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들끼리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다.

친구들 중에서는 거의 전 세계를 가 본 친구와 한번도 외국여행을 하지 않은 친구가 있어 여행지를 정하기 힘들었다. 처음엔 삿포로로 가기로 했으나 우리나라도 추운데, 굳이 추운 나라 가고 싶지 않다며 따뜻한 나라로 가기로 정하고서 최근에 뜨는 여행지 중 친구들이 한번도 가보지 않은 베트남 다낭으로 정하게 되었다.

다낭-후에-호이안을 도는 패키지 여행이었다.

친구들 부부와 함께 가는 여행과 친구들끼리만의 여행은 좀 달랐다.

뭔가 더 자유롭다고 해야할까. 

 

 

 다낭 대성당


 

꽉 찬 3박 4일간의 여정으로 떠났는데, 친구들끼리 좀더 친해보자며 매일 가위바위보로 함께 잘 짝궁을 정했다. 여섯 명이서 다른 친구 세 명과 함께 방을 사용하기로 했다. 물론 한번 짝궁했던 사람은 그 다음엔 배제되는 건 물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투어와 저녁에 한 방에 모여 맥주 한두 잔을 하며 19금 이야기를 잔뜩 하고, 짝궁과 함께하는 시간이라고는 고작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까지 몇 마디 나누는 것 뿐인데도.

 

갖가지 포즈를 잡으며 사진을 찍으며 함께 투어하는 다른 팀들의 포즈를 따라하기도 하며 여행을 즐겼다. 여행은 함께하는 사람들이 누구냐에 따라 즐겁기도 하고, 그 친구들과 고유한 추억을 남기는 것 같다.

 

 후에 왕궁

 

우리와 다른 나라의 역사를 아는 일이 그 나라를 제대로 이해하는 일인 것 같다. 베트남의 역사와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며 우리가 얼마나 많이 먹고 있는가를 발견했다. 가난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나라 사람들은 유달리 체구가 작았다. 작은 키, 마른 몸매에 가무잡잡한 피부. 성인 미혼 여성의 허리가 16인치 정도쯤 되려나. 그들이 우리나라 돈으로 100원 정도하는 쌀국수를 먹을때 한국 사람들은 만원에서 2만원 정도의 베트남 음식을 먹는다는 것. 그들은 구경하기 조차 힘든 음식들을 우리는 하루에 세끼 씩이나 챙겨 먹었다.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한번 먹고난 베트남 음식을 두번, 세번은 먹기 힘들었다. 짙은 향신료와 맞지 않는 맛 때문에, 샐러드와 과일로 식사시간을 때웠다. 고기라도 한 점 먹으면 꼭 매운 고추 몇개 씩을 먹곤 했다. 

 

 

 카이 딘 왕릉


 

베트남 여행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건 커피 맛이다. 호텔에서 나오는 진한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시시 때때로 커피를 사서 마셨는데, 베트남 커피 맛은 기가 막혔다. 쓰면서도 진한 맛, 베트남 여행한 사람이 사온 커피 맛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계절상 우기에 가까워 그곳의 열대과일들은 약간 밋밋한 맛이었지만, 평소에는 잘 먹지 않던 과일을 그곳에서는 원없이 먹었다. 망고, 망고스틴, 용과, 파인애플, 패션 프루츠. 평소에도 탄수화물을 자제하지만 그곳에서는 제대로 자연식을 했던 것 같다.

 

 바나 힐


 

패키지에 없었던 바나 힐을 방문하게 되었다. 바나 힐은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하던 시절 더위를 피해 산위에 지어놓은 별장이 있는 마을이다. 프랑스식 건물로 이루어진 곳으로 다른 지역과 기온이 꽤 차이나는 곳으로 외투를 입어야 할 정도다. 베트남의 더위에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곳. 그래서일까. 바나 힐에서는 프랑스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유달리 비가 많이 내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날이 좋지 않아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장소였다.

 

 

 호이안의 야경

 

베트남 여행에서 호이안의 야경을 빼놓을 수 없다. 베트남의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대만의 주이펀과 비슷한 곳이다. 야시장의 즐거움, 나이키나 노스페이스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곳. 아오자이 한 벌씩 구입해 입어보자고 했지만 마음에 든 것을 찾을 수 없어 포기했다. 여행은 추억. 여행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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