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때 화가가 되고 싶을 정도로 그림 그리는 게 좋았다. 스케치하고 색을 입히는 일들이 즐거웠고, 상이라도 받은 날이면 벌써부터 화가라도 되는양 기뻐했었다. 그래서인가, 나는 그림이 좋다. 그림을 들여다 보는 일이 좋고,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일도 즐겁다. 또한 미술관 순례나 미술품 도난을 다룬 추리소설까지 좋아할 정도이다.
그래서일까, 이 작품의 제목을 보는 순간 너무 갖고 싶은 책이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들』이라는 제목. 내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들을 직접 보거나 소장하지는 못해도 책으로라도 간접적으로 접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서부터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구스타프 클림트, 파블로 피카소, 데미언 허스트 등의 그림이 들어 있다는 건 커다란 기쁨이었다. 구경조차 못할 그림들을 책으로 보고 갖는 것. 그림을 보며 책의 내용들을 읽는 것, 아무리 비싼 값으로 팔렸다 한들, 마음속에서 느끼는 값과 비교가 될까.

[말과 기수] 레오나르도 다 빈치, 1480년경, 염료를 칠한 종이에 은필화
과학자인 동시에 전문 기수자, 발명가이자 해부학자, 화가, 조각가, 건축가, 도서 설계자, 식물학자, 시인, 음악가, 철학가, 작가이기까지한 종합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말과 기수]는 [동방박사들의 경배]를 위한 습작이다. 말과 사람의 움직임에 생명력이 느껴지는 작품.
[성녀 루피나] 디에고 벨라스케스, 1632~1634년경 캔버스에 유채
에스파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이자 가장 명석한 사람인 벨라스케스의 그림. 벨라스케스의 그림은 [시녀들] 때문에 좋아하기도 했던 화가. 에스파냐 펠리페 4세의 후원을 받았던 벨라스케스는 에스파냐의 도시 세비야의 수호성녀인 '성녀 루피나'를 그린 이 초상화는 벨레스케스의 친딸을 모델로 했다. [시녀들]과 약간 비슷한 분위기가 있다.
[모세의 발견] 로렌스 앨머태디마 경, 1904년 캔버스에 유채
흔히 '낡은 기법'이라고 말하는 아카데믹한 미술에 정통한 화가라는 로렌스 앨머태디마 경의 이 그림을 보며 영화의 한 장면을 생각나게 했다. 그런 나의 생각들을 반영하듯, 영화 <벤허>와 <클레오파트라>에서는 이 그림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그림속의 사람들이 움직일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