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교육
로맹 가리 지음, 한선예 옮김 / 책세상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을 읽었던 그 느낌이 떠오른다.

그의 작품이 좋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마음을 울리는 책이란 걸 예상하지는 못했다.

자기를 키워주었던 로자 아줌마를 위해 애쓰던 모모를 보며 가슴 아파 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로맹 가리를 처음 만난 작품이 『자기 앞의 생』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때서야 난 로맹 가리를 머릿속에 깊이 새겼다.

 

 

출판사 책세상의 책은 내게 『일러스트 이방인』으로 처음 만난 것 같다.

책의 느낌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책세상에서 로맹 가리의 『유럽의 교육』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책의 출간이기도 했다.

 

 

책의 배경은 폴란드의 한 숲을 배경으로 1942년에서 1943년 사이의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곳이다. 형들을 독일군에게 잃은 아버지는 야네크를 숲속 지하에 숨을 곳을 마련해 숨게 한다. 의사인 아버지는 그에게 절대 나오지 말라며, '중요한 것은 어떤 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라는 말을 한다. 며칠째 아버지가 오지 않자, 야네크는 아버지가 죽었음을 깨닫는다. 전쟁은 그 어느 누구의 삶도 안전하지 못했다. 모두들 가족들을 잃고 나라를 위해 싸우다 목숨이 스러졌다. 가족을 위해 목숨을 다하려는 이들, 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열네 살의 야네크의 숲속 깊은 곳 지하 은신처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깨닫고, 아버지가 일러주었던 대로 빨치산들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그는 그의 사랑 조시아를 만나 사랑하고, 전쟁속의 삶, 절망과 희망이 숨쉬는 그곳에서 삶을 배워간다.

 

 

열네 살의 야네크는 빨치산이 머물고 있던 곳에서 대학생이었던 아담 도브란스키를 만난다.

도브란스키는 그곳에서 유럽 꼬마들을 위한 이야기, 동화를 쓰고 있다. 전쟁 때문에 인간들이 절망을 느끼고 있을때, 절망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 인간에게 믿음을 갖게 해주고, 계속 살아가게 해주는 그 모든 것일 피난처가 될수 있는 책을 쓰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는 그 책의 제목을 '유럽의 교육'이라고 했다. 전쟁이 끝난 뒤, 유럽 아이들의 산 교육이 될 그런 책을 쓰고 싶어 했다.

 

 

 

 

도브란스키와는 반대로 야네크는 전쟁에 대해 희망을 갖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유럽, 모두의 희망일 것같은 유럽은 훌륭한 교육으로 치장되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의 유럽은 추악한 진실이 있는 곳이라며 도브란스키의 희망론을 부정하는, 어쩌면 간절하게 믿고 싶은 야네크의 진실을 내포하고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사랑하고 먹고 따뜻하게 지내는 것뿐이네, 평화롭게 사랑하는 것, 굶어 죽지 않는것, 얼어 죽지 않는 것이 왜 그토록 어려운 것일까? (225페이지)

 

 

전쟁 속, 배고픔과 추위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는 때에, 우리는 절망만을 안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자유를 위한 강한 희망으로 그 시간들을 버텨내고 있다. 그토록 절망만이 가득한 시간, 사람들에게 자유로울거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글을 썼던 도브란스키를 이해했던 야네크처럼 우리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잃지 않게 애를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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