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전 한 연예인의 이혼소식을 접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부들의 모습은 그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걸 다시 한번 느꼈다.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만인의 아이 아빠였던 이. 그렇게 다정하게 보였던 부부의 표정들이 다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니. 우리들의 모습 또한 그렇지 않을까. 타인들이 보기에 그렇게 다정한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도 꽤 있다는 거. 그저 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거겠지. 아픔과 고통을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까. 참고 참다가 결국에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을수 밖에 없었겠지.

 

  문득 책 속의 주인공 매들린의 자조섞인 말이 떠오른다. 셀레스트는 온 몸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표현했을텐데,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다면 셀레스트가 처한 일들을 눈치챘을 수 있을텐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느라 셀레스트를 보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생각만 중요했고 그저 자신의 일들이 컸던 것이다. 그러고보면 우리가 친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모습을, 우리는 그저 우리가 보고싶은 모습만 보는 것일까.

 

  세 여자가 있다. 피리위 반도라는 곳에. 해변이 있고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에 피리위 초등학교에 보낼 아이들의 엄마 이야기가 나온다. 첫번째 남편과의 사이에서 딸 애비게일이 있고, 두번째 남편 에드와의 사이에 프레드와 클로에가 있는 매들린이 있다. 매들린은 피리위 예비초등학교에 다니게 될 클로에와 학교 설명회에 가는 길에 약간의 사고가 있었고, 피리위 마을에 이사오게 될, 역시 피리위 예비초등학교 설명회에 가는 지기의 엄마 제인이 도와주게 된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이들은 톰이 운영하는 블루블루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때 매들린의 친구 셀레스트가 들어온다. 영화에서 막 튀어나온듯한 아름다운 미녀였다.  

 

  피리위 반도의 초등학교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부모들의 퀴즈대회가 열렸던 날 샴페인을 많이 마신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죽었다는 것이었다. 누가 죽은 것일까. 여자? 아니면 남자? 설마 세 여자 주인공 중 하나가 죽었을까? 이야기는 현재에서 초등학교 퀴즈대회가 열렸던 과거의 시간을 오간다. 퀴즈대회에 참여했던 학부모들의 이야기, 학교측 교장선생님과 반스 선생님의 이야기가 단편적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초등학교 학부모들인 엄마와 아빠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겪어왔던 엄마들의 모습과 비슷해서 혼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누가 어쨌다더라, 이 편과 저 편으로 나뉘게 되어 끊임없이 이 사람과 저 사람과 이야기하는 엄마들. 그 와중에 어떤 남자아이가 이 학교의 영재인 레나타의 딸 아마벨라의 목을 쥔 사건이 이 모든 사건들의 중심에 있었다. 아마벨라는 제인의 아들 지기를 지목하고 엄마들은 폭력을 가한 지기를 학교에서 퇴학시켜야 한다며 탄원서에 서명을 받고 있었다. 아마벨라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았다는 지기의 말에 제인은 지기의 말을 믿었고 한편으로는 자기가 지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매들린과 셀레스트는 제인과 제인의 아이 지기의 말을 믿고 지기를 퇴학시키려는 엄마들과 다른 편이 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상처 하나씩을 갖고 있는 모양이다. 제인은 어떤 남자와 하룻밤을 함께 한 대가로 지기를 낳게 되었고, 매들린은 전남편의 새로운 아내와 그의 아이를 같은 초등학교에서 보아야 했다. 더군다나 딸 애비게일은 아빠와 살겠다고 집을 옮기기까지 했다. 셀레스트를 볼까. 셀레스트와 남편 페리는 피리위 반도에서 그 어느 부부보다도 아름다운 커플로 돈이 많고 행복해 보이는 부부였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페리는 셀레스트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었다. 폭력을 가한 뒤 그는 출장을 갔고 끊임없이 이대로는 살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페리의 돈, 페리를 사랑하는 마음,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폭력에 노출되는 것은 우리나라 뿐만 아닌 것 같다. 세계 어느나라건 폭력에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 일반인들, 가정내에서 성인들의 폭력까지 다양한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중고등학교에서는 폭력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도 폭력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것만 그만큼 사회에 폭력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인들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수도 있는데 일단 누군가에게라도 말해야 하지 않게나. 정신과 의사 수지가 말했던 것처럼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버리고 전략을 세워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잡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꽤 괜찮은 소설이다. 전작인 『허즈번드 시크릿』처럼 세 여자의 생활을 보여주며 말하고자 하는 주제로 다가가는 스토리 텔링이 꽤 매력적이다. 읽다보면 어느새 주인공들의 말에 귀기울이고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