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에 대한 변명 - 이야기꾼 김희재가 전하는 세월을 대비하는 몸.마음 준비서
김희재 지음 / 리더스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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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여자들은 나이 듦에 대해 더 민감해진다.

남자들의 피부는 두꺼운데 반해, 여자들의 피부는 얇은 피부라 주름이 생기는 시기부터 달라지는 것이다. 이십대 후반이 되면 여자는 노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조금만 관리를 안해도 입가에 팔자주름이 생기고, 눈가의 잔주름은 말할 것도 없다. 요즘은 TV에서 나오는 연예인 뿐만 아니고 일반인들도 눈가의 주름이나 피부 처짐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여 보톡스를 맞는다거나 하는 경우를 볼수 있다. 나 같은 경우도 아직 시도해 보지 않았지만, 콧등의 인상 주름을 펴면 어떨까, 를 생각해본적도 있다. 아는 친구는 콧등의 인상 주름을 없앤다던지, 눈 쌍커풀을 다시 한다던지, 눈의 앞트임, 뒷트임을 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부자연스러움에 하지 말자, 또는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예뻐지고 싶은 마음은 나이를 떠나 모든 여자의 염원이기도 하리라.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얼굴의 잔주름 외에도 느끼는 바가 있는데, 전처럼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살이 찐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기초대사량이 준 탓인지, 조금만 방심하면 허리 라인이 없어지고 뱃살이 찐다는 것. 나이 든 여성분들이 두툼한 허리를 그대로 드러내고 다니는 걸 보며 난 나이들어 저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어느새 나도 그런 나이가 되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예전에는 세 시간 가량을 영화 감상하느라 앉아 있어도 끄덕 없는데, 최근에는 오랜 시간 앉아 있다가 7층에서 1층까지 계단을 타고 걸어내려오면 무릎이 뻐근하다는 걸 느낄수 있다. 등산은 또 어떤가. 너댓 시간의 산행을 하고 와도 거뜬 없었는데 최근의 나는 오후엔 푹 쉬어주어야 피로가 조금 풀린다는 것이다. 나이가 더 들어가면 나이 듦에 대한 것들은 이것 뿐만이 아닐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도 말한바와 같이 머리카락이 더 빠져 정수리가 훤히 드러나 보이기도 할 것이며,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책 읽는 것도 힘들어질 것이다. 나처럼 원래 근시가 있었던 사람들은 노안이 늦게 오는데, 눈이 좋았던 사람들은 노안이 더 빨리와 벌써부터 책을 읽고 있으면 머리가 아파온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은 다 나이 들어가며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엄마를 바라보며, 저자가 바라보았던 어머니와 본인이 느껴지는 나이 듦에 대한 것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만났다. 어머니를 바라보며 우리 엄마는 왜 그러실까, 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이해하지 못했던, 나이 듦에 대한 증상들을 우리가 현재 자각하고 있지 않은가.

 

얼마전에 같이 요가를 하시는 나보다 십 년 정도의 나이 차이가 있는 분이 하신 말씀 중에 사람은 7주기로 변화가 온다는 말씀을 하셨다. 일곱 살에 여자아이가 되고, 열네 살에 생리가 시작되고, 스물한 살이면 완전한 여자가 되며, 스물여덟 살엔 노화가 시작된다는 말씀이셨다 이어 하신 말씀 중에 마흔아홉 살이 되면 생리가 멈춘다는 말씀도 하셔서 정말 그렇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 속에서 저자도 이런 말을 했다. 때론 생리통 때문에 생리가 어서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생리가 멈추면 여자들은 피부에 생기가 떨어진다는 말씀도 하셨다. 피부가 늘어지는 것, 반짝반짝 빛나는 피부를 간직하고 있다가 피부에 생기가 없어진다는 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차피 내게 다가올 일이면 미리 알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 소위 '노인 냄새 난다는 것'도 자주 씻고 향수라도 뿌리면 그 냄새가 조금은 희석되지 않을까 싶고, 늙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면 싶다.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실 곱지 않다. 나이 들면 왜 저럴까, 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것을 미리 안다면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지기도 할 것이다.

 

박범신 작가가 쓴 작품을 영화화 한 『은교』에서 칠십 노인인 이적 시인도 그러지 않았나.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라고.

 

몇몇 사람만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늙어간다는 것.

이 책을 읽고 사람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 마음으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듯 하다. 더불어 중년과 노년에게는 위안이 되는 글일 것이며, 청년들에게는 나이 들어가는 사람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시선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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