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초상
찰스 디킨스 지음, 김희정 옮김 / B612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인지 여행에세이는 언제 읽어도 설렘을 준다.

책을 읽으면서도 설레지만, 책을 받아 볼때부터 여행 에세이를 읽을 생각에 먼저 설레는 것이다. 이런 설렘이 좋다. 여러가지 일들로 바빠 국내 여행도 제대로 못다니고, 경제적인 것 때문에 해외여행은 꿈도 못꾸지만, 그래도 외국여행은 희망사항이다. 언젠가는 꼭 떠나야지 하는 마음으로. 꼭 떠나고야 말겠다고. 외국의 여행지 중 가고 싶은데는 많지만, 내가 농담 삼아, 우스개소리로 자주 하는 말이 죽기전에 프랑스는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 다음이 이탈리아 일 것이다. 로마의 도시들, 오래된 건축물들. 직접 가보지 않아 여태 사진으로만 접해본 것들이지만 그래도 그곳이 늘 그립게 느껴진다. 가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니 그런건가보다.

 

 

『위대한 유산』, 『크리스마스 캐럴』, 『올리버 트위스트』로 유명한 찰스 디킨스의 에세이가 나왔다는 말을 역시 책을 좋아하는 이웃분에게 들었다. 디킨스의 여행 에세이는 어떤 느낌일까 굉장히 궁금했다. 요즘의 여행 에세이는 선명한 사진과 함께 여행지의 설명과 여행지에서의 감정들이 주로 보여지는데 작가 디킨스가 본 이탈리아의 여행에세이는 뭔가 색다른 느낌을 줄것 같았다. 예전의 책들을 보면, 책의 앞면에 사진들과 그림 자료가 있고, 그 다음에 글들이 이어지는데, 『이탈리아의 초상』또한 이탈리아의 정경들이 먼저 보이고, 그 뒤로 디킨스의 글이 이어졌다. 1844년에 가족들과 함께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 여행지에서의 일 년 동안의 기록을 담은 글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까. 디킨스의 글은 다른 여행지로 떠나야 하는 촉박함이 없었다. 한 곳에 집을 얻어 머무르는 사람 특유의 느긋하고 여유로움이 있었다. 

 

 

 

 

 

어딘가 여행을 떠났을때,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곳에 머무르며 그 지방의 풍경들을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그 장소에서 생활하듯이 있는 것도 굉장히 좋다는 것을 요즘 깨닫고 있다. 디킨스는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에서 일년을 그렇게 머물렀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가 다니는 곳, 그가 다녔던 장소들, 그를 안내한 사람들, 그가 만나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가 어느 한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 걸 보면, 역시 한 편의 단편소설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 장소와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그가 인도하는 아름다운 문장들과 함께 우리는 그 장소를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가며 그곳을 상상했다.

 

 

책을 읽다보니 복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살아가면서 한 방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또는 즐거운 상상으로 일주일을 즐겁게 보낼수 있다는 것때문에 복권을 사는데, 1844년 그 시절에도 복권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공 모양의 번호 숫자중 다섯 개의 번호를 꺼내 당첨되는 벼락부자가 된다는 것이었다. 지금의 로또가 그때도 있었다는 사실에 그때나 지금이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걸 알수 있었다. 책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 사진은 좁은 골목길 사진이었다. 좁은 골목길에 집을 얻은 한 부인이 마차를 타고 가다가 마차 바퀴가 끼어 겨우 빠져나왔다는 글이었는데 좁은 골목길을 걸어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자동차나 버스로 이동을 하지만 그때는 마차를 타고 다녔다.

지금의 버스처럼 마차가 달려가다가 사람을 태우고 내리고 했었다. 그때도 여행지를 안내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니, 여행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여행은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삶을 향한 열정을 일깨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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