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문 - Navie 227
김랑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판타지 문학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고보면 난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인가. 그럼에도 가끔씩 끌리는 판타지 문학이 있다. 이번 작품은 김랑이라는 이름만으로 읽게 된 작품. 뒷 소개글을 보니 그다지 내키지 않는 글이었다. 판타지 문학에, 뭐야 늑대인간이 나오는 거야? 하고 뜨악했을 정도였다. 그래도 읽어보자 한건데 의외로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판타지 영화였던 '트와일라잇'의 영향 탓일게다. '트와일라잇'에는 사람의 피로 먹고 사는 뱀파이어가 나오는데 이들은 백짓장처럼 하얀 피부에 쏙 빠져들고마는 눈빛을 지녔고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자들이었다. 『라이징 문』에서 남자주인공 필립도 마찬가지. 이탈리아인의 피가 섞인 아주 잘생긴 남자로 내가 상상한 이미지는 시트콤에 나오는 줄리엔의 몸매에 얼굴은 다니엘 헤니 정도 될까. 그런 멋진 남자가 뜨거운 눈빛을 보내는데 어느 누가 거절할까. 벨라가 에드워드에게 빠졌던것처럼 성하도 그렇게 필립에게 빠져들고 만다.

 

오래전에 '늑대인간'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다른 내용은 생각나지 않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르면 몸에 털이 나면서 늑대로 변해버리는 그런 영화였던것 같다. 필립 또한 돌연변이로 인해 늑대의 피를 갖고 있는 늑대인간이다. 후각이 예민하고 무언가를 쫓고자 할때는 바람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갈수 있는 남자. 특히 사랑하는 여자가 위험에 처해 있을때는 겨우 몇초만에 달려와 구해줄 수 있는 정도다.

 

자신의 짝을 찾는 방법 또한 그 사람만의 고유한 체취, 즉 그녀의 향기를 먼저 맡는다.

피를 들끓게 하고 온 몸을 격동시키는 독특한 향기를 지닌 여자, 그리고 마음속으로 하는 말을 알아듣는 여자가 자신의 아내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여자인것이다. 평생의 짝인 성하를 만나 살랑에 빠지고 그녀를 잃지 않기 위한 몸부림을 하는 필립. 그들을 잡아 과학자들에게 돈을 받고 넘기려는 도살자들에게 붙잡히지 않기 위해 한 곳에서 머무르지 못하고 떠도는 삶을 살아야 했던 늑대종족.

 

우리가 보아왔던 판타지 영화 속의 여러 이미지들이 떠오르긴 했지만 이 책의 시작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성하가 북카페를 하고 있었던 탓이기도 하다. 수필가인 엄마와 식물학자인 아버지가 꾸며놓은 단아한 한옥집의 풍경과 아찔한 봄꽃의 향기. 그리고 마지막 사랑받는다는 건 행복한 일임엔 틀림없다. 그 대상이 뱀파이어일지라도, 혹은 짐승의 피가 섞여있는 늑대인간일지라도. 

 

달이 완연하게 차는 보름달이 뜰때면 하늘 한번 쳐다볼 일이다.

어디선가 사랑하는 이를 애타게 찾고 있을 늑대들의 울음소리가 들릴지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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