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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까.

사랑하는 이를 남겨두고 가야하는 마음에 잠못 이루기도 할 것이고, 왜 나여야만 했는지 원망도 하게 될 것이다. 나에게 그런 시련이 왔다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삶에 대해 정리해야 하는 시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도 아무것도 못해주고, 상실감을 맛봐야 하는 터에 자신의 죽음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 꿈같은 삶을 산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윌 트레이너로 잘나가던 젊은 사업가에서 한 순간의 불의의 사고로 휠체어에 갇혀사는 사지마비환자가 되었다. 그의 모든 삶, 미래 등 모든 것들이 사라졌다. 꼼짝없이 누워지내야 하는 그에게 한줄기 빛처럼 다가온 이가 있었으니, 자신의 간병인으로 온 루이자 클라크라는 여자다.

 

루이자 클라크, 고성이 있는 곳의 카페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했지만, 카페 문을 닫겠다는 사장의 말에 직장을 잃었다. 자신의 수입으로 가족이 살아가고 있는데 어떤 곳이든 직장을 구해야만 했다. 그녀에게 다가온 직업은 한 남자를 간병해야 하는 일이다. 면접을 보기로 한 곳에 갔더니 나이든 노인이 아닌 젊은 남자가 휠체어에 누워 있었다. 까칠하고 도도한 남자를 6개월 계약으로 간병하기로 했다.

 

윌 트레이너는 삶을 포기한 남자였다. 그토록 활기차게 일하고 움직였던 그가 휠체어에 갇혀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에 그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7년을 사귄 애인이 있었지만, 루는 윌의 곁에서 그를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루는 윌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왜 자신이 6개월 한시적 간병인으로 고용되었는지, 자신의 역할을 알아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루는 윌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용감하게 부딪히고,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살아있다는 그 자체로도 존귀한 일이다.

자신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슬프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또한 죽음이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 생명이 다해 죽는게 아니라 자신이 죽음을 선택해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곳도 있다는게 나는 충격이었다.

 

새삼 얼마전에 식물인간이 된 어느 할머니의 생명을 놓고 왈가왈부 했었던 일이 생각이 났다. 아직은 생명이 있는 사람에게 죽음을 선고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다. 스스로 생명이 다하면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생명을 인위적으로 없앤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윌 트레이너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가려 했던 곳은 스위스에 있는 병원이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게 도와주는 곳이 있다는 사실에도 놀라웠다. 어쩌면 이런 곳이 있을수 있단 말인가. 각 국가마다 생명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도 하겠지만, 스위스의 디그니타스 병원이라는 곳이 존재하고, 그 곳이 안락사를 지원하는 병원이란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가족이 안락사로 죽기를 바라겠는가. 아무리 고통이 심해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에게 생명이 있다는 것, 사는 게 고통스러워 포기한 삶이지만, 어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웃을 수 있는 일이 자꾸 생겨난다면 자신에게 생명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지 못하는 것인가. 소설속 상황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책을 읽는 일이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너무도 가슴이 아파 꺽꺽 울어댔다.

 

책을 읽으면서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었고, 고통스러울 만큼의 감동이 있었던 로맨스 소설이었다. 사람의 생명에 대한 생각과, 마음으로 품어주는 사랑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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