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착란 - 어느 젊은 시인의 내면 투쟁기
박진성 지음 / 열림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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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에 텔레비젼에서 연예인들이 한때 공황장애 때문에 힘들어 했다는 말을 했었다.

또한 우울증 때문에 자살한 연예인도 꽤 많아서 우리를 아프게도 해서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사람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죽음을 생각할 정도였다는 사실에 참 안타까웠다. 거의 죽음에 이르는 고통이라고 알고 있는데 본인이나 가족들이나 얼마나 힘들었을까. 한 젊은 시인이 고통으로 써내려간 산문집을 읽게 되었다.

 

공황장애란 말이 생소하던 1996년 고등학교 3학년에 발병을 해 최근까지 공황장애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하는 와중에도 문학에 대한, 시에 대한 열정으로 이겨내 왔던 젊은 시인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글들이다. 더도 보태지 않고 힘들었던,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던 그의 날 것의 감정들이 그대로 적혀져 있다. 그 고통의 시간들을 시로 써내려가고 일기를 쓰듯 써내려간 글들. 그의 글에서, 나는 공황장애와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조그만 위로를 받은 것 같았다.

그의 일기같은 그의 마음이 담겨져 있는 글들에서 나는 그의 산문이 여러편의 연작시처럼 그렇게 느껴졌다. 산문이 이렇게 시처럼 느껴질 수도 있구나.

 

순간의 간절함은 그 간절의 대상에게는 모욕일 수 있으나 지속적이고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던질 수 있는 간절은 그 자체로 사랑의 역사다. 단 한 명이라도 위로해줄 수 있다면 그 시 혹은 그 시집은 열렬히 존재해야 한다는 게 나의 입장이다. 하나의 운명에 다른 하나의 운명을 덧대는 일. 그런 게 시가 아닐까 하는 것이 요즈음의 생각이다. (105 페이지 중에서)

 

 

젊은 시인 박진성은 '내가 아픔'을 통해서 '타인의 아픔'을 들여다 본다고 했다.

자신의 병을 고백하며 '살아야겠다'라는 울부짖음을 하고 있었다. 내가 열렬하게 앓음으로써 다른 사람의 병까지도 다 앓을 수 있다는 것. 당신 대신 내가 아파주겠다는 그런 글들이 그냥 마음속 가득히 채워졌다. 우리는 그의 그런 아픔을 지켜보며 우리는 위로의 감정을 느낄수 있었다. 그에게 있어 문학, 즉 시는 간절함이었고 견딤이었고, 어떻게든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다. 그가 읽었던 시들. 이성복 시인의 『남해 금산』이라든가 송재학 시인의 『피아노』, 송경동 시인, 진이정 시인의 시 들을 읽고 또 읽으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고통을 다스린 것 같다. 그가 읽은 시집들과 책속에 있는 시집들을 열심히 메모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시집도 있고, 내게 없는 시집도 있어서 그가 시 속에서 느꼈던 위로를 나 또한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

 

책의 표지를 봐도 빨간 등대가 하나 있고 그 옆으로 퍼지는 여섯 개의 선으로 된 빛을 비추고 있다. 길을 잃은 사람에게, 마음을 잃은 사람에게 안내자 역할을 해주는 그러한 산문집이다. 이제, 영혼이 절규로 썼을 그의 시집 『목숨』과 『아라리』를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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