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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
앤 브래셰어스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시공간을 넘는다는 이야기는 꽤 많다. 또한 오랜시간 죽지않고 몇백 년을 사는 사람이야기도 있다. 얼마전에 끝난 드라마도 있지 않았나.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남자에게서 그처럼 지고지순한 사랑을 받는 모습에 부러움 때문에라도 그 드라마의 내용에,
배우에게 열광했었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랑의 판타지는 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헤매는 사람, 죽어서라도 사랑하는 이를 잊지 못해 환생하고 또 그 사람을 애타게
바라보는 이의 감정은 책을 읽는 이들에게도 감정이입되어 가슴이 아프거나 뭉클하다. 『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에서처럼 사랑하는 이를 잊지 못해
천년을 넘게 윤회를 반복하고 있는 대니얼의 사랑도 그렇다.
우리가 느끼는
기시감도 전생의 기억들의 편린들이라고 하는데, 소설에서처럼 전생의 모든 기억이 그대로 남아있다면 현생에서 얼마나 힘들까.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현생에 적응하기란 너무나 힘들것 같다. 이처럼 대니얼은 자신의 전생을 모두 기억한다. 환생할때마다 조금씩 모습은 변하고 성격도 변하지만 영혼은
변하지 않았다. 처음 태어나 수없이 죽고, 수없이 새로 태어났다.
대니얼에게는 환생할
때마다 찾는 이가 있었다. 북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자신의 실수로 한 소녀를 죽이고 말았을때의 죄책감과 그후의 생에서 자신의 형 조아킴의 아내로 온
소피아를 보고 소피아가 그 죽은 소녀였다는 걸 안 것이다. 처음 소피아를 보고 사랑에 빠졌지만 그녀는 형의 아내였다. 형의 괴롭힘으로 소피아를
구하고자 모험을 했었고, 자신은 형에 의해 죽었다. 그 다음 생에서 대니얼은 소피아를 찾았고, 소피아를 자신이 다녔던 교회에서 만났다. 50대의
아주머니로, 자신은 너댓 살의 소년으로. 전생에서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해도 후생에서는 각자 다른 나이대의 사람으로 환생하는 가 보다.
형이었던 조아킴 또한 윤회를 거듭하면서 전생을 기억하고 있었고, 대니얼에 대한 복수를 꿈꾸고 있었다.
아름다운 표지를 자랑하는 『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는 2006년의 대니얼을 좋아하는 루시와 루시가 아주아주 오래전의 소피아의 환생임을 알아
본 대니얼의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루시가 오래전 형 조아킴의 아내였던 소피아의 환생이란 것을 알아 본 대니얼의 애타는 마음이 그려진다.
루시는 루시대로 자신에게 소피아라고 부르는 대니얼도 이상하고, 대니얼을 생각할때마다 자꾸 꿈속에 나타나는 일들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 이에
이야기는 현재의 대니얼과 루시, 대니얼의 과거의 생들이 교차되어 전개되며 우리를 대니얼이 바라보는 전생과 현생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삶에 최선을 다한다. 하나밖에 없는 엄마와 아빠 혹은 형제들, 자식들에 대해 다시는 못볼것처럼 잘하기도 하고
서운하게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전생을 기억하고 있다면, 혹은 윤회를 반복하다보면, 현재의 삶에 쉽게 적응하지 못할 것도 같다. 과거에
사랑했던 사람, 혹은 부모에 대해 더 좋았던 사람을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살아간다는 것에도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일찍 죽기라도 한다면 금방
삶을 저버리지 않을까. 다음 생에 만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대니얼과 루시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를 읽으며 이 여름밤을 밝혔다. 아직도 사랑이야기에 가슴이 뜨거워지며 설렘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천 년을 지나온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또 한 번 아직도 가슴속에 사랑의 판타지를 품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