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돌콩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0
홍종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학교때 만화방에서 거의 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난 순정만화 보기를 즐겼었는데, 그때 본 만화 중 하나가 '기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었다. 여자애가 기수가 되고 싶어 기수 교육을 받고, 시합에 나가고, 또 누군가와 좋아하기도 했던 내용이었다. 기수 생활을 하며 좌절도 하고, 또 승리를 위해 노력했던 여자애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었다. 그때엔 기수 라는 말이 너무 생소해서 외국에만 있는 건줄 알았다. 아주 부자들만 하는 스포츠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워낙 체구가 작아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받거나, 핍박을 받게 된 아이가 기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오래전에 보았던 만화가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었다.

 

 

키 159cm에 몸무게 46킬로그램의 열여덟소년, 오공일이 있다.

일요일에 태어났다고 공일(오래전에 어른들은 토요일은 반공일, 일요일은 공일이라고 부르셨다)이라 이름지어져 친구들에게 숫자 501이라고 불리우기도 했던 소년. 공일이는 엄마가 47세에 재혼해 낳은 아들이고, 아버지가 다른 형이 하나 있는데 그 스물여덟 살 차이난 형에게는 아들 도민이 있고, 도민이는 자기보다 두 살이 많아도 족보상으로는 조카다. 그런 공일이 자기에게 덤비는 애들을 피해 달아나다가 세워져 있던 다마스를 타고 형이 하는 목장으로 향했다. 달리 갈데가 없었다. 형의 소를 키우는 목장엔 농업고 축산과에 다니는 금주가 가끔씩 와서 도와주는데, 그곳에 가다가 금주를 만났다.

 

 

학교를 그만 두고 형의 목장, 축사에서 기거를 하게 된 공일은 기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인터넷에서 기수가 되는 방법등을 보다가 기수 교육원에서 기수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거기에 응하게 된다. 도민과 함께 응시했던 고아영과도 티격태격하며 기수가 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주 작은 돌콩이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 온 몸으로 맞서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책 속에 인용되었던 김민수 시인의 시에서 돌콩에 관련된 시를 본 것처럼, 자신의 꿈을 위해 열정을 다해 달리는 모습은, 공부하라는 말만 하는 어른들의 생각에 일침을 주는 글이기도 했다. 사실 공부가 다가 아닌데 부모들은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아이들을 닥달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공부를 아예 못하건, 조금 하는 아이건, 그래도 공부를 해야 자신의 원하는 것을 더 하지 않겠냐는 말을 했다. 아이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면 좋은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물론 특별하게 재능이 보인다면 자신의 길을 향해 가라고 당연히 밀어주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아무래도 부모의 욕심이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 같다.

 

 

나는 아이가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니 이뻐보인다.

자신이 노력하는 만큼 결과도 좋으면 더 좋겠지만,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돌콩인 공일이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기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혹시 안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굳건하게 일어섰으면 좋겠다. 아주 작고 연약한 돌콩이 얼마나 단단하게 여물어지는지를 보여줬던 것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