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청소법 - 걸레 한 장으로 삶을 닦는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사실 청소를 잘 하지 못한다.

못한다기보다는 안한다고 해야 맞을지도. 그 전에는 자주 청소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곤 했는데, 이제는 아이들도 크고 또 책 읽느라 청소할 시간을 갖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책에 빠져 읽다보면 다른 건 아무것도 하기 싫고 책만 읽고 싶은 마음에 청소와 음식하는 걸 자꾸 미루게 된다. 퇴근후 신랑은 집안 청소가 안되었다며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그것쯤이야 건너뛴다. 머리카락이 보이면 책 구입한후 딸려오는 스티커로 머리카락만 붙여가며 제거한다. 내가 청소하는 시간은 토요일 오전이다. 출근을 안하기 때문에 느지막히 일어나 아침을 먹고 청소를 시작한다. 먼저 창문을 활짝 열고 청소기로 방이며 거실을 돌리고 걸레를 빨아 방들을 깨끗하게 닦는다. 그리고 흰 옷과 색깔 옷을 구분해 세탁기를 돌려놓고 샤워를 한다. 샤워를 한후 쇼파에 앉아 쿠션들 틈에서 책을 읽는다. 발코니를 통해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과 거실 창으로 내다보이는 초록빛의 작은 정원이 기분좋게 느껴진다. 이래서 청소를 하는구나 싶고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기분을 알수 있겠금 만들어 주는 도서를 만났다.

일본의 겐코지의 주지스님이자 정원 디자이너로 활동중이며 다마미술대학 환경디자인과 교수로 있는 마스노 슌묘의 『스님의 청소법』이란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청소를 통해 군더더기 물건을 정리하고 심플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과 선의 사고방식을 도입하여 풍요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기 위한 힌트를 전하고 있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새로운 것을 얻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뭔가를 내려놓는 것!

 

내가 비록 일주일에 한 번 뿐인 청소지만, 청소하면서 느꼈던 뭔가의 충족된 느낌 또는 정돈됨을 느꼈던 것처럼, 저자는 청소는 마음을 정돈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곳에서 생활하는 자신의 몸을 정돈하는 것이며, 몸과 마음이 정돈되면, 사람은 그때까지 깨닫지 못했던 다양한 것들을 깨닫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청소를 함으로써 마음의 여유가 생겨나고, 자신의 본성이 빛나게 되며, 우리앞에 다가온 행운이 여신을 향해 재빨리 손을 내밀수 있다고 말한다. 언젠가 다른 책에서 신발을 정리하라고 했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신발을 정리하라고 했다. 집안의 관문인 현관에 들어섰을때의 모습이 그 집안의 얼굴이기도 하다는 말을 하며,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면 우리에게 없던 행운까지도 찾아온다고 말하고 있다. 깨끗한 현관, 말끔한 책상 정리, 깔끔하고 정돈된 공간에서 지내다 보면 우선 마음이 안정되고 맑아지기 시작한다. 어수선한 방은 항상 잡음이 흐르게 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하려는 일까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청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청소는 곧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다.


처음에는 청소하는 방법을 몰랐던 수행승 들의 예를 들어 무심히 몸을 움직이며 청소하면서 수행을 하듯이 우리는 우리의 주변을 깨끗이 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며 마음을 다스리자고 한다. 저자가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자는 부분에서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생각나는 말이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걸 가지고 있고, 더 많은 걸 갖고자 욕심을 부리는 것 같다. 없으면 없는 만큼 원하게 되고, 있으면 있는 만큼 더 원하게 된다며 적게 가진것이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다고 말한다. 청소가 깔끔하게 되어 있으면 잡념까지도 없앤다는 말은 내 경험으로서도 알고 있는 일이라 많은 공감을 했다. 저자는 청소를 깨끗하게 하고 좌선을 소개하고 있다. 잡념을 없애고 인생에 있어서 큰 활력을 주는 좌선을 실천해보길 권하고 있다.

 

마음의 큰 깨달음을 얻는 일, 청소하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