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들 - 500년 미술사와 미술 시장의 은밀한 뒷이야기
피에르 코르네트 드 생 시르 외 지음, 김주경 옮김 / 시공아트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어렸을때 화가가 되고 싶을 정도로 그림 그리는 게 좋았다. 스케치하고 색을 입히는 일들이 즐거웠고, 상이라도 받은 날이면 벌써부터 화가라도 되는양 기뻐했었다. 그래서인가, 나는 그림이 좋다. 그림을 들여다 보는 일이 좋고,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일도 즐겁다. 또한 미술관 순례나 미술품 도난을 다룬 추리소설까지 좋아할 정도이다.

 

 

그래서일까, 이 작품의 제목을 보는 순간 너무 갖고 싶은 책이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들』이라는 제목. 내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들을 직접 보거나 소장하지는 못해도 책으로라도 간접적으로 접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서부터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구스타프 클림트, 파블로 피카소, 데미언 허스트 등의 그림이 들어 있다는 건 커다란 기쁨이었다. 구경조차 못할 그림들을 책으로 보고 갖는 것. 그림을 보며 책의 내용들을 읽는 것, 아무리 비싼 값으로 팔렸다 한들, 마음속에서 느끼는 값과 비교가 될까.

 

 

[말과 기수] 레오나르도 다 빈치, 1480년경, 염료를 칠한 종이에 은필화

 

 

과학자인 동시에 전문 기수자, 발명가이자 해부학자, 화가, 조각가, 건축가, 도서 설계자, 식물학자, 시인, 음악가, 철학가, 작가이기까지한 종합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말과 기수]는 [동방박사들의 경배]를 위한 습작이다.  말과 사람의 움직임에 생명력이 느껴지는 작품.

 

 

[성녀 루피나] 디에고 벨라스케스, 1632~1634년경 캔버스에 유채

 

에스파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이자 가장 명석한 사람인 벨라스케스의 그림. 벨라스케스의 그림은 [시녀들] 때문에 좋아하기도 했던 화가. 에스파냐 펠리페 4세의 후원을 받았던 벨라스케스는 에스파냐의 도시 세비야의 수호성녀인 '성녀 루피나'를 그린 이 초상화는 벨레스케스의 친딸을 모델로 했다. [시녀들]과 약간 비슷한 분위기가 있다.

 

 

[모세의 발견] 로렌스 앨머태디마 경, 1904년 캔버스에 유채

 

 

흔히 '낡은 기법'이라고 말하는 아카데믹한 미술에 정통한 화가라는 로렌스 앨머태디마 경의 이 그림을 보며 영화의 한 장면을 생각나게 했다. 그런 나의 생각들을 반영하듯, 영화 <벤허>와 <클레오파트라>에서는 이 그림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그림속의 사람들이 움직일 것만 같다.

 

 

[의사 가셰의 초상] 빈센트 반 고흐, 1905년 캔버스에 유채

 

 

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이다. 동생 테오의 소개로 만난 폴페르디낭 가셰를 그린 그림으로 빈센트 반 고흐는 가셰의 초상을 두 점이나 그렸다 한다. 의사 가셰의 표정은 '비탄에 빠진 우리 시대의 표정'을 보여 준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보여주는 듯한 이 그림과 [아이리스]란 그림을 나는 꽤 오랫동안 들여다봤다. 반 고흐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알수 있을까 하고.

 

 

 

 

[도끼를 든 남자] 폴 고갱, 1891년 캔버스에 유채

 

  

고갱이 타히티 섬에 정착한 초기에 그린 유화 작품이다. 원주민과 교류하려고 애쓰고 파라다이스 같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살면서 그의 그림은 선은 부드러워지고 긴장은 풀어졌다고 한다.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Ⅱ] 구스타프 클림트, 1912년 캔버스에 유채

 

 

클림트의 그림은 황금빛 화려한 색채가 마음에 들어 [유디트]나 [키스]등을 좋아하는데, [유디트]의 모델이었던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이다. 화려한 꽃들속에 있는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표정의 그림이다. 애원하는 듯한 아델레의 시선은 마치 우리를 향해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책에서는 표현했다.

 

 

[파이프를 든 소년] 파블로 피카소, 1905년 캔버스에 유채

 

사회의 비참한 면을 묘사하는 상징주의적 특징을 지닌 청색 시대에서 그보다 행복한 장밋빛 시대로 넘어가는 시대에 그린 그림이다. 초상화의 주인공은 소년티를 갓 벗은 서커스 단원이라 한다. 몽마르뜨르에 거주하는 곡예사 였는데 피카소는 그를 '작은 루이'라 불렀다 한다. 20세기의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는 피카소의 그림은 역시 어마어마한 액수로 경매에서 낙찰된 그림이기도 하다.

 

 

총 100점의 그림이 수록되어 있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들』은 오른쪽 전면에 그림, 왼쪽에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이나 설명들이 있고, 누가 처음 소유하다가 경매에 나와 비싼 값에 팔리게 된 뒷이야기를 하고 있다. 비싼 값에 팔린 그림들이 많지만 여러 화가들의 그림을 소개하고자 한 예술가의 그림을 한두 점만 소개하고 있었다. 책을 읽는 우리에게는 더 좋은 일이기도 하다. 왜냐면 더 많은 예술가들의 그림을 만날수 있기 때문이다.

 

 

할수만 있다면, 나에게 돈이 많이 있다면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한장 갖고 싶다는 것.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그의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모든 시름을 잊고 말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꿈에서도 이루기 힘든 꿈이지만 복제화라도 갖고 싶은 심정이 이 책을 읽게 했다.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점이 전시되어 있는 가상의 미술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