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8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동물을 키워보고 싶다고 했던 일들이 떠오른다.

여느 아이들답게 우리 아이들도 지금처럼 봄이 오면, 학교 앞에서 노란 병아리를 사오길 즐겼고, 며칠이 지나 죽어버리는 병아리들 때문에 울고불고하던 일이 많았다. 해마다 봄만 되면 병아리 때문에, 밤엔 삐악삐악 울어대는 소리에 시끄럽고, 놀이터며 학원이며 데리고 다니다가 죽었다고 우는 소리에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그 후에도 친구가 강아지를 키운다며 강아지를 데려오고, 놀이터에서 강아지와 놀다가 강아지에게 물려 부랴부랴 병원에 가 주사 맞히던 기억들도 있다. 또한 친구한테 분양받아 온 햄스터 때문에 온 집을 뒤지던 일도 생각난다.

 

 

이처럼 아이들은 동물들을 사랑하는 존재인것 같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청소년 문학을 만났다. 생태작가 라고 불리는 이상권 작가의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이다. 이 책은 오래전 1997년 창비에서 나왔었고,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으로, 이번에 자음과모음에서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작품이다. 작가가 어렸을때 살았던 마을을 배경으로 동물의 이야기를 여섯 편으로 나눠 이야기하고 있었다.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해 아이들이 동물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그 동물들을 잡아 돈을 벌려는 사람들의 이기심을 말하는 책이었다.

 

 

저자가 살았던 말을, 강이 있고 산이 있는 배경으로 해서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는 아이와 동물들이다. 여섯 편의 이야기에서는 집오리, 수달, 족제비, 살쾡이, 들쥐, 개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편의 경우, 산골짜기에 사는 양갑수 씨가 집오리를 키우면서 생기는 이야기이다. 마당 한가운데 연못을 파고, 그곳에 몇 마리의 오리를 키우던 중 산에서 내려온 살쾡이나 구렁이들에게 잡아먹히지 않게 머리를 짜는 집오리들을 볼 수 있다. 집오리들의 생태를 설명하기 때문에 더 알기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동물의 자유를 알아야 사람도 자유로워지는 법이다. 자기가 가지려고 하면 안 돼. 욕심을 버려야지. 꽃도 그렇단다. 욕심을 버리면 들이나 산에서 피는 게 더 보기 좋아. 하지만 욕심을 가지면 말이다. 꼭 집안에서 피워야만 예쁘거든. 그게 사람의 마음이야. 이기심이지.  (74페이지, 「나산강의 물귀신 소동」중에서)

 

 

이처럼 작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며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밤의 사냥꾼 살쾡이」편을 보면, 겨울만 되면 산에서 마을로 내려와 닭을 잡아가는 살쾡이 때문에 부모들은 긴장하며 지키고 있어도, 어느새 아무도 모르게 닭을 훔쳐가버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는 책에서 할머니의 말을 빌어 살가지(살쾡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살쾡이는 원래 닭이나 오리를 잡아 먹고 사는 동물이 아닌데, 산에 먹을 게 없으면 어쩔수 없이 인가로 내려와서 닭이나 오리를 잡아간다고 했다. 또한 산짐승이 많았을때는 닭을 잡아가는 일도 없었는데, 잡아먹을 산짐승들이 없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사실 뉴스에서나 근처의 산에 갔을때, '멧돼지가 출몰하는 지역이니 조심하시오' 라는 팻말을 보았다. 산에 먹을 게 없기 때문에 자꾸 인가로 내려오기도 하고, 밭의 작물들을 먹어버린다고 했다. 저번 주말에는 밭에 갔는데, 한 어르신이 봄이면 먹을 게 없어 멧돼지들이 한번씩 내려와 밭작물을 먹어치운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와 같은 맥락일것이다. 사람들이 산을 일궈 밭을 만들기도 하고, 사람 손을 타니 동물들도 사라지는 것이고 먹잇감도 부족한 것이다.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소설이지만, 이런 내용들이 작가의 경험담처럼 느껴졌고, 사실적으로 그려져 자연에 대한 것, 동물과 인간의 어우러짐을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같이 읽으면 좋을 내용이었다. 말미에 한 마디를 덧붙이자면, 그렇게 해마다 봄만 되면 노란 병아리들을 사왔던 딸아이가 지금은 닭 백숙을 너무도 좋아한다는 것. 그것도 옻넣어서 끓여달라며 보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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