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은 남자
이상훈 지음 / 박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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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하면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자, 측우기와 자격루등을 만든 사람, 세종이 특히 아꼈던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원나라 귀화인이었으며 어머니가 관노 신분이어서 노비 출신이었으나 재주가 남달라 세종 대에 정3품 벼슬인 대호군이라는 관직까지 내려주었다. 이렇게만 알고 있던 장영실에 대해 이번 소설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되었다. 역사로 기록된 것은 축소되어 기술된 것도 많기 때문에 후세대가 자세히 알수는 없다. 이러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으로 자료 조사를 하고 새롭게 조명된 인물도 많은 것처럼, 장영실에 대한 것도 새롭게 조명되지 않을까 싶다. 장영실의 생몰년도는 그가 노비 출신이기에 정확하지 않다. 그가 사라진 정황이 정확하지 않았고, 세종 대에 승승장구하던 장영실이 역사의 무대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에 대해 의문을 품고 이 소설은 시작되었다. 십 년간의 자료 조사와 충분한 고증으로 이 소설이 탄생했다.

 

 

처음 이 소설의 가제본을 출력하였더니 굉장히 두꺼워서 책도 아니고 가제본인 출력본을 제대로 읽을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소설을 읽어갈수록 내용이 흥미로워 금방 읽게 되었다. 과연 믿을 수 있는 일일까 싶다. 조선시대의 과학자 장영실이 세계적인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만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행기 설계도와 장영실이 만든 비차가 닮았다 라는 것도 믿을 수 있을까? 소설 속의 작가의 상상력이 아닐까? 그럼 역사는 어떻게 되는가. 이런 의문을 가득 안고 소설을 읽었다.

 

공중파 방송국의 피디인 주인공 진석은 루벤스의「한복 입은 남자」의 그림 속 모델이 한복을 입은 것을 착안해 다큐먼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었다. 한복을 입은 모델이 일본의 노예시장을 거쳐 로마로 건너 간 안토니오 꼬레아일 가능성이 제기 되었지만, 루벤스의 그림에 있는 한복은 남자 어른이 입은 철릭이라는 것으로 조선시대 초기 복식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안토니오 꼬레아가 로마로 건너간 것은 소년이었음을 감안해 그는 이 그림속 모델이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던중 '조선의 복식'이라는 전시관에 와서 장영실이 설계한 비차도를 바라보며 의문을 갖는다.

 

 

 

비차를 바라보고 있을 때, 체격은 동양인처럼 작으나 외국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말을 건넨다. 다빈치의 비행설계도와 비차가 똑같다는 이야기였다. 진석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다른 말을 듣고 싶지만, 더이상의 말을 건네진 않았다. 나중에야 그 여자는 자신의 이름이 엘레나 꼬레아라는 이름이고, 자신의 집안에서 오래전부터 보관해오던 누렇게 바랜 비망록을 보여주며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고, 그 비망록을 방송국 피디인 진석이 보관해주었으면 했고, 알파벳과 한자, 그리고 훈민정음의 고대어가 있는 비망록의 내용을 풀어주었으면 했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지녔다. 진석은 비망록을 풀기 위해 강배를 찾는다. 강배는 국어학 박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헌책방을 운영하는 친구였다. 강배는 비망록을 보며 진석에게 조금씩 풀이해 준다. 강배가 풀어준 비망록의 내용을 따라 조선시대 태종 대의 관노로 있던 장영실에게로 내용이 향한다. 관가에서 허드렛 일을 하면서 가뭄에 시달리는 농민들을 위해 무자위를 만들던 시절로 말이다. 무자위로 저수지의 물을 품어 농사를 지을 수 있었던 그의 능력을 높이 산 신임 사또로 인해 장영실은 임금이 사는 곳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고, 곧 세종의 눈에 띄었다.

 

 

 

작가는 소설속 주인공 진석을 내세워, 엘레나의 비망록의 주인공이 장영실이고, 장영실이 다빈치를 만났을 연대등을 비교해 보고, 사상 초유의 해외대원정을 했던 중국 명나라의 정화와 동시대의 사람이었음을 추측해 보았다. 장영실이 명나라로 기술을 배우러 몇번을 다녀온 적이 있었고, 정화에게는 조선 출신의 환관이 있었기에 정화와 장영실이 서로 알고 지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렇게 추측했더니 장영실이 정화와 함께 배를 타고 로마에까지 이르렀을 가능성, 로마에서 어린 다빈치를 만나 과학자로의 재능을 물려주지 않았을까, 다빈치의 스승이었을 가능성을 말했다.

 

 

역사적에 나타난 것과 작가의 충분한 역사적 고증과 자료조사로 픽션 소설이 탄생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우리는 소설 속 내용이 사실임을 믿고 싶다. 소설 속 내용이 사실이라면 세계는 역사를 새로써야 한다는 것 때문에 이 사실을 믿으려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사실이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2년전에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며, 역사속에서 인조반정으로 페위되었던 광해에 대해 새로운 조명을 했듯, 소설 『한복 입은 남자』로 인해 위대한 천재 과학자 장영실이 새롭게 조명되리라 생각된다. 위대한 천재 과학자였으며, 우리 과학의 우수성이 세계로 뻗어 나갔음을. 역사 속 인물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작가의 고증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매우 재미있는 소설이었으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소설이었다. 영화로도 제작된다는데,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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