기 격추 사건이 벌어졌다. 내가 기억하기로 KAL기 격추 사건은 김현희가 관련된 사건이었다. 오래전 사건을 검색해보니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과는 달랐다. 일단 사건이 일어난 연도가 달랐고, 북한이 관련된 것이 아닌 냉전체제의 미국과 소련이 연관되어 있었다. 1983년 269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대한항공 007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을 맞고 격추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소련은 붕괴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뉴욕을 출발, 알래스카를 경유해 서울로 오는 비행기였다. 대한항공 007기는 왜 알래스카를 거쳐 소련의 하늘을 날았을까. 소련의 하늘을 날고 있는데도 미국은 왜 가만히 내버려두었을까.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리는 게 이 소설이 쓰여진 이유라고 저자는 밝혔다.

 

항공기에는 자동항법장치가 있어서 궤도를 이탈하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소련 영공을 날고 있던 민항기라는 사실에 유도 착륙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미국은 그것을 삭제하고 발표 했다. 지지도가 떨어져가고 있는 레이건을 위해 공산 국가인 소련의 행태를 유도해 레이건의 기사회생을 바랐던 것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한 세 나라 미국과 소련 그리고 일본의 이기심이 나타난 사건이었다. 소의 희생으로 대의명분을 살린다는 취지였을까. 약소국인 한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

 

김진명의 소설은 이처럼 묻어두었던 지나간 역사를 헤집는다. 대한항공 007기 격추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어났다는 사실도 모르는 나 같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자 하는 가. 경각심이라기 보다는 오래전에 일어났던 사건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읽혔다.  

 

KAL 007기에 탑승했던 여동생을 잃은 지민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게 된다. 믿을 수 없었던 여동생의 죽음과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나야만 했는지 의구심을 버릴 수 없었다. 미국으로 건너가 사건을 조사하던 중에 문을 만나 사건의 개요를 듣는다. 자기가 직접 소련으로 건너가 당시 KAL 007기를 격추시켰던 인물인 전투기 조종사 오시포비치를 죽이고자 했다. 소설은 이러한 과정들을 나타낸다.

 

 

 

여기에서 지민에게 도움을 주었던 인물이 문선명 통일교 교주다. 소설에서는 그의 이름은 정확하게 나오지 않고 그저 '문'으로 불린다. 대신 문의 아내의 이름은 실명 그대로 나온다. 솔직히 통일교에 대해서는 아주 조금 누군가에게 전해들었을 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 또한 결혼으로 하나의 관계를 맺었다는 것 정도다. 그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하고 모스크바에 까지 가게 되어 오시포비치를 만난다는 설정은 과히 소설적이었다. 물론 실제로 북한을 방문해 남북 통일에 대한 생각을 비추기도 했다.

 

작가의 생각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게 작품이다. 작품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염원을 말한다. 그가 역사적 사건을 소설화하여 우리에게 역사의 아픔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꾸준히 보내고 있다. 우리가 생각지 못하고 있었던 역사를 소설 속에서 접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 받는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끝없는 질문을 건네게 된다.

 

이렇듯 작품속에서 작가의 염원을 담은 게 그의 통일에 대한 생각이 아닐까 싶다. 문 총재의 발언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던 것이다. 2025년에 통일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문 총재가 7년 후 소련의 공산주의가 멸망한다고 예언했듯, 작가가 염원하는 2025년의 통일도 과연 이루어질까. 북한은 여전히 핵을 만들고,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한다. 오늘 아침 신문에 나타난 카메라를 향해 총을 겨눈 북한 병사의 사진을 보았다. 그 사진을 보며 과연 통일은 될까. 바짝 마른 얼굴로 반소매 군복을 입은 북한 군인도 통일을 원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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