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들리는 순간 - 인디 음악의 풍경들
정강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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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음악을 사랑하게 된 순간이 중학교때가 아니었을까.

십대 시절과 이십대 시절을 지나면서 음악에 빠져 있었다. 특히 그때는 팝에 빠져, 영어로 된 가사를 적어 다니며 음악을 듣곤 했었다. 지금에야 MP3로 된 음악을 듣지만, 그때는 카세트테이프에 녹음을 했던 시절이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선별하여 녹음해,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음악을 들었었다. 그 뒤로도 지금까지 음악은 나와 늘 함께 하고 있다. 음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듣는데, 팝이나 가요, 국악, 클래식 등을 좋아한다. 특히 한동안 빠져 들었던 음악이 뉴에이지 음악이었다. 연주곡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우울할 때나 즐거울 때, 슬플 때도 음악은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언어로 되지 않는 음률만으로 우리 마음을 다독여 주고, 위무를 주는 것이 음악인것 같다.

 

음악에 관한 에세이를 읽었다.

그것도 홍대에서 활동하는 인디 밴드 들의 이야기다. 가요를 많이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인디 밴드들을 많이 알지 못했지만, 그래도 몇몇은 이름이 익숙해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책에서 열거된 인디 밴드들 중에서 내가 알고 있는 뮤지션들을 꼽자면, 크라잉넛, 브로콜리너마저, 델리스파이스, 언니네이발관, 국카스텐, 장기하와얼굴들, 십센치, 강산에, 루시드폴, 에피톤프로젝트, 정원영 정도다. 열거해 보니 나도 인디밴드 들을 꽤 알구나 싶다.

 

일단 크라잉넛은 '말달리자'로 유명하다. 노래방엘 가면 이 노래를 방방 뛰면서 부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알고 있던 뮤지션이다. 브로콜리너마저나 에피톤프로젝트 같은 경우, 사실 노래는 잘 모르지만 그 뮤지션 들을 언급한 이웃분이 계셔서 익숙한 이름이다. 델리스파이스 같은 경우도 겨우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니, 요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메인 음악을 부른 가수였다. 제목도 처음 알았는데 '차우차우'였다. 드라마 시작할때부터 흘려나온 노래 때문에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었는데, 이 곡이 델리스파이스 곡이었다는 건 무척 반가운 일이었다.

 

언니네이발관은 보컬인 이석원 때문에 알고 있는 뮤지션이다. 이석원이 쓴 노란색 표지의 『보통의 존재』라는 책을 굉장한 감동으로 읽었었다.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가 노래한 '가장 보통의 존재'라는 노래를 들으며 그의 목소리를 음미했다. 국카스텐은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만난 뮤지션이다. 처음 보는 뮤지션이었는데, 굉장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확 트인 청량감 있는 목소리와 몽환적인 음악 때문에 '참 열심히 하는 뮤지션이다'라는 걸 느꼈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 '아메리카노'의 십센치. 뮤지션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좋아, 물론 내가 좋아하는 커피도 아메리카노 이므로, 열심히 따라부르며 아메리카노를 마셨던 사연이 있다.

 

그리고 장기하와 얼굴들. 그의 노래는 자주 들었지만 그의 얼굴을 처음 본게, 아마 한 TV 프로그램에서였다. 세시봉 콘서트 할때 나와 노래부르던 그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나는 그의 노래가 좋다. 산울림을 닮고 싶어하는 뮤지션이기도 하고, 독특한 노래를 하는 그의 노래를 참 좋아한다.

 

 

 

저자 정강현은 현재 중앙일보에서 취재기자로 일하고 있다.

그가 대중음악을 취재하면서 만난 인디 밴드들의 음악을 너무 사랑해 신문에 객관적으로 글쓰기가 미안해질 정도였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는 그때 만난 인디 밴드 들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음악을 사랑한 인디 밴드들, 밥 먹고 살기도 힘들지만, 음악 하나에 목숨을 걸듯 노래하는 그들에 대한 애정이 책속의 책장마다 담겨져 있었다.

 

아무래도 음악 관련 에세이이기 때문에 나는 한 단락을 읽을 때마다 그들의 노래를 검색해 들으며 읽었다. 그들의 노래를 직접 들으며 인디 밴드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들의 음악이 더 마음속으로 들어옴을 느낄수 있었다. 내가 미처 느끼지 못했던 그들만의 감성들을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음악에선 다양한 그들만의 색깔들이 보였다. 때론 다정하게 속삭이는 음악을, 울분을 토해내듯 하는 음악을. 저자는 크라잉넛의 음악을 가리켜 '개념없음의 미학을 하는 뮤지션이라 했다. 그들의 음악적 기질을 잘 파악하고 있는 글들이다.

  

홍대에서 잘 나가는 뮤지션 들중 홍대 뿐만 아니라 공중파에도 나가는 인디 밴드 들을 가리켜 변절됐다 라고도 한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보다 알려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본다. 오로지 음악 만을 할수 있는 환경이 있다면 그들은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책의 한장이 넘어갈때마다 저자 한국록의 전설인 산울림과 한국재즈1세대밴드, 빛과소금, 그리고 김광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한국의 인디 밴드 들의 음악이 일본에서도 사랑을 받는다는 이야기까지 전해 주었다. 음악은 세계 모든 이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공감할 수 있고, 교감할수 있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 음악은 우리에게 위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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