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나다 1 - 헬로 스트레인저 길에서 만나다 1
쥬드 프라이데이 글.그림 / 예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거리를 거닐기를 좋아한다. 책 한 권을 옆구리에 끼고, 나무들의 향기를 맡으며, 하늘도 쳐다보며 거리를 걷다보면 쌓여있던 스트레스는 다 날아가버리고 만다. 나무들 사이로 들리는 새들의 지저귐소리,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햇볕이 반사되는 바닥. 그렇게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마음속에 있는 상념들도 사라져 버린다. 이렇듯 서울의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서울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쓴 글에 사진을 입힌 글도 좋았지만, 거리들의 모든 모습들을 그림으로 그린 경우는 더 다정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물론 한 지역의 골목길을 그림으로 그린 경우는 드물다. 사진과 다르게 그림은 커다란 나무잎 하나하나를 그려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작업을 해야 한다. 만화라고 하기엔 풍경들의 그림이 너무도 이뻐 수채화쯤 된다고 해야 할까. 한 청년이 있다. 은희수 라는 이름을 가진 이로 아직 데뷔하지 못한 시나리오 작가이다. 영화에 대한 꿈을 버릴수도 없어 서울을 방황한다. 우연히 길을 걷다 미키라는 여자를 만난다. 둘은 그렇게 서울의 거리를 걷는다. 미키는 서울의 거리를 사진에 담고, 말주변이 없는 은희수에게 자꾸 말을 시킨다.

 

사람의 얼굴처럼 길에도 표정이 있다.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감촉을 느끼고 싶은 돌담이 있는가 하면 차가운 시멘트 벽으로 둘러싸인 골목도 있고 담쟁이넝쿨이 뒤덮여 계절에 따라 극단적으로 표정을 바꾸는 길도 있다.

       어느 동네의 골목을 보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표정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38페이지)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났던 사람을 정말 우연이 다른 장소에서 마주쳤을때의 반가움이 있다. 더군다나 몇마디의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평소에는 낯선 사람이 무섭게 생각되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생각해보라. 친한 이웃처럼 미소를 건네고, 먹고 있던 약간의 간식도 건네는 모습을 볼수 있다. 서울이라는 도시지만, 같은 길을, 낯모르는 사람과 걸었을때 처음의 어색함과는 다르게 어느새 친해진 걸 볼수 있다. 이 책에서처럼. 

 

 

희수와 미키는 서울의 거리를 걷는다.

남산 N서울타워에서 처음 만나 후암동 골목길과 연대 동문길을 거닐며 그들은 이야기한다. 길에서 만난 사람이 이렇게 편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사람들에게는 다 나름의  사연이 있다.

영화 일을 그만두게 된 일과 조용하고 말없는 희수에게도 전엔 즐겁게 만나던 사람이 있었으니. 또한 서울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미키에게도 사연은 있었다. 우연히 일본에서 만난 제이라는 남자를 찾아 한국에 오게 되지만, 일부러 찾지 않고, 우연한 만남을 기다리게 된다. 왜 그런 말이 있잖은가. 만날 사람은 꼭 만나게 된다고. 서울의 거리를 희수와 거닐며 사진을 찍다가, 같이 일해보자는 선배의 말을 듣고 찾아 갔던 곳에서 제이를 만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젊은 청춘들인 은희수와 호시노 미키가 함께 걷는 길을 그림으로 표현한 책은 참으로 따스했다.

함께 걷고 싶은 길, 따스한 사연이 있는 길이었다. 우리는 저마다 사연이 있고, 자신만의 표정이 있다. 책속에서 말한 사람의 얼굴처럼 길에도 표정이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을 걸으면 우리의 마음도 삭막해지지만, 커다란 나무들 사이로 걷다보면 우리 마음의 어느 순간이 편안해짐을 느끼는 것처럼, 나무가 있는 길, 멋진 건물들이 있는 길은 저마다의 표정으로 우리의 마음을 압도한다.  그 길을 걷고 싶게 만든다. 따스한 그림들이 있는 책이기에 더더욱 책 속의 길들을 걷고 싶다. 그 길에서 누군가를 만나도 반가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