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장들+ - <청춘의 문장들> 10년, 그 시간을 쓰고 말하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금정연 대담 / 마음산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김연수 작가의 소설을 몇 권 읽었다. 그의 소설보다도 에세이가 훨씬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처음 읽은 그의 소설은 어려웠다. 내 감성과 그의 감성이 서로 교감하지 못했을수도 있었다. 그의 몇 권의 책을 더 읽으며, 점점 그의 감성에 적응해 갔다. 읽으면 읽을수록 반하게 되는 작가인것 같다. 그리고 그의 산문을 읽어보자 구입했지만, 다른 책들에 밀려 최근에 나온 『청춘의 문장들+』을 읽었다. 사실 나는 누군가의 트위터에서 십 년전에 나온『청춘의 문장들』이 올해 다시 나온다고 해서 개정판이 나오는 줄 알고 개정판이 나오면 읽자 그렇게 미뤄왔었다. 책이 나와 주문을 하고 받아보자 책은 『청춘의 문장들』이 10주년 특별기념산문집이었다.

 

김연수 작가는 청춘의 문장들 더하기 편에서 열 가지의 청춘의 문장들의 감정을 담아 산문과 대담을 말하는 글이었다. 최근에 읽은 김연수 작가의 작품에서도 느꼈지만, 그의 책을 읽을수록 그의 문장들이 마음속에 들어왔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으면서 이토록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작가의 글이 좋았다.

 

책 속에서 작가가 하는 말 중에서 지는 꽃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을 담은 글을 만났다.

다른 책에서도 읽었지만, 꽃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꽃을 바라보는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지는 꽃, 지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꽃, 너무나도 화사하게 꽃을 피우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면 시들어져 버리는 꽃 때문에 우리는 꽃이 피어있을때의 아름다움에 열광하는 것도 같다. 나이가 들수록 특히 여자들이 봄이 되면 봄꽃때문에 꽃구경을 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삶이 꽃처럼 곧 지고 말거라는 걸, 자신의 삶과 꽃의 생장의 비슷함을 느끼는 것 같다.

 

내게 소설이란 오랫동안 그 점선을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그 점선을 통해 내 삶의 영토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그 일은 때로 쓸쓸하고, 때로 행복하다. 하지만 그 언제라도 내게 확신을 주지는 않는다. 나는 한 번도 내 소설을 확신한 적이 없다. 그럴 때, 소설을 쓰는 일은 일종의 체념에 가깝다. (100페이지)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지만, 소설을 쓰는 저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니까요. 언제 어떤 순간에도 소설을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늘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겠죠. 그런 점에서 언제나 쓸 것 같기는 해요. 그리고 소설을 읽는 것도 계속할 것 같고요. 소설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소설을 평생 읽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좋은 인생은 없을 것 같아요. 결국 계속 소설을 읽고 쓰겠네요. (194페이지)

 

『청춘의 문장들』이 쓰여진 10년 전의 나,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각해보니 너무 젊었다. 지금보다 훨씬 파릇파릇, 빛이 났으리라. 그런데 그때는 파릇파릇한 젊음을 알지 못했다. 내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생각했다. 그 때의 나, 몇 년 후면 다가올 사십이란 나이때문에 넋을 놓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인생을 다 산 것처럼. 지금의 나, 나이대가 사십대라는 것이 싫지 않다. 그때의 나, 앞뒤 또는 옆의 사방 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인생을 다 산것처럼 굴지 않았던가. 지금의 나의 모습은 어떤가. 삶을 즐길줄 알게 되었다.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책에서 김연수 작가도 말한것처럼, 현재의 청춘들, 삶을 다 산 것처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그 소소한 일상들이 십 년이 지난후 생각해보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소중한 순간들이다. 나보다 십 년쯤 나이가 드신 분들에게 들은 말처럼 '현재의 네가 얼마나 젊은가 보라고.' 작가와 내가 나이가 비슷해서 일까. 아무래도 『청춘의 문장들』이 쓰였던 십 년 전의 생각과 현재의 생각들을 비교해보면 느끼는 바가 있었음직 하다. 지금 그때의 제게 돌아가서 뭔가 얘기해준다면, 정신차리라고 하고 싶네요. 네가 얼마나 어린지 아느냐고, 그러니 지금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36페이지)

 

 

책의 서문에 작가는 '저녁의, 불 밝힌 여인숙처럼 앞으로 10년도' 이라는 제목의 서문을 썼다. 류미의 「여인숙」이란 시와 함께. 우리의 삶도 어쩌면 여인숙과 같은지도 모른다.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 우리의 삶도 수많은 사람과 풍경을 스치게 된다. 훌쩍 지나버린 10년과 숱한 시간들을 문장들과 함께 했었던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는 김연수 만의 문장들을 만난 시간이었다. 십 년전에 나온 『청춘의 문장들』읽어야 겠다. 김연수의 문장들이 참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