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연속 세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0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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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에서의 쓰카자키 다몬. 물의 도시 야나쿠라에서 연쇄 실종 사건을 조사하는 이로 나왔었다. 음반 작업을 하는 프로듀서이자 프랑스 여자인 잔이랑 살고 있었던 남자. 무언가에 깊이 얽매이지 않으며 과객이자 지나가기만 하는 사람. 물의 도시에서 좀처럼 정체를 알수 없었던 다몬의 8년 뒤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다섯 편의 옴니버스 소설집으로 되어 있다.

나는 먼저 어떤 특정한 음악을 들었을때 그 음악을 듣고 죽어버리는 일이 발생하자 궁금함에 조사하게 되는 「악마를 동정하는 노래」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죽음을 부르는 노래라고 부르는 '글루미 선데이'를 기억한다. 실화를 한 영화였고, 그 속에 삽입된 음악때문에 많이 이들이 자살했다고했다. 그래서 그 영화를 보면서 솔직히 두렵기도 했다. 나 또한 그 음악을 들으며 우울증에 빠지지나 않을까도 생각했었다. 영화의 그 장면장면들이 참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었었다. 그렇게 음악을 들려주었을뿐인데 사람이 여러명 죽었다. 우연히 음악을 들려주었던 방송국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세이렌'이라 불리는 사람을 만나보기 위해 마을로 들어왔다. 그 음악을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남자의 집을 방문했다. 정원이 잘 되어있고 정원 뒤로 보이는 숲의 모습이 참으로 멋스러운 곳이었다. 숲이 머금고 있는 정령들. 숲을 따라 부는 바람의 방향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감정을 만나기도 하는 것 같았다. 깊은 숲속에서는. 우울할 때 듣는 음악, 즐거울 때 듣는 음악은 우리에게 커다란 위로다. 우울했던 기분을 음악으로써 달래고 거기서 위안을 얻는 것이다. 그런 반면에 이처럼 사람을 우울하게 하고 죽음을 부르는 음악도 있다는 게 여러 양면성을 느끼게 된다. 우리 마음속에 공존하는 선과 악이 있는 것처럼.

 

 

당신은 언제나 과객, 지나가기만 하는 사람. 스스로도 잘 알면서 그러십니까. (121페이지 중에서)

 

 

두 번째는 야간 열차에 올라탄 네 명의 남자동창들. 술 종류를 잔뜩 싸 들고 와 밤새 무서운 이야기를 하자며 모였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이자 이 책의 제목인 '불연속 세계'와 가까운 「새벽의 가스파르」다. 기억은 참 이상하게 왜곡되는 것 같다. 자신에게 다가온 어떤 일에 대해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기억을 무의식중에 바꿔버리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기간 동안에 있었던 일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그 모든 장면이 상세하게 그림처럼 기억하고 있는 이와 같은 장소에 있었던 사람이지만 전혀 기억을 못하고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큰 충격을 받았을때 정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처럼.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런 것들.

 

 

이 두 작품 외에도 음반 작업을 하다가 강을 따라 산책중에 만나는 사람의 이야기인 「나무지킴이 사내」, 대학의 인디밴드로 활동하다가 프로로 데뷔하기 위해 뮤직 비디오 촬영을 오게 된 곳에서 이 밴드의 멤버이자 그 마을 출신인 다모쓰, 그가 영화 촬영하는 장면만 보면 마을의 누군가가 죽어버려 마을을 기피했던 「환영 시네마」, 기술 번역을 하는 도모에와 함께 사구(바람으로 운반된 모래가 쌓여서 만들어진 언덕)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떠나온 여행지에서 있었던 이야기「사구 피크닉」등이 있다.

 

 

온다 리쿠의 작품을 너댓 권쯤 본것 같다.

다른 작품들을 읽을때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달의 뒷면』을 읽고 이어『불연속 세계』를 읽고 나니 왜 온다 리쿠를 가리켜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 칭하는지 알것 같다. 온다 리쿠의 작품은 왠지 그리움을 담고 있다. 몽환적이면서도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먼 세계를 생각하게 하고 그곳을 두려움과 함께 그리워하게 되는 그런 감상들이 느껴지는 것이다. 장편을 선호하는 나에게 장편인 『달의 뒷면』보다 단편인『불연속 세계』가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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