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떠돌이 소의 꿈 - 이중섭의 삶과 예술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예술기행
허나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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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주로 그렸던 화가, 이중섭의 이름은 그림 「흰소」와  「황소」로 알고 있었다. 정작 작가의 삶을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 외국의 화가인 고흐나 베르메르 혹은 클림트의 그림과 그들의 삶은 책으로 만나 알고 있으면서 우리나라 화가의 삶은 알지 못하다는 사실이 못내 부끄러웠다.

'이중섭 탄생 100주년에 떠나는 특별한 예술기행' 이란 소개글도 있고, 우리나라 화가에 대해 좀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이중섭의 소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가 이중섭이 머물렀던 지역과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을 직접 여행하며 쓴 글이라 더욱 의미있는 책이 되었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예술의 혼을 놓지 않았던 화가 이중섭의 삶을 따라가 본다. 평안남도 평원에서 태어난 이중섭은 부잣집의 막내 아들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랐다. 그가 그림을 그리게 되었던 것도 어쩌면 그게 한몫 했을지 모른다. 오산학교에 입학했던 이중섭은 외국에서 유학한 임용련, 백남순 부부 만남의 영향이 컸다. 그로 인해 일본의 분카가쿠인에서 미술을 공부하며 그의 평생의 연인이자 뮤즈인 야마모토 마사코, 즉 만덕을 만났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치달을때였다. 한국으로 들어온 마사코와 결혼식을 올린 이중섭은 그녀에게 만덕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해 아이들을 이끌고 부산으로 피난을 갔던 이중섭. 그는 피난지에서 하루하루 날일을 하면서도 그림을 손에 놓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제주에 있을 때 그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그림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이 보였다. 꽃게와 아들들을 함께 그린 그림들에서 행복한 그의 내면을 엿볼 수 있었다.

 

 「흰소」

 

생활고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간 만덕. 이중섭은 가족을 일본으로 보내놓고 그리움에 울었다. 엽서에 그려 보냈던 그림에서 아내와 아들들에 대한 강한 그리움이 묻어 나왔다.

 

부산에서 피난 생활을 할 때도 그림을 그려 전시회를 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끼리 다방에 모여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함께 모여 전시회를 열어 그림을 알리고 그림을 팔았다는 것이다. 그저 다방 벽에 붙여놓은 그림들이었지만 말이다. 생활고에 찌들어도, 전쟁속이어도 그림에 대한 열망과 예술혼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천도복숭아와 아이들」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의 생애. 가족을 곧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렸을 그림들의 표정은 밝았다. 일본과 제주, 통영과 부산 그가 머물렀던 곳을 따라가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이중섭의 여러 그림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그가 거의 소만 그린줄 알았었다. 이중섭의 혼이 담겨 있는 그림들을 보면서 나의 무지를 깨달았다. 그가 머물렀던 공간을 사진으로 담았고, 그가 그렸던 많은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어 소장하기에 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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