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망아지.불만의 겨울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존 스타인벡 지음, 이진.이성은 옮김, 김욱동 해설 / 비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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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타인벡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분노의 포도』였다. 그외 존 스타인벡의 다른 작품은 기억나지 않는데 이번에 비채에서 나온 『붉은 망아지 · 불만의 겨울』을 읽게 되었다. 「붉은 망아지」는 존 스타인벡의 초기 작품으로 <선물> <깊은 산> <약속>, <대장>이라는 네 편의 연작으로 된 중편소설이다. 「불만의 겨울」은 존 스타인벡의 마지막 소설이며 그에게 노벨문학상의 영광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붉은 망아지」에서는 한 소년 조디가 나온다.

농장에서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농장에서 일하는 빌리 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조디에게 붉은 망아지 한 마리를 사다 준다. '매'라는 뜻을 가진 '가빌란'이라 이름지어주고 온 마음을 다하여 망아지를 돌보았다. 어느날 비가 오지 않을거라는 빌리 벅의 말을 듣고 망아지를 밖에 놔두고 학교를 갔었는데 그날은 빌리 벅의 말과는 다르게 세찬 비가 내렸다. 붉은 망아지가 감기에 걸릴것 같아 애를 태우지만 그는 학교에 있었다. 학교가 끝난후 집에 돌아오자 망아지는 세찬 비를 그대로 맞고 있었고 가빌란은 감기에 걸리고 만다. 밤에 잠을 제대로 잘수 없을 정도로 가빌란을 돌보지만 가빌란은 독수리의 먹이가 되고 만다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망아지를 잃고 농장에서 생활하는 조디는 어느새 성큼 자라나는 성장소설이다. 부모의 뜻을 거역하지 않는 조디, 자신의 분신처럼 망아지를 돌보는 모습, 빌리 벅을 누구보다도 좋아하고 믿고 따랐지만 빌리 벅도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이야기였다. 

 

「불만의 겨울」은 미국의 한 항구도시에서 살아가는 남자 이선 엘렌 홀리의 이야기를 담았다.

몰락한 가문의 후손이자 현재는 자신의 가게였던 곳의 점원으로 일하는 이선 홀리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성 금요일에서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이르는 동안의 일들을 담았다.  

 

 

 

이선은 겉으로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가장이다. 아내 메리를 사랑하며 십대의 딸과 아들을 사랑한다. 하루하루 점원으로 일하는게 지겹기도 하지만 아내가 가진 유산에도 절대 손대지 않겠다고 한다. 우체국 직원과 은행장과도 친절하게 지낸다. 겉으로 보기에는 돈만 조금 없다 뿐이지 더할 나위없는 가장으로 비춰진다. 아내와 친하게 지내는 마지가 가게에 찾아오며 이선은 다른 삶에 접어들게 된다. 마지는 아내에게 좋은 친구로 비춰지지만, 가진 것을 놓치기 싫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 욕망을 이선의 욕망과 비춰보았을때 거의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렇듯 평범한 가장인 그에게 다른 욕망이 생긴다.

자신이 점원으로 있는 가게의 주인인 마룰로가 불법 이민자 였음이 밝혀지고 누군가에 의해 신고되어 추방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또한 자신의 친구 데니는 술주정뱅이인데 그에게 알코올 치료에 쓰라며 천달러를 주는 모습 등도 보이게 된다. 이 모두 그의 숨은 의도가 있었다. 겉으로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였지만 자신의 욕망을 실천하려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돈에 관한한 이렇듯 남의 아픈 부분, 감추고 싶은 부분을 이용해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제 호황인 시절, 자본주의에 물들은 사람들의 비틀어진 욕망을 볼 수 있었다. 누군가를 이용하고 그로 인해 그의 재산을 가로채는 일, 지금도 많이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던가. 누군가를 짓밟고 자신의 성공을 향해 좇는 사람들의 비틀어진 욕망 말이다. 드라마에서도 많이 나오는 소재이기도 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에 대한 열망을 품었던 십대 아들을 보고는 자신의 모습이 거울처럼 투영되어 그는 다른 마음을 먹는다.

 

이제 불만의 우리 겨울은

요크의 태양 덕분에 영광스러운 여름이 되었도다. (409페이지) 

 

이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처드 3세> 1막1장의 첫 대사에서 따온 글로 이 글의 제목으로도 사용되었다. 비틀어진 욕망을 품었음에도 불만을 품었던 추운 겨울에서 한줄기 빛을 품어줄 봄이 올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있는 책이었다. 이제 봄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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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3-11-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인벡은 장편도 잘쓰지만 <진주> <붉은 망아지>등 중편 분량도 재밌죠.<붉은 망아지>는 어린이 청소년용으로도 번역되었고요.특히 저는 외할아버지가 방문한 이야기가 인상깊었습니다.늘 옛날이야기를 늘어놓는 장인어른과 한바탕한 남자(소년의 아버지), 친정아버지와 얼굴 붉히는 남편을 못마땅해하는 여자(소년의 어머니)를 보면서 우리나라 연속극에 나오는 장면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Breeze 2013-11-06 11:25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장면에서 웃었어요.
지금과 다를바 없잖아요. 할아버지는 한 이야기 또하고 또 하고, 대개는 아이들이 듣기 싫어하는데, 책에서는 아버지가 듣기 싫어하더군요.
댓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