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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쌍의 날개 1 ㅣ 블랙 로맨스 클럽
주예은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고를때의 이야기를 자주 이야기 했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또는 책의 제목, 시놉시스 그리고 책의 표지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예쁜 표지를 만났을때는 그 책의 호감도가 올라갈 정도로 책의 표지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이 책도 그랬다. 책의 제목보다는 표지가 왠지 너무 끌려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어떤 내용인지는 알아보지도 않았다. 황금가지에서 나온 로맨스물 정도 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나중에 책을 받고 보니 이 책이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며, 작년엔가 출간되었던 『데미엔젤』의 그 다음 이야기라는걸 알게 되었다. 또한 외국작가의 작품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한국작가, 이름도 생소한 주예은 작가의 작품이란 걸.
책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거의 보는 편인데, 소설 중에서 판타지엔 좀 약한 편이다.
새로운 시대의 캐릭터들 때문에, 또한 지극히 현실적인 성격때문인지, 책 속에 처한 상황이나 캐릭터들의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였다. 『데미엔젤』의 다음 이야기라, 전의 이야기를 모르기 때문에 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책 속의 내용들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책 속의 내용이 그림처럼 선명하게 그려져야 하는데, 안개에 휩싸인듯 몽롱했다고 해야 하나.
책을 읽다가 쓰이는 용어가 궁금해 자꾸 『데미엔젤』에 대한 이야기를 검색하고 있었다. 이름이 준이 어떻게 해서 샤인스프림이 되었는지. 샤인스프림은 무엇을 나타내는지. 검색해본 샤인스프림은 신이 창조한 가장 완벽하고 빛나는 영혼이며 위대한 영혼을 사랑하는 대천사 라고 나와 있었다. 그래서 난 준이 자신의 뜻대로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악의 상징 루시퍼 앞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찬란하게 드러내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데미엔젤들의 일레큐쉬 안에서 그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가 그곳을 박차고 나와 루시퍼가 키운 콘스탄틴에게로 과는 과정이 과연 준의 의지인가, 그것이 잘한 일인가 싶었다. 그 과정들에서 준은 너무도 연약한 소녀로 보였다. 물론 자신이 사랑하는 로이를 위해서는 과감하게 죽음도 불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지만 말이다.
나는 『세 쌍의 날개』를 읽기 위해서『데미엔젤』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전체적으로 살펴볼수는 없었고, 어떤 내용이란 것만 알면 되었으니까. 『데미엔젤』의 내용은 어린 시절의 학대 때문에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던 소녀 준이 진정한 사랑을 만나 사랑을 완성한다는 이야기이며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악마와 계약을 하게 된 천사와 인간 사이의 사랑이야기라고 나와 있었다. 이후의 내용으로 『세 쌍의 날개』이야기가 전개 되었다. 평범한 소녀로 스무살의 대학시절을 누리고 싶은 준과 준을 사랑하는 로이는 준의 곁에 있는 것이 주된 이야기이며, 진정한 샤인스프림이 되기 위해 필요한 레브를 찾는 여정을 나타내었다. 물론 그들은 테러로 인해 고통받는 인류를 구하기도 하고, 준의 레브를 찾기 위해 지옥으로까지 향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 쌍의 날개』1편의 이야기는 주로 샤인스프림인 준의 시점으로 진행이 되었고, 2편에서는 준과 하바이아의 시점으로 되어 진행이 되었다. 준의 시점에서는 준을 얼른 파악했지만, 하바이아의 1인칭 시점에서는 누구일까 한참을 헤맸다. 그 부분이 책을 읽는데 집중을 방해하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인 이미지를 보자면, 죽었다 살아난 데미엔젤들의 과거사, 끝없이 과거의 기억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장면에서는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선한 자와 악한 자가 싸우는 장면에서 영화 '반지의 제왕'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했다. 인간이나 천사나 과거를 버릴 수는 없나 보다. 과거의 기억때문에 가슴아프고 고통에 찬 신음을 하는 부분에서 보면 우리의 영혼이 스러질때까지 우리 마음 한 켠에 고이 숨겨둘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데미엔젤』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줄 알았다면, 평소 습관처럼 『세 쌍의 날개』를 읽기 전, 『데미엔젤』을 먼저 읽을것을. 그랬다면 훨씬 재미있게 읽었을 것을, 그게 조금 후회가 되었다. 따로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했었는데, 그게 좀 안타깝다. 『세 쌍의 날개』를 읽고 났더니 『데미엔젤』의 내용이 몹시 궁금하다.
작가가 사춘기를 지날 딸을 위해서 소설을 썼듯, 소녀들이 보면 더 좋아할 책이다.
어른들은 오글거린다고 무시했던 『트와일라잇』이 십대를 열광하게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중,고등학생의 아이들이 있는 나보다는 사랑의 환상을 품은 십대의 소녀들이 읽으면 더 열광할 판타지 로맨스이다.
아, 한바탕 꿈을 꾼 것 같다. 사랑의 환상을 품은 꿈 속을 헤매다 겨우 깨어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