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상시 술을 즐겨하는 신랑때문에 곁에서 한두 잔씩 거들다 보니 어느새 나도 애주가가 되어가고 있다. 새해가 되면서 이제 술은 그만, 하고 외쳐보지만, 그게 쉽지는 않은 일. 그래서 신랑에게 이야기했다. 올해엔 술을 덜 마시자고. 절주 하자고 이야길 했다.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자주 마시는게 좋지 않을 뿐더러, 생활 습관을 좀 바꾸고 싶기도 했다. 그 말이 끝나마자마 신랑은 1월 1일 새해 첫날 늦은 오후에 술상을 차렸다. 굴을 껍질채 찜통에 쪄 복분자를 꺼내와 몇 잔을 마시고 있었다. 물론 새해 첫날에 늦은 오후의 식사가 그날의 두번째 식사이긴 했다. 배가 고픈데다 안주가 있으니 술을 한 잔 하고 싶었을 터. 자꾸 바알간 복분자 색에 눈길이 갔지만 꾹 참았다. 올해엔 절주를 하는 거다, 라고. 새해 첫 날부터 술을 마시진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만약 현재 금주법이 시행된다면 어떻게 될까?

금주법이라는 걸 받아들이기도 힘든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리브 바이 나이트』에서처럼 누군가는 불법으로 술을 유통할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술은 인간과 함께 하여 온것 같다. 나는 솔직히 술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과하니까 문제가 될뿐. 하지만 사람들은 적당히 마시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자신의 양이 넘치도록 제어하지 못하고 마시는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금주법이 한창이던 1926년의 미국의 한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어서인지 현재에 금주법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을 문득 해보았다. 

 

조 커글린이라고 불리는 한 청년이 있다.

요즘 같으면 소년이었겠지만, 1926년대이니만큼 청년이라 해야 옳겠다. 데니스 루헤인이 말하는 조 커글린은 그곳의 경찰서장의 아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불법을 일삼는다. 폭력단의 소속에 들어 있으면서 다른 술집을 털기도 하고, 밤의 문화를 배우게 된다.

 

소설은 멕시코 만의 한 예인선에서 두 발이 시멘트에 담긴 채 굳어 있는 조 커글린의 회상으로 부터 시작된다. 그의 앞에는 12인의 총잡이가 서 있고, 조만간 바다속으로 던져질 예정이다. 우리나라 영화속에서 폭력배들이 사람을 드럼통에 시멘트를 부어 바다로 던져버리는 장면을 보고는 치를 떨었는데, 이런 일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갱들에게서도 있었다는 사실이 아닌가. 조만간 조 커글린은 죽겠구나 하고 생각되었다. 그가 회상하는 것 중에 그때까지 살아오며 의미있다고 생각되어진 기억들을 떠올리는데, 그의 기억속에 자리잡은 한 여자가 있다. 에마 골드라는 여자로, 그가 바르톨로 형제와 함께 앨버트 화이트의 비밀술집을 털었을때 바텐더로 일하고 있었던 여자다.

 

그에 관련된 모든 일들은 그가 에마 골드라는 여자를 만났을때부터 시작되었다.

한 남자에게 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란 굉장히 큰 것 같다. 물론 여자에게도 남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겠지만 말이다. 그의 삶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갱과는 반대인 앨버트 화이트의 여자였던 에마 골드를 사랑한게 그의 인생일 꼬이게 했을수도 있다. 앨버트 화이트 모르게 에마 골드와 함께 멀리 도망가기로 약속을 한후 은행강도를 하려 했고, 경찰관 세 명이 죽으며 그는 붙잡혀 감옥에 가게 된다. 감옥에서 2년간 있으면서 그는 삶의 다른 방법을 배운다. 감옥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었고, 보살펴 주겠다는 조직 보스의 말 때문에 아버지에게 다른 일당을 처리하여 달라고 말한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였다.  

 

 

갱스터와 술, 여자, 도박, 이 모두는 남자를 위한 것이었다.

데니스 루헤인의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벤 에플렉 감독의 영화로 제작중이라고 한다. 국가에서 금주법을 내세우자, 어떻게든 술을 만들어 파는, 마치 마약 판매처럼 그렇게 밀주를 하고 있었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 다른 무리들을 해치우는 것까지 비정한 세계를 만날수 있었다. 조 커글린이 조직의 주도권을 휘어잡고, 또다른 조직에게서 버림을 받으려하는 것 까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폭력배들의 행태와도 닮아 있었다. 내가 가진 것보다 남이 가진 것을 가지려하는 것은 어느 시대나 이렇듯 있었던 모양이다.

 

책표지에서의 남자의 모습은 참 여러 가지 표정을 담고 있다.

검은색 표지의 역시나 검은색의 옷을 입고,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 남자는 아마도 폭력과 비정한 세계의 모습들을 담은 조 커글린의 모습일 것이다. 또한 흑백의 표지는 흑백 시대의 밤을 살았던 남자들의 모습을 내보이고 있었다.

 

오로지 남자를 위한 소설이었는데, 한가지 여자인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건 조 커글린이 사랑 때문에 그 모든 것을 했다는 것이다. 처음에 사랑한 여자와 나중에 만난 여자를 사랑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사랑에는 일편단심이었다는 것. 물론 어떤 상황에 왔을때 쿨하게 대처할수 있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영화로 보면 더 재미있을 책이다. 남자들은 더 신나할 책이기도 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