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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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프루스트를 다시 읽자고 생각해 왔었다.

아마도 알랭 드 보통이 프루스트를  전기형식으로 쓴『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를 읽으면서부터 일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으니 아마도 처음 제대로 읽었다고 해야할까. 20년된 삼성출판사 판으로 가지고 있으니 읽었으되 읽다가 포기한 작품일 수도 있고, 그때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 기억나지 않을수도 있다 하겠다. 그의 작품이 나온지 2013년에 100주년이 된다 한다. 프루스트를 전공한 교수에 의해서 번역에 되었다는 사실에도 이 작품을 더욱 읽고 싶게 만들었다. 

 

 

마르셀 프루스트를 읽는다는 것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총 7편으로 구성되어 씌여진 소설로 1편인 「스완네 집 쪽으로」는  1부 콩브레, 2부 스완의 사랑, 3부 고장의 이름 - 이름 편으로 되어있다. 내용을 보자면, 1부 콩브레 편을 보면 이름을 말하지 않는 '나'라고 하는 1인칭 화자는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다 문득 과거 콩브레에서의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콩브레에서 할아버지의 손님이었던 스완 씨와 잠들기 전 엄마의 키스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나'의 모습을 기억한다. 레오니 아주머니의 집, 스완 씨네 집 쪽을 향하는 길과 게르망트 쪽으로 가는 길로 산책하던 곳의 잃어버린 시간들을 기억하는 것이다. 2부는 할아버지를 통해 알게 된 화류계 여자였던 오데트에 대한 사랑으로 고뇌와 질투에 힘들어하는 스완의 이야기가 3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3부는 다시 1인칭의 '나'인 프루스트가 여행 대신에 샹젤리제에서 스완과 오데트의 딸인 질베르트를 만나게 되며 '나'는 사랑에 빠진다. 이른바 첫사랑을 앓게 된 것이다. 또한 질베르트로 인해 스완과 스완 부인인 오데트와의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다.

 

 

 

내가 독서를 계속 해 나가고 한낮의 더위가 가시는 동안, 그대들은 조금씩 그 삶을 에워싸면서 무성한 나뭇가지 사이로 서서히 연속적으로 변해 가는 그대들의 고요하고도 향기롭고 투명하게 울려 퍼지는 시간의 크리스털 안에 그 삶을 가두어 놓았도다. (1권, 158페이지 중에서)

 

 

 

젊은이, 자네에게는 하늘이 항상 푸르기를 바라네. 그러면 지금 내게 다가오는 이 시간처럼, 숲은 이미 어둡고 밤이 빨리 저무는 시간이 와도, 내가 지금 하늘을 쳐다보면서 그러듯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을걸세.  (1권, 214 페이지 중에서)

 

 

 

 

그곳의 없는 사람의 이름을 말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향해 직접 불러, 이름이 가리키는 사람의 존재를 그만큼 더 환기하면서 지나갔다.  (2권, 352페이지 중에서)

 

 

프루스트의 글은 한 문장이 굉장히 길고 난해했다. 

문장이 길어 집중하지 않고 책을 읽다보면 금새 딴 생각에 빠지고 말았다. 문장의 아름다움에, 프루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금새 잊어버려 다시 앞 페이지로 오기를 여러번 반복했다. 시간만 나면 책을 읽다가 중간에서 멈춰야 할때는 어디에서 멈춰야 할지 애매해 계속 책을 붙들고 있었다. 지난 몇일동안 그렇게 프루스트에 빠져 살았다.

 

 

프루스트의 문학은 그가 살았던 시대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그의 시각을 알수 있었다.

보티첼리의 그림속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에서 사랑을 느끼는 스완과 베르메르를 연구하는 스완, 그리고 문학작품속에 있는 인물들을 프루스트의 문학의 묘미를 알수 있었다. 프루스트가 하는 사유, 철학적 관점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글들이었다. 책을 읽고나서도 오데트에 대한 사랑때문에 괴로워하는 스완과 잃어버린 시간들의 조각들을 모으려는 마르셀에게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었다. 다시 읽고 싶은 책이었다. 책 뒷표지에 있는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 프루스트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만이 있다"라고 말한 앙드레 모루아의 말이 자꾸 떠오른다. 프루스트 문학의 정수를 1편만 읽고는 제대로 알수 없겠지만 그래도 프루스트를 읽었다는 것에 기쁨을 느꼈다. 

 

 

 

 

아주 20여년 전의 삼성출판사 판에 있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사진과 본문. 한글표기법도 지금과 다르고, 글씨가 깨알같이 빽빽하게 씌여 있어 지금에선 눈이 아파 읽을수도 없겠다.

 

 

"진정한 삶, 마침내 발견되고 밝혀진 삶,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체험하는 유일한 삶은 바로  문학이다."  ~ 프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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