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케이, 가족 캠핑 - 가족과 떠나는 캠퍼들을 위한 꼼꼼 가이드
안영숙.이수진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평점 :
처음 캠핑을 갔던 게 생각난다. 아주 오래전 스무살 시절에는 텐트가 비싸서 구입할 생각은 못하고 텐트를 대여해 다녔었다. 물론 차도 없었기 때문에 배낭에 코펠과 쌀, 라면, 삼겹살, 감자 등 야채거리를 넣어 바리바리 싸들고 버스를 몇번이나 갈아타서 다녔다. 여자들끼리 갔을때는 텐트를 치느라 몇시간을 헤매기도 했고 저물어가는 해질녘을 바라보며 그 시간들을 즐기곤 했었다. 이 글을 적다보니까 생각나는데, 캠핑 갔을때 비가 내려 텐트안에서 빗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한 친구가 몸은 텐트 안에다 두고 고개랑 팔만 내밀어 부침개를 부쳐주던 생각이 난다. 그애가 부침개를 만들자마자 안에 있는 우리들은 다 먹어치워 울상을 짓던 그애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최근엔 신랑과 함께 캠핑을 다녔다.
그 역시 대학시절 지리산 등을 다니던 기억때문에 코펠 등이 다 들어 있는 세트로 된 텐트. 우리는 결혼초 텐트랑 돗자리와 코펠 먹을 음식 등을 가지고 캠핑을 다녔다. 돗자리에 신문지를 깔고 음식을 해먹고 숯불로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소주잔을 기울였다. 바닷가로 캠핑을 갈때는 모래가 날려 모래가 반인 음식을 먹곤 했었다. 그러길 십여년, 이젠 누군가 가져온 테이블이 좋아보여 테이블도 구입했고 그늘을 만들기 위한 타프도 구입해 캠핑 장비를 하나하나 마련해가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살 것은 더 많아지고 차량이 좁아 다 수용하지 못할 지경이다. 이제는 차를 바꿔야 할때. 처음엔 바닥에 자는게 힘들어 캠핑을 싫어했지만, 조금 피곤하더라도 캠핑만의 낭만, 즐거움을 알기에 일년에 몇번씩이라도 다니고자 한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집에서 먹는 것과 바다나 숲속에서 먹는 맛이 다르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랬던 캠핑 이야기를 요즘 시대에 떠난다면 어디로부터 무엇을 챙겨가야 할지, 뭘 요리해서 먹어야 할지의 답을 너무 소상하게 풀어준 책『오케이, 가족 캠핑』에 담겨져 있었다. 책의 절반 가까이가 어떤 장비를 준비해야 것인가에서 부터 시작된다. 캠핑에서의 집과 같은 텐트의 종류며 그늘을 만들어주며 집안의 거실과 같은 역할을 하는 타프의 필요성 등을 알려준다. 저자들이 써본 제품 위주로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의자 예를 들면 릴렉스 체어와, 표준형을 들어 길이와 편리성으로 내 차량 크기를 고려하여 뭘 선택해야할지를 결정하게 해준다. 물론 인터넷 지식에도 단편적인 자료는 넘쳐 난다. 그러나 장비별 사용한 장,단점, 특성 등을 소개해 주고 있었다. 대부분 어떤 장비를 사용했었거나 어디를 가봤던 소감문 형식으로 처음 캠핑을 시작하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캠핑을 다녀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필요한 장비를 구입해 다녀보고 싶게 만들고 캠핑을 다니는 사람에게는 더 좋아보이는 장비들에 관심을 보이게 되는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우리는 캠핑을 다닐때 바리바리 싸들고 가지 않고 최소한의 것들만 챙겨 다니는 편이다. 차가 좁기도 하지만 모든 것들이 다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충분히 즐겁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캠핑 장비와 함께 캠핑장에서 만들어 먹을 요리법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었다. 캠핑을 가서 과연 그 요리법을 가지고 만들어 먹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집에서 애들에게 해줄 요리를 위해 유심히 보게 되었다. 캠핑을 가면 나는 거의 공주 대접을 받는다. 신랑이 요리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숯불을 피워 삼겹살을 구워주기도 한다. 다른 이들과 같이 가게 되면 대놓고 나한테 눈치를 줄 정도다. 여동생네와 자주 캠핑을 다니는데 여동생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한소리를 한다. 한가지 아쉽게 느껴진 점은 캠핑요리 부분을 줄이고 캠핑장 부분을 더 많이 할애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가족 그리고 지인들과 특별한 주말 캠핑을 계획하고 있는 이 책을 한번 읽어 보면 좋겠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어떤 장비, 어디 보다는 누구와 떠나서 어떻게 보내느냐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