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브 공작부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9
라파예트 부인 지음, 류재화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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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지드는 '더 바랄 게 없는 완벽한 예술의 극치'라 감탄하며 무인도에 가져갈 책으로 뽑고, 알베르 카뮈는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빼어난 작품'이라 칭찬해 마지 않은이 작품이라 했다 한다. 더구나 100명의 프랑스 작가들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조사한 결과, 마르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이어 3위에 오른 대단한 작품이라고 하니 어찌 읽어보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연애소설이잖나. 연애소설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태세인 내게 이 작품은 가을날 사랑에 대한 통찰을 주었다. 

 

 

실제 왕비의 시녀이기도 했던 라파예트 부인이 1558년의 앙리 2세 치하의 궁정을 배경으로, 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숙한 부인 클레브 공작 부인과 궁안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잘생긴 매력적인 남자 느무르 공과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정숙하고도 때가 묻지 않은 사르트르 양은 처음 궁정에 선을 보이고 나서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자태에 많은 남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클레브 공작도,  클레브 공작의 친구인 기즈 기사 또한 첫눈에 반해 버린다. 드디어 클레브 공작과 결혼하게된 클레브 공작부인은 부인이어도 애인대하듯 사랑해 마지 않는 공작의 마음이 아직은 부담스럽다. 그러던 와중에 궁정에서 모든 여자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풀풀 풍기고 다니는 느무르 공은 아름다운 클레브 공작부인을 보고는 역시 반하고 만다. 그녀가 결혼했다는 걸 안타까워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그런 그의 눈빛을 알아차리며 클레브 공작부인 또한 그에게 마음속으로 마음을 주기 시작한다.

 

 

사랑에 빠졌으되 사랑에 빠지지 않은 척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인간의 본성을 다루었다. 또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어떠한 감정에서 시작되어 자신도 모르게 시작됨을 느끼는 것, 이미 결혼해 있는 상태에서의 상대방을 쳐다보지 않고는 못배기는 간절한 마음들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사랑의 눈빛은 숨길수 없다고 하던가. 슬쩍 한번 쳐다보는 눈빛에 그만 자신의 사랑을 들켜버리고 말았다. 느무르 공을 향한 이 걷잡을 수 없는 이끌림을 어찌할 것인가. (93~94페이지)

 

 

진실을 숨기는 일보다 진실을 고백하는 일에 더 큰 용기기 필요해요.  (139~140페이지)

 

 

질투란 사랑에 빠졌다는 증거이다.

사랑은 끊임없이 질투하는 것. 자신의 마음을 알아채는 일도 질투에서부터 시작하는것 같다.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인식하기도 전에 마음속에서부터 질투심이 이는 걸 자각하며 자신의 마음까지 알게되는 것이다. 보통의 연애소설이라면, 또한 사랑공화국 같은 그 시대의 이야기라면 클레브 공작부인이 되었을때 자신이 느무르 공을 사랑하게 되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숨기고만 있었지만 느무르 공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을때 쉽게 연애를 했을수도 있었다. 느무르 공의 보이지 않는, 아니 보여지고 마는 그의 눈빛에 하룻밤을 같이 보낼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클레브 공작부인은 자신의 마음을 내비치지 못한다. 마음속에서는 불꽃처럼 타올라도 내색을 하지 않고, 못 본척, 못들은 척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번민한다. 느무르 공에게 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고, 클레브 공작을 향한 미안함에 마음을 붙잡는 것이다.

 

 

한동안 죽음을 멀지 않은 곳에서 느낀지라 클레브 공작부인은 건강했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죽음의 필연을 넘 가까이에서 보니 모든 것을 초월하게 되었고, 병도 오래가니 습관이 되었다. (220페이지 중에서)

 

 

클레브 공작부인은 느무르에 대한 열정으로 있던 자기 자신과 싸웠다.

클레브 공작이 죽고 난 뒤에도 부인은 느무르 공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에게 갈수 없었다. 사랑하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할텐데도 애써 다잡는 클레브 공작부인의 마음을 라파예트 부인은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클레브 공작 부인에게 이입시킨것 같았다. 사랑이야기 이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의 내면 심리를 잘 보여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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