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거기쯤이야, 너를 기다리는 곳 - 테오의 여행테라피
테오 글.사진 / 예담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이 힘들어질때쯤 언제나 여행을 꿈꾼다.

되도록이면 멀리가는 여행을 꿈꾸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여의치 않을때 가까운 곳에라도 떠날수 있는 것이 삶의 한 자락 기쁨이기도 하다. 아주 가까운 곳에라도 여행을 다녀오면 어지러웠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고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를 그리 어렵지 않게 여긴다. 내가 살았던 곳에서 잠시 떠남은 삶의 큰 위로를 주는 것 같다. 함께 떠나는 사람이 아주 가까운 사람이어도 좋고, 그리 가깝지 않은 사람이어도 나름대로의 기쁨을 느끼는 게 여행이 아닐까 싶다. 늘 여행을 꿈꾸기 때문인듯 여행 에세이를 자주 읽게 된다. 대리만족을 느끼듯 그렇게 타인의 여행에서 느꼈던 생각들을 읽는다.

 

 

지난 금요일, 갑자기 휴가를 내고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아주 짧은, 이른 아침 일찍부터 준비해 다녀온 여행길이었다. 세 시간여 걸리는 버스안에서 그렇게 나는 또 여행 서적을 읽게 되었다.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 『아마도 거기쯤이야, 너를 기다리는 곳』이란 테오의 여행 테라피다. 여행을 떠나면서 여행에세이를 읽는 것. 다른 도시의 비슷한 느낌. 혼자 떠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느낌들은 다르겠지만 여행이라는 것에는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살았던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가게 되면 우리는 우리가 여태 보아왔던 것과는 다른 것들을 보게 되는 것 같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보며 낯선 느낌들을 갖는 것. 여행은 우리 자신들을 들여다 보는 일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낯선 감정들을 추스르며 우리는 심연속으로 들어가 그 속에 깊이 잠들었던 것들을 꺼내어 보기도 한다. 다른 나를 느끼는 것. 그것이 여행의 참 묘미가 아닐까 싶다. 마음이 우울할때 바다를 보고 싶은 것,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속 응어리 진 것들이 다 날아가는 것도 같다. 그래서 추운 겨울에도 우리는 겨울바다를 그리워하고 그 속에서 낯선 나를 찾기도 하는 것 같다. 

 

인생은 선택입니다. 수없이 많은 선택과 마주칩니다. 영화나 음식처럼 소소한 것에서부터 사람이나 직업 같은 무거운 것들까지 위는 선택해야 하고 거기에 책이며야 합니다. 선택에 따라 삶의 궤도가 달라지는 까닭에 우리는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선택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오래오래 그 선택을 놓고 괴로워합니다.  (39페이지 중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내가 해주는 처방은 간단합니다. 자기 모습을 바라볼 것. 지친 자신과 대화할 것. 낡은 자신의 모습을 정면으로 헤아릴 것. 그래서 결국 삶이란 따뜻하게 낡아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할 것.

자신의 낡은 배와 만나는 방식으로 회복을 조언합니다.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의 낡은 배 한 척.  (88~89페이지)

 

 

테오가 말하는 여행테라피.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테오는 나를 만나는 시간과 나를 위로하는 시간, 나를 채우는 시간, 행복을 깨닫게 되는 시간의 챕터들 속에서 여행지에서 자신과의 만남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그와 함께 책속에서 여행을 함께하며 그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위로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가슴에 새긴다. 작가는 말했다. 그의 위로는 우리들에게 돌아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온다고 했다. 그런것 같다. 내가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는 일이 다시 나에게로 위로가 되는 일이 되었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일. 여행을 하고 그 여행에서의 느낌들을 공유하는 일, 그런 느낌이 있는 책을 읽는 일도 우리는 같은 위로를 느끼고 있다.

 

 

 부산의 해운대

 

 순창 강천사의 단풍

 

 

 

 

여행을 떠남으로서 테라피가 되는 것.

그래서 나는 늘 여행을 떠나고 싶다. 여행을 준비하면서부터 많은 것을 느끼며 나에게 위로가 되는 일이니까. 지난 몇일동안 짧은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역시 여행은 좋다는 것. 친구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고, 가족과 함께여도 즐겁고, 떠난다는 것 그 자체가 즐거움이고 힐링이지 않을까 싶다. 떠나지 못하면 이런 테라피가 되는 여행 에세이를 읽는 일 또한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