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아이에게
김난도 지음 / 오우아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십대 시절엔 어서 스무살이 되고 싶었다.

스무살만 되면 어른이 되어 있을 것 같고, 내가 하고 싶은 모든 일들을 다 할 수 있을줄 알았다. 스무살이 되었다. 스무살이 되어도 여전히 방황하고 무얼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그래서 서른살이 되면 나는 어른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이십대 후반에 결혼을 하고 아이가 하나 있는 서른살이 되고 보니 도무지 아이를 어떻게 키우지도 못하겠고,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하기도 너무 버거워 내 삶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아이키우는데도, 직장생활도, 그렇다고 가정생활도 제대로 된게 하나 없이 헤매고만 있었다.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하는 나의 삼십대였다. 어른이 되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나이만 먹으면 그냥 어른이 되는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나이 마흔이 넘은 지금, 누가 뭐라고 해도 어른의 반열에 서 버렸다. 내가 원한게 아닌 것 같았는데도, 마음은 아직도 아이 같이 두려운게 많은데도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른인가? 글쎄 아직까지도 어른이 덜된 것만 같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너무나 유명한 란도샘의 책을 솔직히 읽어보지 못했다.

그러다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왜 그렇게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마음속에 있던 고민들이나 마음들을 콕콕 찝어 내어 말씀해 주시는 듯 했다. 란도샘은 이 책의 부제를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아이에게'라는 부제를 붙이셨다. 학생 신분일때는 미처 몰랐던 어른이 되는 세계,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해야 하는 것. 실수를 해도 관대하게 봐주던 학생 때와는 전혀 다른 책임이 따른다는 것과 그만큼 냉정하다는 것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보면 더 좋을 책이다. 하지만 나이 마흔이 넘어도 어른이 되지 못한 나에게도 이 책은 마음속으로 다가왔다. 말씀 한마디에 맞장구를 치며 아직도 어른이 되는 연습을 하고 있는 나에게도 딱 맞는 책이었다.

 

 

 

우리에게 지워진 운명적 삶의 굴레는 어느 순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견뎌내는 것이다. 한순간씩, 하루씩 살아가고 버티다보면, 그 징그럽던 운명도 나의 일부로 동화되어 결국 내가 운명의 '동행자'로 서게 될 날도 오지 않을까. 운명의 굴레가 생명의 수레바퀴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자기 운명에 대한 사랑만이 역경을 삶의 활기로 전환시킬 수 있는 에너지이다. 그토록 힘겨울지라도 내 삶은 소중하며, 나는 그 인생을 살아낼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75페이지 중에서)

 

 

란도샘은 첫 직장에 들어간 제자에게, 취업을 준비하지만 잇따라 실패를 하고 있는 제자에게 말을 뛰운다. 라디오 방송에서 멘토 프로그램을 할때 삶에 너무나 지쳐 있는 사람이 삶이 너무 힘들어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고 말하며 간절하게 버티고 싶다는 그에게 란도샘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고 한다. 솔직히 그 부분을 읽을때 란도샘이 무언가 해결책을 주시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덤덤하게 건네는 말 한 마디, 아모르 파티. 네 운명을 사랑하라. 이다. 그렇다.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아주 작은 도움과 위로의 한 마디를 건네줄 수 있지만 그 사람의 운명까지 바꾸지는 못한다. 그 사람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일. 힘든 삶 속에서도 무언가 희망의 빛을 찾아내는 것도 자신의 일이므로 그렇다.

 

 

 

고독이 나를 성장하게 한다는사실을 알면서도 혼자 있지 못하는 것은 단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인정과 도움없이는, 자신의 존재를 단단하고 올곧게 세울 수 없다고 지레짐작하기 때문이다. 고독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으려면 먼저 자신에 대한 꼿꼿한 믿음이 필요하다. 그 믿음이 단절의 두려움을 이긴다. 고독은 힘의 샘이다. 당신의 외로움을 사랑하라.  (145페이지 중에서)

 

이미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들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어른이 되려하는 이들, 어른이 되고 있는 이들 모두가 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모든 이들에게 멘토가 되어줄 따스한 글이다. 아직도 여전히 모든 것에서 흔들리고 있는 나. 그래서 아프기도 하는 나. 란도샘은 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했다. 나는 아직도 어른이 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마 내가 사는 날까지 계속 어른이 되는 연습을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