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녀 펭귄클래식 56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곽명단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동화를 다시 읽는 일은 우리를 추억의 시간으로 안내한다.

우리가 꿈을 꾸었던 그 시간들, 동화속 이야기에 동화되어 우리는 많은 꿈을 꾸었다. 풍족하지 못한 삶을 나는 책속의 사라처럼 상상의 나래를 펴며 꿈을 꾸었었다. 내가 공주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들. 그런 달콤한 상상을 하느라 매일매일이 즐거웠다. 아마 많은 소녀들이 그러지 않았을까. 몇몇 이성적인 소녀들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소공녀』속 사라도 그런 소녀이다. 

처음엔 공주처럼 자신을 사랑해주는 아버지 크루 대위가 있었고, 아버지가 부자이기 때문에 많은 걸 누릴 수 있었다. 가진게 많은 소녀였어도 사람을 대할때 함부로 대하지 않고, 책을 많이 읽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상상의 나래를 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능이 있었다. 

 

크루 대위에 의해 민친 학교로 오게 된 일곱 살의 사라 크루는 돈이 많은 아버지때문에 민친 교장으로부터도 특별 대우를 받았다. 아빠는 다시 인도로 돌아갔고,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걸로 위안 삼았다. 열한 살의 생일날 공주처럼 성대한 생일 파티를 하던중 아빠가 사라에게 돈 한푼 남기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민친 교장은 화려한 사라의 방을 빼앗고, 쥐가 들끓고 겨울을 견디기 힘든 다락방으로 옮기게 한다. 하룻밤 사이에 공주에서 하녀로 바뀌어버렸다.

 

춥고 배가 고프지만, 다락방에 있는 쥐에게도 멜기세덱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빵부스러기를 주던 마음씨 착한 소녀였다. 오래전에 읽을때도 마음 아팠지만 다시 읽어도 마음이 아픈 구절을 보자면, 빵집 앞에서 동전을 주워 빵을 샀지만, 자신보다 더 배고파 보이는 아이에게 여섯 개의 빵중에 다섯 개를 주고, 자신은 한 개의 빵만을 먹었을때이다. 코끝이 시큰해질정도로 감동적인 부분이었다. 배고픈 아이에게 자기보다 더 배고픈 아이가 보일리가 없는데도 사라는 따스한 마음을 가진 아이였다.  

 

 

오래전에 읽었던 이야기인데도 얼마전에 읽은 것처럼 내용이 자세하게 기억이 났다.

다락방 옆방에 사는 부엌데기 베키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던 일, 우연히 원숭이 때문에 알게 된 람 다스와의 인연도 그대로였다.  

 

어쩌면 내게 이런 시련이 닥친 건 나를 시험하기 위해서인지도 몰라.  (126페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갑자기 경제적으로 어려울때 견디기 힘들어하는데, 사라는 자신에게 시련이 닥쳐 왔어도 그에 굴하지 않고, 힘겨운 상황을 상상력으로 이겨낸 것이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 배가 고프고 추우면 자신이 공주라 생각하고, 힘겨운 시간들을 이겨내고자 한 것이다.  

 

우리에게 고통이 주어질때 절망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라는 절대 절망하지 않았다. 

자신을 버리지 않았고, 스스로 공주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행동했다. 우리가 이야기에 위안을 얻고자 책을 읽듯이, 힘겨울때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그 시간들을 견뎠던 사라였다.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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