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프 Rebuff
최양윤 지음 / 청어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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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첫사랑은 첫사랑으로 남아야 그 추억이 오래가지 않을까.

영원한 추억이 되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어야 제맛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첫사랑과 결혼하는 사람들이 꽤 된것 같다. '첫사랑과 결혼했어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어렸을때 만나 헤어졌다가 우연히 다시 만나 결혼하는 커플도 있을 것이고, 첫사랑과 계속 사귀다가 결혼한 커플도 있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랜시간동안 사귀다가 결혼한 커플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오랜시간동안 한결같은 마음을 유지하기도 어려울테고, 그 시간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로맨스는 첫사랑에게 퇴짜를 맞고 십 년이 지난후 우연히 재회하는 이야기이다.

국제일보의 사회부 기자로 일하는 채영, 정치부 땜방을 나갔다가 국회의원 선거의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도규를 만났다. 한 사람은 국회의원 당선자로, 한 사람은 기자로 재회한 것이다. 채영에게 도규는 아픈 첫사랑이었다. 대학교 다닐때 같은 수업을 들었던 두 사람은 친하게 지냈고, 도규는 여학생들의 우상이었다. 그런 도규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지만, 여자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거절의 말로 인해 영은 대학에서 채불감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게 되었다. 그랬던 영에게 도규가 그에게 키스를 하며 보통의 연애를 하자며 구애를 하는 것이다.

 

경찰서에서 먹고 살다시피하는 사회부 기자로서의 채영이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욕심도 있었고 사건을 보는 감도 있었기 때문에, 채영도 굉장히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는 거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열성적으로 일하는 여성 캐릭터가 좋다. 그랬기에 채영이 도규와 사귀게 되면서 다른 결정을 하기 바랐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을 해버렸다. 물론 정치인과 기자라는 특성때문에 곤란한 점도 많겠지만, 충분히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 나갈수 있었을텐데, 채영의 결정이 안타까웠다.

 

 

 

리버프(rebuff)라는 말은 퇴짜라는 뜻을 가졌다. 고백을 한 이에게 퇴짜를 맞고 다시 좋은 친구 사이로 돌아가는 건 힘들다고 본다. 차라리 도규가 그냥 퇴짜 놓은거였고, 도규에게 채영도 첫사랑이 아니었고, 그냥 친하게 지내는 친구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자신에게도 첫사랑이었는데, 친구때문이었다고 해도, 퇴짜를 놓은후 십 년이 지나도록 연락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정치인이 나오는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도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을 싫어하기 때문일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이길 바랬는데, 도규에겐 당선자 시절이 너무 길었다. 열심히 일하는 남자 멋진데 말이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도규의 부모 때문에 충분히 채영이 자신의 직장생활을 조율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전혀 재미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위의 감정은 순전히 나의 취향이나 바램을 말한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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