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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프레임 - 마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택광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의 마녀사냥은 인터넷에서 이루어진다.
언젠가 가수 한 명이 인터넷에서 테러를 당한 적 있다. 학력문제로 그에게 진실을 요구한다는 카페까지 만들어놓고, 그가 증명서를 내놔도 믿지 못하고, 그를 괴롭혔다. 사실을 증명한다는 증명서도 믿지 못하고 사람을 핍박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학력이 무엇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카페까지 만들어 그를 괴롭혔을까. 나는 도무지 믿지 못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에게 그렇게까지 행동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또한 최근에 어느 가수가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그의 죽음을 슬퍼하지는 못할 망정 각종 악성 댓글로 그의 가족들을 더욱 슬프게 한 일들이 발생했다. 나를 알지 못한 다는 이유로 한 사람을 마녀로 몰아 마녀사냥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역시 슬픈 일이다.
마녀는 실제로 존재한다기보다 얼빠진 사람들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122페이지)
과거, 중세시대에 마녀를 판별할때 증거를 찾아낼 필요가 없었다 한다. 마녀 사냥은 말 그대로 주관적인 게임이었다. 마녀가 되는 순간 공포를 자아내기도 했고, 또 그만큼 다른 사람들에게는 짜릿한 쾌감을 제공했다고 한다. 시민들은 마녀 재판을 보는 걸 즐겼고, 화형을 당하는 장면도 즐겼었다.
처음부터 마녀가 부정적인 이미지는 아니었다.
마법이나 마녀를 신성시 하던 때도 있었다. 마녀사냥은 백년전쟁이 끝난 다음 본격화 되었다고 한다. 프랑스를 구한 여전사인 잔 다르크도 마녀 재판을 받고 처형당했다고 하니, 그들은 마녀라고 우기기만 하면 되었다. 마법을 행했다는 증거도 필요없었다. 마법을 실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람중의 대부분이 여성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왜 여성을 마녀로 몰았는가. 여성이라는 존재를 유혹적이고 위험한 모습으로 그렸고, 무엇보다도 여성은 남성을 타락시킬수도 있고,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 존재였다는 게, 그들에게는 어쩌면 두려운 존재였을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마녀사냥에 대한 걸 더 생각해보자는 취지였을것이다.
저자는 현대판 마녀사냥에 대해 설명하기를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그때 천안함 사건이 생겼을때 갑자기 북한의 어뢰때문에 천안함 사건이 생겼다고 기사에 나와서 약간 어처구니가 없었다.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면 북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저자는 그런 것도 마녀 사냥의 일종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마녀는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이다. (161페이지)
저자는 이 책을 쓴 까닭을 위의 말처럼 같이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글을 썼다고 말하고 있다. 마녀의 역사 뿐만 아니라 마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마녀 만들기의 정치성을 밝히는 것이 목적이었다고도 말했다. '누구나 마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마녀는 다시 사유되어야만 한다' (166페이지) 우리가 마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타인들을 마녀로 몰아서는 안될 것 같다. 마녀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