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무 - 우리 땅에 사는 나무들의 모든 것
김진석.김태영 지음 / 돌베개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이가 들수록 나무나 꽃이 좋다.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나무나 꽃, 지금은 다시 한번 쳐다보고 사진에 남기길 주저하지 않는다.

이름을 안다면 더욱 반갑고, 모르는 나무나 꽃이라면 궁금함에 인터넷에서 찾아보기도 한다. 아이들 어렸을 적엔 아이들이 식물이나 동물들에 더 가깝게 다가가라고 도감을 사주었다. 세밀화로 그린 식물도감이나 나무도감을 구입해놓고 아이들과 함께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컸다. 한동안 남편의 소원이 조그만 텃밭을 구입해 나무도 심고, 텃밭작물을 키우고 싶어했다. 작년 가을에 그 꿈을 이뤄 남편은 올 봄에 나무 70여그루를 심었다. 나무를 심기 전부터 나무에 대한 공부를 했는데, 인터넷으로 하는게 부족했는지 책을 구입해서 읽기도 하고, 집에 있는 식물도감을 매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발견한 『한국의 나무』를 보고는 반가워하며 들춰보려고 하는 것이다. 생일선물로 받은 귀한 선물을 내가 먼저 보려고 했던 참에 남편이 욕심내는 걸 보고는 안되겠다 싶어 책을 펴게 되었다. 내가 흥미있게 들여다보고 있으니, 내가 자리를 빌 때마다 남편은 책 곁으로 다가와 기웃거렸다.

 

 

『한국의 나무』는 이 땅에서 만날 수 있는 650여 종의 나무들을 정확하고 상세한 세부 사진과 함께 소개한 책이다.

 

 

두 분의 저자 김진석, 김태영이 지난 10년 동안 전국을 직접 누비며 나무들을 관찰하고, 조사하고 직접 찍은 내용이다. 국내에서 자생하는 나무들로써 거의 모든 수종을 담았다고 한다. 그들이 누비고 다녔던 노고를 우리는 한 권의 책으로 만났다. 궁금했던 나무들에 대한 지식을 한 권의 책 속에서, 사진 자료를 보며 나무들을 머릿속에 새기고, 나무들의 꽃을, 열매를, 잎을 들여다 보았다. 사실, 단풍나무에 꽃이 핀다는 사실을 안 것은 몇 해 되지 않는다. 봄이 되면 새로운 단풍잎이 돋고, 여름에 무성해졌다가 가을이면 붉게 물들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언젠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단풍나무에도 꽃이 핀걸 발견할 수 있었다. 바람개비 모양으로 생긴 열매를 신기하게 바라보았었다.  

 

 

 

 

학교앞 분수대에 늘어져 있었던 수양버들도 꽃이 핀다는 사실도 그렇댜.

그동안 나는 너무도 나무에 대해 모르고 관심이 없었다는 걸 이 책을 보면서 느꼈다. 버드나무에도 암꽃과 수꽃차례의 횡단면을 찍은 사진들이 굉장히 아름답다는 걸 느꼈다. 내가 익숙하게 알고 있었던 나무들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게 되어, 어느 지역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지 알수 있었다.

 

 

나무들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수국과와 장미과에 속한 나무들이었다.

올봄 나는 푸른빛 수국을 보고 싶어 남편을 졸랐었다. 수국 화분하나 사다 달라고. 꽃들이 크게 부풀어 있는 꽃이 그렇게 예쁠수가 없어 오랫동안 피어있는 꽃들을 구경하고 싶었다. 내가 바랐던 연보랏빛 수국은 아니었고 진분홍빛 수국이었지만, 올봄 나는 그 수국 화분 하나로도 기뻐했다.

 

 

 

 

장미과에 속한 나무중에서는 하얗게 피어있는 조팝나무 종류들을 보는 것도 즐거웠고, 우리 텃밭에 심은 복분자 들도 장미과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봄이면 제일 먼저 꽃을 피워 여자들의 마음을 마구 설레게 해주는 벚나무나 매화, 살구나무, 복숭아 나무들의 꽃의 종단면, 횡단면을 사진으로 자세히 볼수 있었다. 우리가 싹으로 불렀던 것들도 겨울눈으로 표시된다는 것, 나무의 겉껍질인 수피의 모습에서나 나뭇잎 모양으로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얼마전에 읽었던 책 속의 '산사나무'도 사진 자료로 확인할 수 있었다. 뒷산엘 갔다가 향기에 이끌려 사진에 담아왔던 찔레꽃도 책속에서 볼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 다시 뒷산에 가 찔레꽃을 만난다면 나는 나무의 수형이나 잎, 꽃술을 자세히 들여다 볼것 같다. 

 

 

뒷산에서 만난 찔레꽃

 

 

아무래도 『한국의 나무』는 나무를 공부하는 사람이 읽으면 더 좋을 책이다.

나무의 분포, 형태에서 수형, 잎, 꽃, 열매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설명을 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할때 굉장히 유용한 책일 것이다. 우리가 어딘가를 지날때, 산속에서 만난 나무들이 궁금할때 사진으로 담아와 이 책을 들춰보면 나무에 대해 자세히 알수 있는 책이다. 저자들의 십 년간의 노고가 있었기에 우리는 편하게 책속에서 나무들을 만나 볼수 있었다.

 

 

통영 장사도에서 만난 해당화

 

 

『한국의 나무』를 읽었다고 해서 내가 나무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비슷한 나무를 구별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어떤 나무를 보았을때 나무의 이름을 기억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전보다 더 강해졌음을 나는 느낀다. 

 

내가 책 속의 나무들을 파악하고 즐거워하고 있을때 옆에서 곁눈질로만 보는 남편에게 이제 자신있게 권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나무에 대해 더 잘 모르지만, 오래전부터 화초들을 즐겨 키웠던 남편이 이 책을 읽으면 나무에 대해 더 깊은 지식을 갖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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